전문의 역량 강화책으로는 노년내과 인증의 추진 ... 유철규 이사장 새 구상 밝혀

 

대한내과학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과 전공의를 위한 부흥책에 나선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의 명언을 살짝 바꿔 '전공의의, 전공의에 의한, 전공의를 위한'이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다. 그만큼 전공의 수련과 교육에 힘쓰겠다는 이야기다.

이런 배경에는 전공의 특별법, 내과입원전담의제 시행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 중심에 있는 대한내과학회 유철규 이사장(서울의대 내분비내과)을 통해 학회의 새로운 사업과 내과학회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Q. 올해로 내과학회 이사장 취임 2년째다. 학회 운영과 관련해 향후 구상하는 계획은?

그동안 대한내과학회는 '실력 있는 내과전문의 양성'이라는 사명을 하에 수련 및 교육 강화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 왔다. 그 첫 번째로 전공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선을 둘 수 있다. 2016년 시작한 연 4회 전공의 연수강좌는 매번 700여 명의 전공의가 참석하고 있고 좋은 평을 받을만큼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전공의들에게 표준적인 교육 기회 제공 및 병원 수련의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여기에 추가로 올해부터는 내과전공의들에게 활발한 국제학술활동을 장려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서 2018년 MIRCIM (McMaster International Review Course in Internal Medicine)에 전공의 참석을 지원한다. MIRCIM은 근거중심의학을 기반으로 내과학 전반에 걸친 다양한 내용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내과의사, 전공의, 의대생이 참석하는 국제학술행사다. 전공의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학회다.

아울러 전공의 연차별 교과과정 중 초음파교육이 의무화됨에 따라 체계적인 전공의 교육을 위해 현재 연관된 주요 분과학회들과 공동으로 전공의 초음파지도인증의 제도를 마련해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 흥미로운 증례 코너를 신설해 매달 2회 각 분과의 전형적이고 흥미로운 내과전공의가 꼭 알아야 할 증례들을 올리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내과전반에 걸친 통합적 전문지식을 함양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둘째는 전문의 역량 강화다. 개원내과의사회원을 포함한 전문의 들에게 진료현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구성된 '최신 논문 따라 잡기'를 2017년 11월에 신설해 연 8회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있는데 회원들의 관심이 높다. 학회에서 주최하는 전문의 평생교육도 호응이 매우 높음에도 그간 서울과 지방 각 1회씩 시행하여 교육의 기회에 제한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여, 올해부터 연 4회(서울 1회, 지방 3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번째로는 노년내과 분야에 대한 지원이다.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내과의사가 진료와 연구해야 할 노인성 질환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덩달아 노화와 노인학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학회에서는 2006년부터 노년 내과위원회를 구성하여 노화 및 노인성 질환에 대한 내과적 특성을 이해하고, 노인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되는 교육 내용을 마련해 왔으며 이를 내과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 노년내과 심포지움을 통해 내과학회 회원들에게 교육해오고 있다.

또한, 2008년에는 노년내과 교육목표를 발간했다. 현재는 그간의 교육자료를 모아 노년내과 교과서 발간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그동안 시행한 교육을 바탕으로 2018년 3월에 교육평점을 이수한 회원과 학문적 성과를 평가하여 "노년내과 인증의"를 인준할 예정이다.

Q. 최근 내과계 전문학회들의 위상이 커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과학회는 그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해 앞으로 학회 운영 전략은?

분야별 전문학회의 역할이 확대 강화되는 것은 분명한 추세이지만, 대한내과학회의 역할과 중요성 또한 더욱 분명하게 부각되고 있다. 전공의 지원경향의 변화, 전공의 수련 기간 변경 및 수련제도의 개편, 전공의 특별법 발효,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건강보험제도의 개편 등 대한내과학회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공의 교육에 있어서 대한내과학회 역할의 중요성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겠으나, 변화하는 의료환경 및 요구에 부응하는 전공의/전임의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자 부단히 노력해오고 있다.

전공의 초음파지도인증의 제도의 도입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대한내과학회를 중심으로 한 전임의 연수교육 프로그램 개선 등은 분과전문학회와 대한내과학회가 상호협력해 전공의/전임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선하는 것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분야별 전문성의 강화 못지않게 개원의사 회원들을 중심으로 일반내과에 대해 교육 필요성 및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호응 또한 매우 높다. 대표적으로 학술대회의 경우 프로그램의 다양화 등의 노력으로 매년 25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개원내과의사 회원을 위해 일차진료 핵심세션으로 진료시간을 피해 저녁 세션을 처음으로 신설했고, 올해부터는 좀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추계학술대회를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2일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과 연관학회 보험정책단의 운영과 같이 의료계 전반에 걸친 보험문제를 범 내과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학회를 중심으로 해오고 있다.
 

 

Q. 전공의 교육 축소로 인해 전공의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면서 교육 퀄리티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없는지 또 해결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한내과학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내과 전공의 수련이다.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은 4년제 수련교육과정에서도 계속 이뤄져 왔다. 2017년부터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제가 되면서 기존의 수련교과과정을 개정했고, 내과전공의 수련핵심 역량집을 발간해 역량 중심의 수련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개선해 나갈 부분은 특정 영역에 집중되지 않고 내과 전반에 걸친 고른 수련을 받아서 개원의 그리고 입원전담전문의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충분한 역량을 가지도록 교육 프로그램과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수련 병원의 교육 역량을 개선시켜야 하는데 수련 병원의 특성에 맞추어 상호보완적으로 수련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그리고 학회가 정한 교육 역량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지 못한 병원의 경우 과감한 정원 감축이나 회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Q. 전공의 특별법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여러 문제점도 생기고 있다. 이를 입원전담전문의제도로 해결하고 있지만 현재 시범사업 내용을 보면, 명암이 나뉘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아직도 시범사업 기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이 원활치 않은 지원자 부족 현상이 있고,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기관에서 여전히 입원전담전문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지만 시범사업 기관에서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성공적 정착사례가 공유되고, 전공의 특별법 발효로 입원 진료 인력의 부족이라는 현실적 요구에 따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관들이 늘고 있고, 전공의 및 전문의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도의 확립과 안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적정수준의 수가를 보장받는 정규제도로의 성공적인 이행 등 제도적 안정성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참여병원의 경제적 부담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의 지속성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장함으로써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확립된 제도로 자리잡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회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해 의료계 내와 사회적 위치를 공고히 함으로써 새로운 전문의료직군으로 자리잡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제도적 지원과 학회/의료계의 노력과 이에 대한 의료계와 사회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합쳐질 때 입원전담전문의가 빠른 시간내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입원전담의 제도 시행으로 인해서 주치의 주체가 논란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도 해법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어떤 견해인가?

입원전담전문의가 궁극적으로는 독립적인 의료행위의 책임자로서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다수의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기존의 분과전문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근무 형태로는 단기적인 현재의 요구에는 부응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독립적인 전문의료인으로서 자리잡기 어렵고, 제도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제도의 확산이 우선적인 과제이므로 각 의료기관의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는 병원 별 상황에 맞는 제도로 우선 시행을 하되, 전문의로서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과 지위를 부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시범 사업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를 교수급/패컬티(faculty)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채용할 것을 기본 요건으로 하여 간접적이지만 제도적인 지위와 역할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향후 입원전담전문의의 진료현장에서의 경험이 누적되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입원전담전문의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전문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의료현장에서의 우려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갈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최소화하고 빠른 시간 내에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Q.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제도전달체계 개편이 한창이다. 이에 대해 내과학회의 공식적 견해는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현재 지속가능한 양질의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에 대한 최종 의견 수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과학회는 주요 권고사항 중 하나인 기능중심으로 의료기관 역할을 정립하자는 대원칙에 동의한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돼야 내과학회의 의견수렴을 통한 공식적인 견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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