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전공의 3800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전공의 10명 중 4명 언어폭력 시달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태로 전공의와 간호사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 당직 근무 시 1인당 담당 환자 수가 4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65개 수련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3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전국 수련병원 수련환경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41.8명’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치의 전공의가 당직근무 시 담당하는 환자 수는 1인당 평균 41.8명으로 조사됐다. 

최하위 순위를 기록한 병원은 평균 90.1명을 기록했으며, 당직근무 시 담당 환자 수가 300명이 넘는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많았다. 

100명 미만에서는 제주대병원이 13.25명으로 가장 적었고, 분당제생병원이 81.66명으로 가장 많았다. 100~200명 미만에서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20.45명으로 가장 적었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이 69.0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명 이상에서는 경북대병원(22.61명)이 가장 적었고, 전북대병원은 90.8명으로 가장 많았다. 500명 이상에서는 서울대병원이 49.6명으로 가장 적었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이 69.4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누적된 피로, 불충분한 수면, 과도한 업무는 담당 환자 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제한하는 등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주당 근무시간을 묻는 질문에 전공의들은 평균 85시간이라고 답했다. 2016년 평균이었던 91.8시간 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법정 제한인 80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100명 미만에서는 원자력병원이 가장 67.5시간으로 가장 적었고 분당제생병원이 10.7.6시간에 달하면서 가장 많았다. 100~200명 미만에서는 충북대가 66.0시간으로 가장 적었고, 경상대병원이 99.6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200명 이상에서는 이대목동병원이 71.7시간으로 가장 적었던 반면, 경북대병원은 109.7시간에 달했다. 500명 이상에서는 서울대병원이 82.7시간으로 겨우 법정 시간에 근접했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은 101.3시간으로 조사됐다. 

대전협은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수련병원은 평균 21.5%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주일에 20시간은 관계없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수련환경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적절한 교육과 참여 기회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수련환경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명 중 4명’ 언어폭력 시달리는 전공의

전공의 10명 중 4명(47.1%)은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은 각각 10.7%, 7.2%를 기록했다. 평균 지난해 전공의 폭행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개선은 요원했던 것이다. 

100명 미만 그룹에서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63.2%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원광대산본병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00~200명 미만 그룹에서는 강북삼성병원이 22.2%가 언어적 폭력을 경험하는데 그쳤지만, 영남대병원은 10명 중 7명(73.3%)가 이를 경험했다. 200명 이상에서는 건국대병원이 30%로 가장 적었고, 이대목동병원이 64.7%로 가장 많았다. 

5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45.7%가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반면, 신촌세브란스병원은 10명 중 6명(61.2%)이 언어적 폭력을 경험했다.

특히 성폭력과 신체적 폭력이 아직까지 존재했다.

성폭력의 경우 100명 미만에서는 분당제생병원이 26.7%가 경험했고, 100~200명 미만 그룹에서는 경상대병원 전공의 10명 중 명이 성폭력을 경험했다. 

200명 이상 그룹에서는 한양대병원이 13.2%를 기록했고, 500명 이상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7.1%로 가장 많았다. 

신체적 폭력의 경우 100명 미만 그룹에서는 건국대 충주병원 전공의 10명 중 3명(30.8%)가 경험했고, 100~200명 미만 그룹에서는 을지대병원의 전공의 40%가 경험했다. 

2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충남대병원이 19.7%로 가장 많았고, 5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서울대병원이 11.2%로 가장 많았다.  

대전협은 “설문조사 결과 절반 가량의 전공의들이 기본적으로 언어폭력에 노출돼 있었다”며 “이는 의료의 질적 저하 및 환자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의 문항 기획과 통계 데이터 검증은 검증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맡았다. 위원회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임인석 위원(중앙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 강청희 위원(前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이용민 위원(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엄상현 차장(동아일보) 및 대전협 이사진 그리고 고려대학교 통계연구소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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