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경 H큐브병원 내과 과장 인터뷰

▲ H큐브병원 내과 김자경 과장 ⓒ김민수 기자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7명이 겪는다는 위식도 역류질환(GERD)은 위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 내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가 GERD 환자 증가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생활습관과 식이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약물요법을 시도하는데, H큐브병원 김자경 내과 과장을 만나 치료제 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위산분비억제제(PPI) 처방 시 고려할 점에 대해 들어봤다. 

- GERD는 우리가 앓고 있는 위장관 질환 중 가장 흔한 병이다. 환자들의 나이대나 성별 등은 어떠한가?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GERD 환자는 2010년에서 2015년까지 5년 새 35% 증가했다. 소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에서 발병 가능하지만 야근과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 직장인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2.5배에서 5배까지 많다는 통계도 있다. 실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가진 분이나 비만한 환자, 과음이 많은 남성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스트레스와 카페인 섭취로 여성 환자도 늘고 있다. 염증이 없는데 증상만 느끼는 환자들도 있고, 내시경 결과 심각한 수준임에도 자각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다.

- GERD에 사용되는 치료제에는 제산제를 비롯해 PPI 제제와 H2수용체길항제 등이 있다. 어떤 기준으로 처방하는가?
식도염 또는 위산역류 증상이 있을 경우 대부분 PPI를 처방한다. PPI는 기존 제산제, 항콜린제, H2수용체길항제 등에 비해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능력이 있어 위산 관련 질환 치료기간을 단축시키고 치료율을 급격히 향상시켰다. 때문에 PPI의 등장으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H2수용체길항제는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증상의 개선과 식도염의 치유에는 중간 정도의 효과를 나타낸다. 

- PPI가 위산분비억제에 효과가 좋은 반면 단점에 대한 얘기도 있다.
굳이 세대를 나누자면 1세대 PPI 제제들이 개인 간 약물 효과 편차가 심하고 약리학적 효과 발현이 느리다. 24시간 위산분비에 실패하거나 밤에 산이 분비돼 속쓰림을 유발하는 등의 단점도 있었다. 그러나 2세대 PPI인 라베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등은 즉각적 위산분비 억제효과가 나타나고 긴 작용 시간으로 야간 증상 컨트롤에 더 효과적이다. 물론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 편차에 따라 1세대 PPI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PPI 약물 자체가 부작용 발현율이 적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흔히 알려진 골절 등의 부작용을 주의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경험하지 못했다. 

- PPI 처방 시 고려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PPI는 안전하며 대부분 환자에서 내약성이 우수하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두통과 복통, 변비나 설사 등의 발현율이 1%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근육통, 관절통, 저마그네슐혈증 등은 0.1% 미만에 불과하다. 다만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 효과로 칼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고 골절의 빈도도 높일 수 있다. 모든 약이 양날의 칼처럼 효과와 함께 부작용을 가지고 있어 장기복용을 피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해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상호작용에 대해 설명하면, 클로피도그렐과 PPI 모두 활성화된 대사물질이 되기 위해서는 CYP450 효소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두 약제를 동시에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약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연구에서 PPI와 클로피도그렐을 동시에 투여한 군에서 심혈관질환 예후가 좋지 않았다. PPI 제제는 종류와 제형에 따라 클로피도그렐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다르며 이것은 각 PPI 간의 CYP450 2C19 억제효과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베프라졸, 판토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등은 클로피도그렐의 반응성을 낮추지 않기 때문에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이들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PPI와 충돌이 적은 새로 개발된 항혈소판제 프라수그렐 또는 키타그레롤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덧붙이자면,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1년간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후 아스피린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PPI 처방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 GERD 재발 방지를 위해 주의해야 할 식생활습관은?
GERD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는 환자에서 많이 재발한다. 과식, 음주와 야식, 먹고 나서 바로 눕는 습관, 흡연과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복부비만이거나 음식을 섭취한 후 바로 눕는 경우 압력에 의해 GERD가 발병한다. 위가 수평이 되기 때문에 음식물이 쏟아져 올라오는 것이다. 니코틴과 카페인 섭취는 하부식도 괄약근 힘을 약화시켜 질환을 불러온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도 악영향을 미친다. 식이는 식사 중 물 마시는 것을 삼가하고, 우유와 요구르트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괄약근 압력을 낮추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