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김지용 교수 "한 번 검사로 여러 유전자 동시 확인해 획기적"
개인의 유전정보와 질병정보, 생활정보 등을 알고 이에 맞춰 치료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으로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26일 고대 구로병원에서 열린 '제10회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심포지엄'에서 고려의대 김지용 교수(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NGS의 등장으로 정밀의료가 가능해졌다. 검사 한 번으로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NGS가 정밀의료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NGS는 암 및 감염성 질환 등의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던 1세대 시퀀싱 기술인 생거시퀀싱(Sanger Sequencing)보다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진단법이다. 생거시퀀싱은 한 번 검사 시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가 한 가지이지만 NGS는 모든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둔다.
NGS는 △유전성 질환 △암 △비침습적 산전 유전자검사(non-invasive prenatal testing, NIPT) 등의 진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체적으로 유전성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증명하기 위해 시행하는 '엑솜시퀀싱(Whole-exome sequencing, WES)'의 데이터를 이용해 NGS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임상 진단 없이 장애와 관련된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다. 암 분야에서는 고형암, 혈액암 등의 진단에 활용 가능하다.
또 NIPT 시 태아 염색체 이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수성(aneuploidy) 염색체 이상 중 염색체 13, 18, 21 진단을 산모의 혈액만 채취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NGS가 정밀의료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한편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남아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NGS 데이터가 방대하고 분석이 쉽지 않아 검사 결과를 정확하게 판독할 수 있는 전문가가 요구되며,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임상적인 의미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검사 한 번으로 여러 가지 유전자를 확인하기에 돌연변이가 발견됐을 때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동일한 염기가 반복적으로 중첩돼 위음성으로 판정될 가능성(homopolymer error)이 남아 있다.
그는 "정밀의학은 유전자 검사가 기반이 되며 NGS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면서 "NGS 장비 등의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을 때 정밀의료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의료기기 회사들이 병원과 협력하거나 전문가 집단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