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석ㆍ이용호’ 교수팀 “ 정상군에 비해 30% 낮고 좌심실도 커”

▲ 강은석 교수

국내 연구진이 비알콜성 지방간에 의한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제시했다.

간과 심장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한 첫 연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세의대 강은석ㆍ이용호 교수팀(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은 최근 국내 건강검진 코호트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심장근육의 기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심부전 발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방간 유래 당뇨병과 신장질환 및 심혈관질환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가 있었지만 심장 근육 약화에 따른 심부전 관련 합병증 연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이용호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지방간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정밀 혈액검사, 섬유화 스캔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등을 수행한 수검자 중 간염 등의 간질환과 다양한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을 제외한 308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군 308명 중 118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됐으며, 190명은 정상이었다. 지방간 진단군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 유병률이 2배 가량 높았다.

아울러 PET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본 심장기능에 있어 지방간 진단군과 정상군 간의 차이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심장초음파 검사 상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나타났으며, 심장 수축기능을 보여주는 심장 박출량은 비슷하였지만,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의 비율이 정상군보다 진단군에서 1.9배 정도 더 많았다.

또한 진단군의 좌심방 크기가 정상군에 비해 평균 1.2배(약 17%) 정도 커져 있었다. PET-CT 검사결과에선 진단군의 심장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이 정상군에 비해 평균 30% 정도 적었고, 심장근육의 대사 기능 활성화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돼 있었다.

강은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간에 축적된 지방 축적량보다 간조직의 섬유화 정도가 이완기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찾아낸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장근육의 약화로 이완기능이 저하되면 ‘이완기 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간섬유화가 있을 경우 심부전 위험은 2.3배 더 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적인 소화기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IF 12.5)에 실렸고 세계적인 지방간질환 전문가인 영국 사우스햄튼대 종합병원 크리스토퍼 번 교수의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도 달렸다.

크리스토 교수는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심장 이완기 기능의 저하와 장애를 초래하여 이완기 심부전의 주요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임상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용호 교수는 "갈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는 국내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각증상은 물론 합병증도 없다"면서 "조기에 지방간을 발견해 이를 예방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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