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 면역계의 비정상적 활성화로 인해 침샘과 눈물샘 등 외분비선이 파괴되면서 분비물 생성이 줄어들어 건조증상이 나타는 질환이다. 특히 동반질환으로 인해 임상 양상이 다양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상현 교수를 만나 쇼그렌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사례에 대해 들어봤다. 김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바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지 않는 만큼, 환자를 일차적으로 대면하는 여러 과에서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쇼그렌증후군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쇼그렌증후군은 병태생리학적으로 침샘, 눈물샘 등 샘에 자가면역 물질이 침투, 샘을 파괴하는 증상을 말한다. 증상에 따라 1차성 쇼그렌증후군과 2차성 쇼그렌증후군으로 나눈다. 1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동반질환 없이 구강건조증 또는 안구건조증처럼 단독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2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류마티스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1차성 쇼그렌증후군의 임상 양상은 다양하다. 치과에서 충치를 치료하다 또는 안구건조증이 심해 안과를 찾았을 때 이를 발견하기도 한다. 산부인과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액이 적어지는 증상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쇼그렌증후군을 발견하기도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콩팥의 산성화를 일으켜 산염기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를 유발하기에 신장내과에서 진단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2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관절 통증을 동반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받다가 쇼그렌증후군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쇼그렌증후군의 임상 양상은 다양하지만, 치료를 위해 류마티스내과를 직접 찾는 경우는 적다. 대다수가 다른 진료과에서 다른 질환을 치료하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 환자를 먼저 만나는 다른 진료과의 관심도 중요해 보인다. 

쇼그렌증후군을 조기에 진단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진료과를 통해 류마티스내과로 전원되기 때문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선의 분비능이 떨어지고 결국 그 기능을 잃을 수 있기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2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이나 루푸스 등 질병 자체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뿐더러 임파선암 증가 확률이 일반인 대비 40배가량 높기 때문에 합병증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생각할 때 우리보다 환자를 먼저 만나는 다양한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기억나는 환자 케이스가 있나? 

최근 한 신혼부부가 산부인과를 통해 찾아온 적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성교통으로 인해 첫날밤이 너무 끔찍했다고 하더라. 여러 가지 문진과 검사를 한 결과 신부는 쇼그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진료과에서 진료 의뢰가 들어온다. 볼거리처럼 반복적인 염증이 발생해 이비인후과에서 진료의뢰가 들어온 한 환자는 침샘 기능이 저하되면서 구강 내 세균이 침투, 세균감염으로 인해 반복적인 염증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 환자 역시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염증 재발을 막는 동시에 침샘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한 적이 있다. 

-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외분비선의 파괴를 늦추는 것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성 질환이기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면역조절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 종류의 약제를 처방한다. 또 관절염을 호소하는 환자라면 메토트렉세이트(MTX), 소염진통제 등을 사용하면서 증상을 치료한다. 이와 함께 외분비선의 기능 강화를 위해 필로카핀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필로카핀제제는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몸 전체의 분비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물 섭취량을 늘릴 것과 청결한 구강관리를 강조하기도 한다.

- 치료과정에서 닥터쇼핑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다. 

단순한 목마름으로도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할 여지는 충분하다. 노인성질환, 당뇨병 등 다른 내과질환에 따른 갈근 현상을 갖고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이 꼭 쇼그렌증후군이 아니더라도 당뇨병 등 다른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비슷한 증상을 갖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을 건강염려증에 따른 닥터쇼핑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 의료진이 주의해야 할 점은?

환자를 많이 만나는 다른 진료과 전문의들이 쇼그렌증후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 의료진의 관심이 쇼그렌증후군 조기진단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환자의 과거 약제 복용력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 진통제와 함께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신경안정제가 입마름을 유발하기도 하며, 항궤양제나 항히스타민제가 갈근을 발생시키기도 해 이로 인한 증상을 쇼그렌증후군으로 오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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