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 소문이 무성했던 추무진 현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전제조건이 붙었다. 의료계에서 논란이 거듭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에 대해 외과와 내과가 합의한다는 전제 조건이다. 

추 회장은 17일 의협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추 회장은 “차기 회장 출마를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들고 나왔다는 오해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의협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노력은 대의원회 수임사항”이라며 “이런 오해는 의료계를 위해 올바른 미래만을 생각하는 내 진심을 왜곡하는 말”이라고 일갈했다. 

추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며 “회원들 앞에서 의료계의 발전과 앞날을 위해 의협 선거 회장에 나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에 대한 합의를 전제로, 회장 출마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추 회장은 “만약 이제라도 불신의 벽을 넘어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에 대해 내과와 외과가 합의, 의료계가 원하는 결과를 이룬다면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을 반대하고 분열을 책동한다면 절대 굴복하지 않고 능력과 함께 힘을 다해 헤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통해 죽어가는 회원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개선안에 내과와 외과가 대승적으로 합의할 수 있도록 사심 없이 부탁드린다”며 “의료계의 어려운 현실을 하루 빨리 개선하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이 이 같은 기자회견을 자청한 데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이 정치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의협 대의원회와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전달체계 권고문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게다가 의료계 일각에서는 오는 3월 열릴 회장선거를 앞두고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정치적 싸움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추 회장이 회장 불출마를 선언하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상임대표는 15일부터 의협 임시회관 앞에서 철야농성을 진행,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논의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불신임에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