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표 선출 대한당뇨병학회 박경수 이사장 ... "아시아 최고 학회로 만들겠다"

▲ 대한당뇨병학회 박경수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당뇨병학회 신임 이사장으로 서울의대 박경수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가 선출됐다. 박 이사장 선출이 의미 있는 것은 학회 역사상 첫 직선제로 뽑혔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주요 보직을 두루 걸쳐 준비된 이사장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는 박 이사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학회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Q. 학회 역사상 첫 투표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평의원들의 직접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당선된 것이니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울 뿐아니라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올해 당뇨병학회가 창립 50년주년을 맞는데 이러한 역사적 시점에 이사장으로 활동할 수 있어 기쁘다. 

Q. 어떤 학회를 구상하고 있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당뇨병학회를 아시아 최고의 학회로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국제학회 인지도 상승과 SCIE급 저널이 있어야 하는데 때마침 이 두 가지가 이번에 다 해결이 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International Congress on Diabetes and Metabolism(ICDM)은 이제 국제학회로서의 입지를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참가국이 20여 개로 증가했고, 해외초록 제출 수가 국내초록 수를 추월했다. 이는 그동안 아시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당뇨병 관련 국제학회를 표방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또 학회 공식저널인 Diabetes and Metabolism Journal(DMJ)가 지난해 말 SCIE에 등재됐다.  이 역시 지난 7년간 학회가 총력을 다해 투자한 결과이다. 현재 DMJ의 인용지수(IF)는 대략 3.5 정도로 예측되며 이는 내분비분야의 잡지중 상위 20% 수준인데 이번 등재를 계기로 상위 10% 수준까지의 도약도 노려볼 계획이다. 인용지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에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며, 성공적으로 안착할 때까지 학회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Q. 올해부터 당뇨병 관련 큰 국제학술대회가 연속적으로 열린다.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

올 가을 열리는 ICDM 바로 전에 'Keystone symposia on diabetes mellitus'이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Keystone symposia'는 생명과학분야의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컨퍼런스로 그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Keystone symposia'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ICDM과 연이어 개최함으로써 대한당뇨병학회의 위상도 높이고,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교류를 통해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국제당뇨병연맹(IDF)의 총회와 세계당뇨병학회가 부산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만 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학회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국내 당뇨병 연구를 많이 소개할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대한당뇨병학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Q. 국제학술대회가 성공하려면 굵직한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이나 유럽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중요한 임상시험결과들이 발표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자료들은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하는 중요한 연구결과들을 ICDM에서 최초로 발표할 수 있도록 유도해 아시아 지역의 참가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각국의 진료지침에 대한 의견 교환 및 토론 세션 등 국제적 공통 관심사도 반영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ICDM을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제학술대회로 끌어올릴 것이다.

Q. 학회 조직 발전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는 무엇인가?

우선 젊은 교수들을 이사진에 대거 포진시켰다. 50주년을 맞은 우리 학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대내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비전을 가진 젊은 교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신구조화를 이뤄 학회가 더 젊어지고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회는 학술 교류가 주 목적이지만 지금은 사회와 분리할 수 없다. 환자 권익 보호, 정책 개발, 수가 개선, 보험제도 개선 등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 환자관리위원회(구 캠프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환자 및 환자단체들을 만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들어보고 필요한 경우 이들을 위한 정책 제안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학교/보육환경에서의 당뇨병관리, 재난 시 당뇨병 환자들의 대응전략 그리고 앞으로 문제가 될 독거 노인 당뇨병환자 대책 등등 당뇨병 환자 관리와 관련된 여러 이슈에 대해 학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집단과의 소통 증진에도 노력하겠다.

▲ 대한당뇨병학회 박경수 신임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Q. 학회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당뇨병 환자 교육비 급여화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 진행 중이다. 당뇨병관리에 있어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정책 당국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조만간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당뇨병예방연구 사업이 의외로 부진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당뇨병 예방연구 참여자들을 모집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는 다른 나라의 당뇨병 예방연구에서도 확인된 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소, 지역사회 커뮤니티 등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참가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어렵다.

아직 당뇨병도 아닌데 약을 쓰게 된다는 데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경우도 제법 있다. 하지만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올 상반기중으로 환자 모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학회 차원에서도 한국인 당뇨병 예방연구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Q. 당뇨병학 연구재단도 운영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계획인가?

당뇨병학 연구재단은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해준 재단으로, 현재도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이다. 또 재단의 설립 목적에 맞도록 당뇨병 연구,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교육 등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며, 이런 활동을 위한 후원금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최근 당뇨병 치료제가 많이 나오면서 가이드라인 개정에 관심도 많다. 개정 계획은?

미국을 중심으로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바뀌는 것은 다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검토하되 한국인이나 아시아인에서의 근거를 중심으로 좀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서구인에 비해 한국인이나 아시아인 당뇨병 및 그 합병증의 빈도나 임상특성이 다를 뿐 아니라 약물에 대한 반응성도 다르다는 증거들이 있어, 진료지침위원회에서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의 근거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 필요하면 이러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임상연구도 학회가 주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