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비용을 비교했을 때 직접 필름을 현상하고 이를 방사선영상필름 판독 전문의에게 문의했던 2~3년전에 비하면 효율성면에서 100% 만족입니다."
 지난해 9월 원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 원격판독이 가능한 솔루션을 설치 운영중인 제주의료원(원장 강동헌). 제주의료원이 원격판독 시스템을 구축한데는 원내에 상근하는 판독전문의가 없다는 점과, 기존의 외부 판독 시스템이 비용과 효과면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또 지난 2002년 제주지역 노인전문요양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병원을 신축하고 새롭게 개원한 제주의료원은 모든 진료와 진료지원 분야에서 효율성을 찾기 위해 원격판독을 선택했다.
 상근 방사선전문의가 없던 제주의료원의 판독시스템은 의료원에서의 환자 진료 및 엑스레이, CT, MRI촬영, 제주의료원 방사선실의 필름 출력, 제주시 모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판독 의뢰 및 회신, 진료 결과 환자 통보 순으로 이뤄졌다.
 여기서의 문제는 출력된 필름을 원내 방사선실 직원이 의료원에서 50분거리의 제주시에 있는 의원까지 가져가야 하고 판독 결과를 들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말 그대로 철저한 오프라인 방식이었다. 제주의료원 방사선실 관계자는 필름 출력에서부터 판독, 그리고 담당 의료진에게 판독 결과를 전해주는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은 물론, 비용도 만만치 않았며, 가장 큰 문제는 소위 필름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력 손실이 무엇보다 효율성을 크게 떨어지게 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제주의료원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병원정보시스템 도입과 PACS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초고속전용선을 설치해 디지털 의료영상이미지와 판독 결과를 인터넷상으로 주고 받는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도 문제는 발생했다. 의료영상전송과 판독 결과의 전송을 위한 전용선의 1개월 유지비(당시 50만원 가량)가 큰 부담이 됐으며, 의료원과 판독의원과의 회선 차이로 인한 속도 저하, 영상끊김 등의 문제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제주의료원이 3단계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실시간 온라인 의료영상판독이 가능한 원격판독 시스템이다. 제주의료원이 투자한 것은 기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내에 원격판독 전용 미니서버(Low End급 서버)와 원격판독 전용 솔루션(TRIX Ver3.0)을 설치한 것 외에는 없다. 방사선실과 진료실의 PC는 물론 인터넷 환경도 이전에 운영되던 것을 활용했다.
 방사선과 김용수 실장은 "외부 판독 업무의 효율성 강화가 진료 및 환자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원격판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으로 업무환경 및 시스템 개선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제주의료원에 설치된 원격판독시스템은 판독전문의들로 구성된 서울의 21세기의원(판독센터)과 원격판독 솔루션과 시스템을 공급하는 엑스레이21이 운영중이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자체 개발한 원격판독 솔루션 사용, 방사선영상필름을 저장·관리하는 DB서버와 자바기반 운영프로그램, DICOM표준과의 호환, 자체개발한 보안인증(DES, 난수표) 등이며, 특히 21세기방사선과의원의 판독전문의들이 솔루션 개발에 3년간 직접 참여함으로써 시스템 오류와 문제점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이 시스템은 PACS와 동일한 화면상에서 판독센터로의 전송이 가능하고, 이를 회신 판독 후, 해당 의료기관에 전송하더라도 판독센터 DB가 해당 의료기관의 DB를 접근하지 않아 보안성과 환자 진료기록 외부 노출이라는 문제점도 해결했다는 강점이 있다. 이 같은 성과로 엑스레이21은 현재 제주의료원을 비롯 지난해 울릉의료원과 울진의료원에 원격판독 솔루션을 설치·운영중이며, 산간·벽지 등 판독 전문의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20여개의 의료기관에 해당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윤여동 엑스레이21 대표 겸 21세기의원장은 "원격판독은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웹브라우저를 통한 프로그램 구현으로 인터넷이 가능한 PC환경의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며 "소위 바다를 건너 판독을 의뢰하고 협진하는 첨단 시스템의 구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효율적인 시스템의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인식 부족이다.
 현재 국내 대다수 의료기관은 방사선영상 촬영, 판독과 관련 PACS를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의원급 PACS가 시장에 나올 정도로 기술적 인프라는 갖춰진 상태이다.
 그러나 원격판독 시스템을 PACS와 다른 또 다른 시스템으로 인식한다는 점과, 원격판독 자체에 대한 거부감, 혹은 법적·제도적 문제 발생을 우려한 것 등이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제주의료원 관계자는 지난해 원격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후 의료원을 관할하는 제주시 보건과 관계자가 병원 시찰때 도대체 이 시스템의 효율성이 뭐냐며, 단순히 서버 한대 늘렸는데 무슨 효과가 달라졌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즉 환자 입장에서 병원의 효율성 입장에서 시스템 도입 성과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필름을 주고 받던 시스템과 원격판독 시스템과의 판독량 수치만을 보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원 한 관계자는 효과적인 시스템 운영은 결국 양질의 진료 제공인데 수치만을 바라보는 것, 또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이 지출됐다는 근시안적인 사고가 오히려 첨당의료정보시스템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윤여동 대표는 "원격판독을 포함한 모든 원격진료의 최종 목표는 1차 의료환경 개선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라며 "제도나 법이 뒷받침 되지 않더라도 이러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도입에 의료인들이 적극 나서고 인식의 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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