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내분비 경구용 약물 일부 암 및 혈액암 대거 출시 예상

 

올해 국내 들어올 신약 상당수는 난치성/재발성 암과 희귀 난치성 질환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약물을 토대로 국내에 출시될 약물을 전망해 본 결과 정부의 중중질환 지원 확대와 맞물려 국내 허가도 중증 만성질환, 혈액암, 희귀질환 치료제가 상당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FDA는 모두 46개의 신약을 승인했는데, 질환군으로 보면, 희귀질환이 9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혈액암이 6개로 뒤를 이었다. 소화기계와 내분비약물 그리고 감염약도 각각 5개 승인됐다.

고형암 분야에서는 부인암 4개, 폐암 1개, 비뇨기암 1개 등이 허가됐다. 혈액암과 고형암을 모두 항암제로 통합하면 암 분야에서만 모두 12개의 항암 신약이 허가된 셈이다. 그 외에도 피부과 3개, 순환기 2개 등의 신약도 이번에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이런 허가 흐름에 따라 올해 국내에 들어올 약물의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이중 항암제, 내분비, 소화기계 약물이 국내 들어올 것이 확실시되는데, 다국적 제약사들도 빠른 판매를 위해 일찍부터 허가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감염, 내분비, 소화기 각각 5개씩 국내도 출시 예상

우선 지난해 허가된 약물을 분야별로 보면, 감염 치료제는 모두 5개였다.

이 중 박스델라, 솔로섹, 프레비미스, 제피의 적응증은 각각 박테리아성 피부 감염, 세균성 염증, 이식 후 감염, 농가진 순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슈퍼박테리아 내성이 문제가 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항생제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분비 약물로는 팔사비브, 팀로스, 오젬픽, 스테글라트로, 마크릴렌이 허가 목록에 올랐다.

오젬픽과 스테글라트로는 각각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약제로 이미 다른 계열이 팔리고 있어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약물들이다. 마찬가지로 골형성제 계열인 골다공증 약물인 팀로스도 제품이 급여 판매 중이어서 출시가 유력하다. 

팔사비브는 신장기능이 떨어져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중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위한 약물이다.

2017년 미국FDA에 허가된 약물들. 이 중 상당수가 국내에도 허가될 것으로 보인다.(클릭 확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한 케브자라는 살리루맙 성분으로 기존의 TNF 억제제를 썼음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위한 약물이라는 점에 눈길을 끈다. 국내에 많은 환자가 TNF 제제에 내성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유방암 치료제 3종 허가 혈액암 6종

부인암 치료제로는 4개가 허가됐는데, 벌제니오, 키스칼리, 널링크스가 유방암 적응증을, 제줄라가 난소암 적응증을 갖고 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간단하지만, 재발되면 예후가 좋지 않으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이다. 이번에 나온 약물은 모두 전이성 또는 재발성 치료제라는 점에서 선택의 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뇨기암으로는 더발루맙 성분의 임핀지가 유일하게 허가를 받았다. 방암광 또는 요로계에 발생한 고형암을 위한 약물이다.

소화기분야에서는 만성 C형간염약 2종을 포함 설사와 변비치료제 등 모두 5개 제품이 허가됐다.

간염약은 보세비와 마비레트로 유전자 1형과 2형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8주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강력한 복합 항바이러스제다. 이미 만성 C형간염 약물이 국내에 급여 판매 중인 상황이므로 이 두 약물 또한 국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외에 트루란스와 심프로익은 변비약이며, 저멜로는 설사약으로 각 분야에 마땅한 전문약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에 들여오면 틈새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순환기 약물은 2종이 허가를 받았는데, 정맥혈전색전증 치료제인 베빅사와 혈압 상승제인 지아프라제가 유일하다. 불과 지난 5년전만 해도 순환기 약물이 전체 허가 목록의 3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신경과 치료제로는 싸다고라는 제품명을 가진 파킨슨병 치료제가 포함됐다.

한동안 개발되지 않았던 녹내장 및 안압치료제로 두 종류 등재됐다. 비줄타와 로프레사라는 약물인데, 국내에 새로운 녹내장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세대 교체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중중 피부질환을 위한 약물도 대거 허가하면서 국내 출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트렘파야, 식릭, 듀피센트는 모두 기존 치료제로 듣지 않는 중증 판상 건선을 위한 항체 치료제인데 건선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호흡기약물로 유일하게 항체약물도 포함됐다. 파센라는 벤랄리주맙 성분의 약물로, 중증 천식을 위한 치료제다. 현재 국내에서도 두 개의 신약이 허가돼 보험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 또한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혈액암 분야에서는 총 6개의 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라이답트와 아이드히파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베스폰사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로 쓸 수 있다. 또 알리코파는 재발성 여포성 림프종에, 칼퀸스는 외투세포림프종을 위한 약물이다. 햄리브라는 8인자 억제 혈우병 신약도 추가됐다.

혈액암 치료제의 대거 등장은 그동안 급성 백혈병 치료제가 없었던 상황을 대변한다. 따라서 미국의 허가가 국내 출시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령화에 따라 노인성 급성 백혈병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 밖에 희귀질환 약물도 대거 등재됐다. 뒤시엔느형 악성 근이영양증 치료에 쓰이는 엠프라자가 허가를 받았고, 다발 경화성 치료제로 오크레브스도 이번에 처방이 가능해졌다. 헌팅병 관련 무도증 치료제로 오스테도가 허가됐으며, 지각 운동 이상증 치료제로 인그레짜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베튼병 치료제인 브리뉴라,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치료제인 라디카바, 샤가스병 치료제인 벤즈니다졸, 슬라이 증후군 약물인 멥세비도 포함됐다. 다만 모두 극히 드문 희귀질환 약물로서 이 같은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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