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 바로알기③] 팽준영 경북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 팽준영 경북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구강건강 관리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침 분비다. 침은 살균, 치아 건강 보존 등의 역할을 통해 구강질환을 자연적으로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1~1.5L의 침이 분비되지만, 이보다 침 분비가 적어 입이 마른다고 느끼는 '구강건조증' 환자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경북대 치과병원 팽준영 교수(구강악안면외과)는 "건강상태가 좋은 고령층에서도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질환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구강건조증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구강건조증은 치과에서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한다.대구와 경북 지역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팽 교수를 만나 임상에서 볼 수 있는 구강건조증 환자 특징과 관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주로 어떤 환자들이 구강악안면외과를 찾나?

최근 구강악안면외과를 찾는 고령 환자가 늘었다. 과거에는 틀니를 끼거나 치아가 없는 고령 환자가 대다수였는데, 이들은 치과적인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임플란트 수술을 위해 뼈 이식수술을 받고자 병원을 찾는 고령 환자가 많아졌다. 이와 함께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고령 환자도 증가했다. 신경과, 정신과 약물 또는 골다공증 치료제 등을 다량 복용하면서 침 분비가 줄어 약물과 관련된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침샘 기능이 약해져 구강건조증이 발생한 환자는 10명 중 4~5명이다. 구강건조증이 나타난 쇼그렌증후군 환자도 볼 수 있는데 10명 중 1~2명 정도이며, 이 외에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환자들이다. 

- 쇼그렌증후군 환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환자가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이유는?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으로 구강건조증 외에도 안구건조증 등 다른 면역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흔하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서 구강건조증과 함께 입 안이 헐거나 점막이 벗겨지는 구강점막질환 등의 증상을 주로 확인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 시 침샘이 손상돼 구강건조증이 발생한다. 침샘을 피해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 구강건조증이 장기간 지속됐을 때 문제는?

구강건조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구강점막이 벗겨지고 치아가 부식된다. 침은 마찰을 줄여주면서 윤활작용, 살균작용 등을 하는데 침 분비가 적어 입안의 자정작용이 되지 않으니 치아가 부식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환자나 쇼그렌증후군 환자는 장기간 침 분비가 되지 않을 경우 치경부와 잇몸 사이에서 부식이 일어나 치아가 그냥 부러진다. 

이와 함께 구강건조증 환자들은 침 분비가 적어 음식 섭취가 어렵고 입이 마르기 시작해 불편함을 느낀다. 낮에 구강이 건조하다면 입을 헹구고 물을 마심으로써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밤에는 수면 중에 목이 말라 깨거나 목이 따갑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져 문제가 된다.

- 구강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있나?

구강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은 있다. 현재 '필로카핀(pilocarpine)'이 유일하다. 필로카핀은 침샘뿐만 아니라 땀샘 분비를 촉진해 구강건조증 증상을 완화시킨다. 단 구강건조증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에게 약물을 투약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약을 다량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약을 추가하는 것에 부담을 갖기도 한다. 이에 침샘 기능이 저하됐고 약을 통한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 환자와 상의 후 필로카핀을 처방하고 있다.

필로카핀의 보험급여는 일반적인 구강건조증이 아닌 쇼그렌증후군 환자 또는 두경부암·구강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보험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수치가 필요한데 구강건조증은 이를 계량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구강건조증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 환자에 대해서만 필로카핀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 생활습관 교정으로 구강건조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나?

구강건조증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구강건조에 따른 불편함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구강건조증 환자는 물을 많이 마셔 입 안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입이 말라 말하기 어렵거나 구강에 낀 틀니의 마찰력으로 입안에 상처가 나는 등의 불편함을 완화할 수 있다.

구강위생 관리도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구강건조증이 심각할 경우 이가 부러지는 등의 치아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경부 쪽 칫솔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필요하다면 인공타액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인공타액제는 물과 달리 비용이 들고, 수입제품이다 보니 환자들이 오래 쓰지는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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