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변 크기 제한없이 일괄·완전 절제

특수 부속기로 주변 정상점막 절개후 병변 점막하층 박리
암세포에 미세·림프절전이 없어야 전이 정확한 예측 가능

조 주 영
순천향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 소화기연구소

 최근 의료분야에서도 참살이(well being) 바람이 불고 있다. 환자들은 고품격의 의료를 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즉, 편안하면서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방법들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소화기내시경 분야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번영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또한 지난 10여년 동안 의료장비의 개발과 의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소화기계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중에 대표적인 것이 조기위암의 치료방법의 변화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암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위암은 국민적인 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암으로 진단 받으면 대부분 외과적 개복수술에 의존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내시경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어 환자의 예후, 삶의 질의 향상, 의료비용의 효과적인 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15년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기존에 내시경 점막절제술의 새로운 치료법인 내시경 절개 점막하 박리법은 최근 위암 치료법에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위암의 내시경 점막절제술은 새로운 치료법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5년전부터 이 방법이 시행되어 왔으며 그 임상적 성적도 이미 확립된 상태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암의 크기에 따라 기술적으로 많은 제약점을 가지고 있어 일부의 조기위암에서만 시행되어 왔다.
 이러한 제약점을 극복한 것이 내시경 절개 점막하 박리법이다.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의 기본원리는 일반적인 내시경 점막절제술에서의 병변 주위 정상점막의 표시(marking), 약물의 점막하주입(submucosal injection)은 같으며 이후 특수 제작된 내시경부속기구를 사용하여 충분하게 병변주위의 정상점막을 수직방향으로 점막하층까지 360도 절개한 후 부속기구로 절개되어진 병변을 중심으로 점막하층을 박리, 회수하는 수기를 말한다.
 일반적인 내시경 점막절제술은 대부분 병변의 크기가 2㎝ 이내에서 일괄절제가 가능하였으나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은 병변의 크기에 제한없이 일괄절제 및 완전절제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든 위암은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에 불과 몇 년 전만에도 위암에서의 내시경치료는 일부분의 조기위암에서만 적용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이라는 내시경치료법이 개발된 이후 위암에서의 적응도 확대되고 있다. 즉, 조기위암중 점막층, 점막하층 일부에서는 암세포의 분화도에 무관, 내시경상 관찰되는 종양의 크기에 무관(10㎝ 이상에서도), 종양의 모양에 무관(융기, 함몰, 궤양, 궤양에 의한 반흔, 섬유화 등), 위내 종양의 위치에 무관, 과거에 위수술을 한 경우, 다발성 위암인 경우에서도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이 가능하다. 실제로 기존에 내시경 점막절제술에 비해 엄청나게 적응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암세포의 미세전이, 림프절전이가 없어야 한다. 향후 암세포의 전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인자가 될 것이다.
 2003년 2월부터 2005년 5월까지 2년 3개월 동안 본 교실에서 내시경 절개 점막하 박리법을 시행 받은 164명의 조기위암 환자들의 179병변에 대하여 위치, 조직학적 특징, 완전절제 및 일괄절제 유무, 합병증 유무, 재발 여부 등에 대하여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총179예의 병변중 조기위암은 70.3% (126/179), 선종은 23.4% (42/179)이었다. 병변의 크기는 10㎜ 이하 10.0% (18/179), 11~20㎜ 46.3% (83/179), 21~30㎜ 30% (50/179), 31㎜ 이상 15.6% (28/179)이었다.
 육안적 분류상 융기형은 63.7% (114/179)이었고 편평 및 함몰형이 36.3% (65/179)이었다. 조기위암의 완전절제율은 85.2% (150/176), 불완전절제율은 14.7% (26/176)이었고, 일괄절제율은 96.0% (169/176), 분할절제율은 4.0% (7/176)이었다.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Endoscopic incision submucosal dissetion, EISD)은 환자에게 있어서는 치료기간의 단축, 사회로의 조기복귀라는 장점을 통하여 삶의 질적 향상에 외과적 수술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보다도 양적,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시급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에 대한 의사 및 환자의 인식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교육 및 계몽이 필요하다.
 둘째,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을 시행하는 의사는 내시경 점막절제술에 대한 기본 원칙을 설정하여 서로 긴밀하게 정보교환을 하여야 한다.
 셋째,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 후 획득된 조직은 단순히 외과적 수술에 의해 획득된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내시경의와 병리의사와의 지속적인 정보교환 및 교육이 필요하다.
 넷째, 환자에 대한 정보,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의 수기 및 부속기구의 개발을 위해 내시경 절개점막하박리법을 시행하는 의료진(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산학연구소는 서로간의 정보교환을 해야 한다.
 다섯째, 장·단기적으로 우리는 선진국가의 하드웨어(내시경, 부속기구 등), 소프터웨어(내시경수기 등)를 모방, 이용에서 벗어나 기업적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 협력하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생산, 개발에 힘을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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