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 원장 ... 10년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후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 눈길

▲ 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몇 년 전 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 원장이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야구부를 결성했는데, 이비인후과 의사인 자신이 후원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지난해 말 미국에서 뛰던 한 프로 야구선수가 우리나라로 복귀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보아스이비인후과가 떠올랐다. 대부분 병원이 일회성으로 후원을 하고 끝내기 때문에 따라온 호기심이기도 했다. 오 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돌아온 것은 "10년째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답이었다. 

10년째 충주 성심학교와 인연 

12월 추웠던 날 신당동에 있는 병원으로 그를 찾아갔다. 그는 10년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와 함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 덕분이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 좋은 인연이 또 좋은 인연을 가져다줬다는 동화 같은 얘기였다.

인연의 첫 고리는 전 LG 트윈스 이병규 선수였다. 개원한 후 전공의 때 마음먹었던 충주 성심학교에 후원을 시작했다. 그런데 후원금은 아이들을 잠깐 기쁘게 해 줄 수 있어도, 야구를 하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즐겁게 해줄 수 없었다고. 때마침 그 시기에 이병규 선수가 환자로 병원을 찾았던 것. 

▲ 보아스이비인후과는 10년째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이병규 선수는 당시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었다. 내가 충주 성심학교 얘기를 했더니 흔쾌히 함께하자고 해 고마웠다"며 "2년 후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 선수가 충주 성심학교를 잊지 않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이병규 선수와 함께 뛰고, 공을 던지고, 호흡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지금도 생각날 정도"라고 했다.

70인분이라는 삼겹살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훈련이 끝난 후 아이들과 삼겹살을 먹었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무려 70인분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냈던 밥값 중 가장 행복한 밥값으로 남아 있다"

▲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후원에 동참하고 있는 이병규 선수 모습

이병규 선수는 그때를 시작으로 자신의 절친한 후배들인 이진영, 정현욱, 김선우 선수와 조성환 해설위원 등과 지금도 후원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조성환 해설위원은 야구복에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새겨 선물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애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잠실운동장으로 초대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아이들이 마음으로 "감사해요"라고 하는 걸 느꼈다"며 "귀로 듣지 않아도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고 말한다. 

"내가 그때 그렇게 행복했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동영상을 제작할 때 인연의 힘은 또 한 번 발휘된다.

프로야구 선수들과 훈련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촬영이나 편집, 음악 등 과정이 녹록지 않았던 것. 고민하던 중 CF 감독을 하는 초등학교 동창이 동영상을 찍어주겠다고 나섰고, 초등학교 친구의 지인인 SBS PD가 음악은 책임지겠다는 희소식을 전해왔다고 한다.

"당시 완성된 동영상을 보고 울컥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기적처럼 벌어지니까 눈시울이 뜨거워져 왔다. 지금도 가끔 '내가 그때 저렇게 행복했었지'하고 동영상을 들여다볼 때가 있다. 나에게는 감사 일기장 같은 것이다" 

이후에도 인연의 힘은 계속된다. 

보아스이비인후과가 네트워크병원으로 성장하면서 면목, 수유, 먹골 등이 생기면서 그곳의 원장들이 합류해 힘을 보탰고, 환자로 왔던 배우 유준상 씨도 후원금을 쾌척했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충주 성심학교 아이들과 처음 인연은 내가 맺었지만 지금은 보아스이비인후과 네트워크병원 원장들과 모두 함께 하고 있다"며 "독거노인 난방비 지원,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One For Three, 이비인후과 전공의들에게 해외학회 참석 비용 지원 등도 함께 해서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에게 고기를 실컷 사주었던 아버지

그가 이웃에게 마음을 나누며 살 수 있었던 바탕에는 부모님이 있다고 했다.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라고 했고, 부모님은 그 친구에게 고기를 배부르게 먹이고, 뜨듯한 점퍼를 사주었다고.

그는 "아버지는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사셨고, 나도 그걸 보면서 자랐다"며 "우리 딸도 그랬으면 한다. 사실 백신을 3명에게 접종하면 아프리카에 있는 1명에게 무료로 지원하는 One For Three 프로젝트도 딸아이의 아이디어"라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10개 병원으로 이뤄진 네트워크 병원인 보아스이비인후과에도 함께 하는 삶의 가치가 녹아 있다. "빠르게 치료하기보다 바르게 치료하겠습니다"를 병원의 핵심가치로 정하고 있는 것. 

그는 "네트워크 병원장을 뽑을 때 '바른 진료'를 강조하고, 만일 내가 바르지 않은 진료를 할 때 지적해 달라는 얘기도 한다"며 "모든 의사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초심이 있다. 초심을 유지하는 게 뚝심인데 현실에서는 실천이 너무 어렵다. 바른 진료라는 원칙을 정해두면 초심과 뚝심 모두를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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