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신흥국 약진 예상...4차산업 융복합·바이오의약품 부흥 노려야

급속한 노령화 속도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이에 따른 의약품 수요 증가는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실제 세계 제약시장은 경제성장과 고령화 등으로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연평균 6.2%씩 성장해 2016년 기준 약 1.1조달러 규모를 기록했다.이 같은 추세로 2021년에는 1.5조달러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미국 등 선진국이 세계시장 70% 점유…신흥국 맹추격
 

퀸타일즈IM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을 비롯한 선진국이 세계 제약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과 EU 5개국, 일본, 캐나다 등이 속한 선진국의 2016년 시장 규모는 약 7490억달러에 이르며 향후 1조달러까지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시장의 42%를 점유하는 미국은 연평균 6~9% 성장해 2021년까지도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유럽은 브렉시트, 제한된 의약품 예산 산정 등으로 다소 낮은 연평균 1~4% 성장이 예상된다. 

주목되는 곳은 신흥국이다.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 파머징 국가의 2016년 제약시장 규모는 2430억달러로 선진국 시장 대비 30%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장률만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흥국들은 지난 5년간 10.3%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4%의 성장률을 기록한 선진국의 2배에 이를 정도로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속돼 오는 2021년까지 6~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 제약시장은 제네릭 의약품 중심으로 10% 이상의 고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18%를 점유하던 바이오의약품은 활발한 개발로 2016년 25%까지 비중이 늘어났으며 2022년에는 29%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2년까지 세계 100대 의약품 절반을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실제 2016년 기준으로 세계 10대 의약품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다. 휴미라(아달리무맙)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으로 160.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엔브렐(에타너셉트)이 88.7억달러, 리툭산(리툭시맙) 85.8억달러,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78.3억달러, 아바스틴(베바시주맙)과 허셉틴(트라스트주맙) 65.1억달러, 란투스 60.5억달러로 7개 바이오의약품 매출만 합산해도 604.3억달러에 이른다. 

이들 중 향후 5년간 특허만료되는 제품들의 가치는 약 460억 달러에 육박하며, 국내사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내놓은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허가신청 및 승인을 획득해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시대가 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개발도상국 경제성장, 신종·인수공통 전염병 및 생물테러 위협이 급증하면서 접종률이 올라가는 추세여서, 백신 시장도 지속적 성장이 전망되며 2023년 시장 규모가 114조원(GBI research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항암제 12.5% 성장 전망…희귀의약품 여전히 ‘유망’

가장 유망한 분야는 '희귀의약품'과 '항암제'다. 희귀의약품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11%, 항암제는 12.5%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항암제는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또 한번 들썩이고 있다. 인간 고유의 면역기능을 강화해 암 발생 부위를 치료함으로써 기존 항암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적용 대상이 넓다. 

실제 지난 2014년 FDA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 옵디보는 2년 만인 2016년 세계 의약품 상위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키트루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흑색종을 시작으로 폐암, 두경부암 등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분석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22년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매출은 각각 99억달러, 95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를 반영하듯 2022년 항암제 분야는 의약품 시장의 16.3%를 점유한 1900억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점유율 2위가 예상되는 당뇨병치료제 661억달러(5.7%)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류마티스치료제(545억달러·4.7%), 항바이러스제(509억달러·4.4%), 백신(390억달러·3.4%)도 제약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관지, 감각기관, 고혈압, 피부질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순으로 넓은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피부질환치료제는 연평균 성장률이 10.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신약 하나를 개발할 때 통상적으로 8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과 시장, 전략상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해 투자 대비 성과를 볼 수 있는 연구개발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니치버스터 신약 출시를 노리는 모습이다. 니치버스터 신약이란 매출 1억~5억달러, 복용환자수 100만명 미만으로 경쟁이 비교적 적고 시장성이 높은 의약품을 의미한다. IIMS에 따르면 2020년까지 연평균 45개 품목의 신규유효물질 신약이 개발될  전망이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신규 유효물질 신약 개발 건수는 33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9건,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37건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45개라는 숫자는 향후 5년간 가장 많은 신약이 나올 것이란 뜻이다.

미국, 인허가 심사 단축…일본, 조건·기한부 조기 승인 도입

의약품 시장의 양적, 질적 팽창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각 나라의 제약산업 지원책은 어떤 모습일까? 

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의료비용이 증가하면서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약개발 확대 및 규제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제약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은 인허가 심사기간 단축 및 혁신적인 R&D 협력모델 구축을 위한 규제 개선 법안을 지난해 12월 제정했다. 또한 기초연구 결과와 응용연구 연계가 중요함을 인지하고 국립보건원(NIH) 내 중개연구 프로그램을 촉진·지원하는 국가선진중개과학센터(NCATS)를 운영 중이다. NIH 주관으로 향후 5년간 화이자, GSK, BMS, 일라이릴리, 다케다 등과 알츠하이머, 제2형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 4개 질병에 2억 3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일본은 의약품의 조건·기한부 조기 승인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약사법을 개정했다. 의료분야 R&D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이를 일원화하고 기초연구에서 제품화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국립연구개발법인(AMED)이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바이오의약을 7대 신산업에 포함하고 외국인투자 장려산업으로 지정해 육성 중이다. 바이오 및 임상시험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국 식품의약품관리국(CEDA)이 마련한 내용에 따르면 자격인증제를 통해 등록제, 민간회사 임상시험 수행을 허용한다. 이는 임상시험기관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또 사전심의제도, 60일 신고제 등으로 임상시험 심사절차를 간소화했다. 최대 바이오의약 제조기지인 산둥성은 발전 초기단계인 R&D 역량 강화와 산업고도화를 위해 바이오의약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과 인재육성을 강화하고, 특히 해양 바이오의약 분야를 특화할 계획이다. 내륙 유망지역인 쓰촨성은 기술 도입 및 개발, 인프라 확대, 생산공정 업그레이드를 중점 추진한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 20조원 돌파…수출액 연평균 11.5%↑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국내 제약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20조원을 돌파하며 신약 출시, 기술수출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 의약품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힘입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의약품 수출액이 연평균 11.5% 증가했다. 또한 작년 기준으로 상장 제약사 57곳의 매출액이 총 15.5조원을 기록, 전년 대비 7.3% 성장했고, 삼성바이오리직스, 신라젠, 에스티팜 등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 상장하면서 규모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8조원으로 전체 제약 시장의 8.4%를 차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2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생산액과 수출액이 각각 연평균 3.8%, 30.7%씩 증가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에서 허가된 12개 제품 중 5개 품목을 국내 기업에서 개발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109개 제약사의 총 연구개발은 전체 매출액의 7.8%인 1.3조원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628건으로 2011년 503건 대비 24.9% 증가했다. 이 같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으로 글로벌 제약시장을 향한 노크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수출 위기로 이어질 수 있고, 심화되는 시장 경쟁으로 선진국과 파머징 국가 사이에 낀 넛 크래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위기로 지적된다. 

반면 4차산업 혁명과 첨단 의료기술 융복합, 파머징 국가의 제네릭 수요 증가, 바이오의약품 부흥은 기회라는 의견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AI 기술 및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어 우수한 보건인력과 높은 IT 기술을 가진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2020년 선진국의 오리지널 약 판매액이 65%를 차지한다면 파머징 국가는 제네릭 약 판매 비중이 76%에 이를 것이란 예상으로, 국내 의약품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아울러 희귀·난치질환 표적 치료 및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확대될 것이며, 국내 기업의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어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전망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무방향 및 중점 과제와 맥을 같이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내년에는 산업계 수요에 맞는 최적 신약개발 인공지능을 도입해 신약개발 인공지능 사용환경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제약산업 지원육성이 정부 핵심 국정과제로 명기된 만큼 R&D 역량을 강화하고 품질 혁신을 통한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