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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의약품 시장 ‘끝없는 도전’[신년기획]"수익성 저하" CJ헬스케어 시장철수...대기업 계열사 끝나지 않은 잔혹사
양영구 기자  |  ygyang@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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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01.02  06: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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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대기업들이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중견 제약사들이 주도하던 한국 제약 업계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여러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국내외 제약산업 문을 두드렸지만 숱하게 고배를 마셨다. 그룹 차원의 왕성한 투자도 부족했을뿐더러 산업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 SK, LG, 코오롱 등 제약·바이오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업계 전반에 등장,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다. 

신약개발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업(業)을 위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한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최근 CJ헬스케어는 시장 철수를 선언하며 대기업 계열 제약사 세 번째 시장철수 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수십년의 업력을 가진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연이어 시장에서 철수하는 배경을 들여다봤다. 

上. ‘수익성 저하’CJ 시장 철수...끝나지 않은 잔혹사
下. 갈길 먼 도전기...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CJ도 시장 철수…"수익성 저하" 배경 지목 

CJ헬스케어가 결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1984년 유풍제약 인수를 시작으로 제약업계에 뛰어든 CJ헬스케어는 2004년 한일약품을 인수하며 제약사 면모를 갖췄고,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독립법인으로 분리하면서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의약품 사업에서 백기를 든 셈이다. 

CJ그룹의 이 같은 결정에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의문부호를 던진다. CJ헬스케어가 국내외 제약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독립법인 출범 이후 가시적 성과를 보이며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최근 CJ헬스케어는 의약품 사업 진출 30여 년 만에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고, 신약개발 움직임도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2014년부터 최근 3년 동안 총 28건의 임상시험 IND를 승인받았다. 보다 적극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R&D에 집중한 것이다. 

특히 매각이 결정된 현재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비알코올성지방간 치료제 등 합성신약과 바이오의약품 10개를 개발 중이다. 

이 중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테고프라잔은 중국 제약사 뤄신과 200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중국과의 거래에서 단일품목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CJ헬스케어 매각을 추진한 배경으로 의약품 판매 수익성 저하와 신약 R&D 역량 한계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세계 시장에서 신약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는 현실적으로 식품, 물류 등 주력사업에 집중하고 의약품 사업은 내려놨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30여 년 동안 제약사업을 영위했지만, 내수 시장에 한계가 있고 시장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약산업을 최고로 성장시키는 게 어렵다면, CJ헬스케어를 매각하고 다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겠나"라고 추측했다.  

끝나지 않는 잔혹사…높은 진입장벽에 한계

대기업이 제약산업에 진출한 것은 1980년대로 올라간다. 경제 성장과 맞물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약품 시장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바람을 타고 국내 제약산업도 제네릭과 내수 영업 중심으로 급성장했고, 한화와 아모레퍼시픽, 롯데 등 대기업들도 계열 제약사를 설립하며 제약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1996년 의약사업부를 신설한 한화는 2004년 에이치팜을 흡수합병, 2006년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하면서 드림파마라는 이름으로 국내 제약산업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2014년 드림파마 지분 전체를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드림파마를 매각하며 한화의 제약산업 진출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드림파마는 수준 높은 합성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량신약을 필두로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사한 태평양제약은 2012년 모그룹으로 편입되면서 30년간 영위해오던 제약사업을 마무리했다. 

태평양제약은 케토톱이라는 간판 제품을 배출했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편입 이후 2013년 태평양제약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에서 결국 백기를 들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내수시장에 안주하다 리베이트 처분 강화, 약가 인하 등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에 실적이 곤두박질하자 투자 확대를 통한 극복보다는 사업 포기를 선택한 것이다. 

높은 진입장벽에 한계를 느낀 대기업도 있다. 

롯데제과는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하며 롯데제약을 출범, 국내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사업 집중화 등을 이유로 다시 롯데제약을 흡수합병하며 10년 만에 관련 사업을 접었다. 

제약업계는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로 시장의 특수성을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는 제약산업이 주력이 아니었기에 의약품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을 것"이라며 "특히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300~500억원을 투자해야 하며,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4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변수가 많아 성공이 담보되는 게 아니라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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