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메르스 경험했지만 시스템은 그대로"... "원인 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사망사건이이 발생했다. 그런데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그때와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국회의원들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전체회의에 불러 현안을 질의했다. 

복지위 위원들은 장관과 본부장에게 이대목동병원 차트를 요청하는가 하면,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얘기를 쏟아냈다. 또 의료진 수나 수가체계 등의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 한 인사는 국회의원들이 제일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당장 일을 해야 하는 복지부 장관과 질본 본부장을 국회에 불러 놓고 이대목동병원 챠트 등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과 질본은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실한 시스템은 한계"라고 꼬집었다. 

▲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의료계 전문가들도 의견을 낼 때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이대목동병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의료계 전문가들이 상황을 좀 더 냉철하게 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이대목동병원이 잘못한 것은 확실하다.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지금은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계 전문가들도 자신의 의견을 성급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도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중환자실은 환자의 생명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처럼 의사는 살인자, 병원 폐쇄 등의 형태로 여론이 흐르면 결국 병원 감시법 같은 것이 하나 더 생길 뿐"이라며 "전문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의견을 내야 하지만 지금은 원인을 파악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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