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BMS·릴리 등 ERP 시행...특정부서 해고·잡음 등 문제

클로징을 앞둔 다국적사에 올해도 어김없이 ERP(희망퇴직프로그램)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해고'의 개념과 달리 퇴직을 희망하는 지원자도 있어, ERP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특정부서의 찍어내기 논란과 잡음 등은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12일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ERP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CV팀의 인력 축소가 결정돼 특정부서의 해고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 관계자는 "항응고제 프라닥사와 항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의 판촉확동을 축소할 계획"이라며 "ERP조건이나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와 상의해 나갈 예정"고 설명했다.

이번 CV팀 축소에 따라 프라닥사의 파트너사로는 보령제약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BMS가 ERP를 진행했다. 

BMS의 대표품목인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가 특허만료 이후 실적이 하락한데다 C형간염 치료제 닥순요법도 고전하는 등 회사의 부진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와 B형·C형간염 담당 영업직에만 ERP 공문을 보내 논란이 됐지만 큰 마찰없이 마무리 됐다.

BMS 관계자는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ERP를 시행했다"며 "현재 온콜로지(Oncology)와 이노베이티브 메디슨(Innovative medicine)으로 BU(Business Unit)를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릴리 역시 일부 직원에 대한 ERP를 시행했다. 릴리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효율적인 투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ERP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조조정은 일단 미국 내에서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도 소수 직원에 대한 ERP가 진행됐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특정 부서를 타깃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은 곧 노사간 마찰로 이어지고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희망퇴직 지원자에 한해 ERP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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