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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C 강세 속 흔들림 없는 와파린 자리는?기계판막 이식·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반드시 투약…항암효과 가능성 엿봐
박선혜 기자  |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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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2.06  06: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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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파린은 60년간 항응고제 시장의 독주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0년대 초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개발되면서 그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NOAC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고 국내에서는 2015년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신규 심방세동 환자에서 처방이 늘고 있다.

와파린에서 NOAC으로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NOAC이 대체할 수 없는 와파린만의 확고한 자리가 있다는 데 중지를 모은다. 

아울러 최근 와파린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이어 NOAC이 시도하지 않은 또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향후 와파린의 전망에 학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판막성 심질환 환자 '와파린' 외에 대안 없어

먼저 와파린으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들은 기계판막 이식 환자,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 등의 판막성 심질환 환자다. 즉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NOAC이 와파린보다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해 NOAC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판막성 심질환 환자에게는 와파린을 투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판막 이식 환자와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는 뇌졸중 고위험군으로 장기간 항응고요법이 필요하다. 이에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의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됐을 당시 학계는 판막성 심질환 환자에게도 NOAC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NOAC은 이들 환자에서 와파린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다. 

이를 확인한 대표적인 연구가 2013년에 발표된 RE-ALIGN 연구다(N Engl J Med 2013;369(13):1206-1214). 연구에서는 기계판막 이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비가트란과 와파린의 치료 혜택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다비가트란이 와파린을 능가하는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기에 기계판막 이식 환자에게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계판막 이식 환자 중 다비가트란 복용군이 와파린 복용군 대비 혈전색전증 및 출혈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학계에서는 기계판막 이식 환자에게는 NOAC을 오프라벨(off-label)로도 투약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고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입장을 같이했다.

2014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부정맥학회(ACC·AHA·HRS) 가이드라인에서는 인공심장판막 이식 환자에게 인공심장판막의 종류와 형태에 기반한 목표 국제정상화비율(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 강도에 맞춰 와파린을 권고했다(Class I, Level B).

2016년 유럽심장학회(ESC)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기계판막 치환술을 받았거나(III, C) 중등도 이상의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III, C)에게는 NOAC을 추천하지 않았다. 

고려의대 최종일 교수(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의 치료 혜택은 분명하지만, 승모판막 협착증 또는 비후성 심근증 환자이거나 기계판막 이식 환자에게 NOAC을 투약해야 하는지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결국 이들 환자는 와파린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NR 적정 범위 유지된다면? "와파린 유효"

이와 함께 혈액 응고시간을 측정하는 INR이 적정 범위로 유지되는 환자에게서도 와파린 치료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와파린은 음식물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많고 적정 INR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불편함이 없는 NOAC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기존에 와파린을 복용하면서 INR이 적정 범위로 유지되는 환자의 경우 NOAC으로 바꾸지 않는 분위기다. 즉 신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NOAC을 우선 권고하지만, 기존 환자는 큰 문제가 없다면 와파린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와파린을 투약했을 때 INR이 2.0~3.0 범위로 유지된다면 굳이 NOAC으로 바꾸지 않는다"며 "처방 패턴이 와파린에서 NOAC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모든 심방세동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NOAC을 처방하기보다는, 와파린으로 잘 조절되는 환자에게는 와파린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경상의대 정영훈 교수(창원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외국에서는 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도 NOAC으로 약물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신규 환자에게 NOAC을 처방하고 있다"며 "와파린에 대한 환자 순응도가 떨어지면 NOAC으로 바꿀 수 있으나 NOAC의 약효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어느 정도의 효능이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쉽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와파린,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 넘어 '항암효과' 넘보나?

   

아울러 와파린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이외의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 와파린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학계는 와파린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에 발표된 암 모델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저용량 와파린이 암세포 및 면역세포에서 확인되는 'AXL' 수용체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와파린의 비타민 K 길항제 작용기전이 항응고작용과 관련 없이 암을 억제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다(Cancer Res 2015;75(18):3699-3705). 

게다가 최근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James B Lorens 교수팀이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와파린 복용 시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되면서 와파린의 항암효과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다(JAMA Internal Medicine 11월 6일자 온라인판).

연구에는 52~82세의 성인 약 125만명이 포함됐다. 이 중 9만여명이 와파린 치료를 받았고(와파린 복용군) 116만명 가량은 와파린을 복용하지 않았다(와파린 비복용군).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와파린 복용군은 와파린 비복용군보다 모든 암 발생률이 16%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IRR 0.84; 95% CI 0.82-0.86).

암 종별로 살펴보면 와파린 비복용군 대비 와파린 복용군에서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발생률이 각각 20%, 31%, 10% 낮았다. 단 대장암에서는 와파린 복용에 따른 항암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IRR 0.99; 95% CI 0.93-1.06).

이 같은 양상은 심방세동 또는 심방조동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심방세동 또는 심방조동 환자 중 와파린 복용군에서 모든 암 발생률이 38% 낮았던 것(IRR 0.62; 95% CI 0.59-0.65).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턴대학 Rolf A Brekken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 등의 교란인자가 일부 포함됐을 수 있지만, 항암제가 가진 독성 문제가 없는 와파린의 항암효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향후 이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돼야 하며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와파린과 달리 NOAC의 항암효과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는 아직 없다"면서 "본 연구에서 와파린이 수치상으로 암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파린의 항암효과에 대해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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