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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본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양영구 기자  |  ygyang@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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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2.05  0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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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부 양영구 기자

“공감한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추가로 논의를 진행하겠다”

여느 토론회를 가더라도 정부 측은 짠 것처럼 같은 답변을 내놓는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개최한 ‘리베이트 관행 개선 공개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의사의 처방권 독점이 현재의 리베이트를 만들었다며 성분명처방 도입을 통해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다는 대한약사회의 뻔한 레퍼토리도, 국민건강을 위해 성분명처방은 불허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반박도 지겹다. 

하지만 리베이트 관행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몇 년째 되풀이되는 같은 주제를 두고도 ‘쌀로 밥 짓는 소리’만 하는 정부는 더 답답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제약업계에서 처방 대가는 단 1원이라도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한다. 

리베이트 쌍벌제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리베이트 관행이 많이 개선됐다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리베이트는 절대 근절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네릭 의약품 수가 50개 이상 등재된 성분은 63개에 달한다. 63개 오리지널 제품에 3150개의 제네릭이 경쟁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제약사 영업사원은 의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소모적인 경쟁을 펼치면서 불법 리베이트를 감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한정된 시장을 놓고 제로섬 게임을 펼쳐야 하는 제약업계 생태계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 같은 약이 수십 개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약을 디테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의사에게 우리 것을 처방하게끔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 결국, 이야기의 결말은 돈이다”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논의를 더 해보겠다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검토하겠다는 말만 몇 년째 반복하고 있다. 

물론 정부도 진퇴양난일 게다. 처벌 수위를 높이자니 규제만 강화될 테고, 그렇다고 제약사들의 자율적 의지만으로 투명한 환경을 조성하라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약품이라는 국민 건강과 연결된 영역에 검은돈이 개입한다는 환경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약사회가 내놓은 성분명처방, 참조가격제 도입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 의협이 내놓은 리베이트 양성화도 논의해볼 만한 제도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묘수 없이 허울 좋은 ‘중립’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규제만으로, 업계에 자율에 맡기는 것만으로 부정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제도를 바꿔보려는 노력, 그게 정부의 책임감 있는 자세다. 두고 본다고 일이 해결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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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은 성분명 처방 싫어요
약사들만 성분명 처방 말하지, 솔직히 환자 입장 되어 보세요, 의료사고 나고 책임지지 않을 약사가 약을 골라주느니, 책임지는 사람한테 처방 받는게 낫지... 터놓고 말해서 좋은 의사샘들 많고, 그분들만 찾아다니니까 약사님들은 걱정할 필요 없으요. 편의점 상비약 문제도 약사님들 너무 이익 대놓고 밝히니..성분명 처방 거부감 심하네요
(2017-12-12 14: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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