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판권 회수 리스크 만회 준비 '착착'

또 다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상황이다. 코프로모션을 진행한 룬드벡과 제일약품이 결별을 앞두고 각자 생존전략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제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의 공동판매를 진행 중인 룬드벡과 제일약품의 파트너 관계가 곧 종료된다. 

 

렉사프로는 SSRI계열 우울증 치료제 리딩품목으로 지난해 124억원(유비스트 기준)의 원외처방액을 올렸으며 올해 10월까지 10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제일약품은 코프로모션 종료를 앞두고 렉사프로 제네릭 발매 준비에 들어갔다. 후발 주자임에도 오리지널과 비슷한 약가로 내년 3월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제일약품은 룬드벡이 가지고 있는 치매 치료제 에빅사(메만틴염산염) 제네릭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렉사프로를 판매하면서 쌓은 약물에 대한 학습 효과와 영업 노하우로 거래처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종합병원 영업 위주였던 룬드벡은 담당자 지역조정으로 홀로서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판권 회수 공백을 제네릭 발매로 메우는 것은 흔한 사례가 됐다.   

CJ헬스케어는 MSD의 천식 및 비염 치료제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나트륨) 위임형 제네릭 루케어를 판매하다 지난해 결별했다. 

이에 CJ는 루키오를 출시했으며 출시 1년여 만에 시장에 안착시키는 모습이다. 실제 루키오는 올 10월까지 7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삼일제약은 2010년부터 판매해오던 베링거인겔하임의 파킨슨병 치료제 미라펙스(프라미펙솔염산염일수화물)의 판권을 회수당했다. 

삼일제약은 제네릭 프라펙솔을 출시하면서 오리지널 판권 회수 리스크를 메우고 있다. 프라펙솔은 올 10월까지 약 5억원치 처방됐다. 

JW중외제약의 가나칸(이토프리드염산염)도 오리지널 판권 회수 후 제네릭으로 거래처를 공략한 대표 사례 중 하나다. JW중외제약은 애보트로부터 소화불량 치료제 가나톤을 도입해 판매하며 연매출 300억원대 제품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2015년 판권을 회수당했고 이후 가나칸을 출시했다. 한국애보트 가나톤은 올 10월까지 약 8억원의 처방액을 올린 반면 가나칸은 같은 기간 58억원치 처방되면서 오리지널을 한참 따돌렸다. 

유한양행의 고지혈증 치료제 모노로바(로수바스타틴)도 같은 사례다. 유한양행은 2014년부터 2년 간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의 공동판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으로 판권이 넘어가면서 유한양행은 모노로바를 내놨다. 지난해 41억원의 처방액을 올린 모노로바는 올 10월까지 5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품을 판매하던 노하우와 인맥을 자사제품에 적용함으로써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며 "공동판매 사례가 늘어나면서 오리지널 판권 회수 리스크를 만회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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