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령층 헌혈 감소·고령층 증가 원인…수혈 이외의 최선의 치료전략 고려해야

▲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회장 김영우)는 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BM의 중요성과 시스템 도입의 시급성에 대해 강조했다.

국내 혈액 부족 문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자혈액관리(Patient Blood Management, PBM)'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회장 김영우)는 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BM의 중요성과 시스템 도입의 시급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학회 김영우 회장(국립암센터 위암연구과)은 "현재 혈액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젊은 연령층의 헌혈이 줄고 있고 수혈이 필요한 고령 인구가 늘고 있다"며 "과거에는 환자 치료에 혈액 공급이 중심이 됐지만 이제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혈액을 관리하는 PBM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BM이란 환자에게 혈액이 부족한 경우 수혈뿐만 아니라 다른 최선의 치료전략을 다학제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환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수혈을 어떻게 해야 적절한지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환자의 회복, 치료 효과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수혈을 해야 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는 저출산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의료기관에서 수혈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면서 장기적으로 혈액 수급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제정한 수혈 가이드라인은 혈색소 수치가 7g/dL 이하인 경우에만 수혈을 권고하지만, 의료기관에서 이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에도 수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책이 적정 수혈, 수혈 대체 치료법 등의 PBM을 통해 혈액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담회에 참석한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악셀 호프만 교수는 의학적 근거를 검토한 결과 PBM이 환자 예후 개선이 도움이 된다며 PBM의 중요성에 힘을 실었다. 

호프만 교수는 "약 70년 동안 빈혈이 있거나 큰 충격이 있는 환자에게 자동적으로 수혈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15~20년간 의학적 근거를 검토해보니 실제 수혈받은 환자에서 사망률이나 유병률, 입원일수 등이 더 늘었고 의료시스템에 대한 비용 부담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호주 정부에서 PBM을 도입한 후 약 60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6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등록 당시와 비교해 수혈받은 환자는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게다가 PBM 도입 후 입원 중 사망률이 28% 떨어졌고 병원 내 감염 건수도 21% 줄었다. 또 수혈과 관련된 뇌졸중은 31%, 평균 입원 일수는 15% 줄었다"고 덧붙였다.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는 수혈을…이외 환자에게는 다른 치료옵션 고려해야"

▲ 김영우 회장

단 학회는 PBM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수혈이 좋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혈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는 수혈을 꼭 해야 하지만, 다른 치료옵션이 있다면 이를 충분히 검토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산백병원 엄태현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시대가 변하면서 수술법이 발전하고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는 등 의료가 발전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수혈이 절대적인 치료법이라기보다는, 여러 치료옵션을 검토하는 것이 환자에게 중요하다는 의미다"며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는 수혈이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 하지만 수혈 이외의 다른 치료옵션이 있으면 그 방법으로 치료하자는 게 PBM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김 회장은 국내 PBM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아직 PBM을 도입한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지만, PBM이 잘 이뤄지고 있는 호주를 조만간 빠른 속도로 추월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다.

김 회장은 "아직 병원에서 PBM을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지만, 병원인증평가에 PBM이 포함되면 100% 모든 병원이 PMB을 도입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수년 내에 우리나라에 PBM이 100%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