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서일 교수팀 "23년 코호트 결과, 지질 수치 높은 청소년은 성인기에도 높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조기에 관리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혈청 지질검사를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연세의대 서일 교수(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과)팀이 국내 청소년을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혈청 지질 수치가 높은 청소년은 성인기에도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angwha study로 명명된 이번 연구는 강화도에 거주 중인 청소년을 1986년부터 23년간 추적관찰한 지역사회 기반의 코호트 연구로, 동아시아에서는 가장 오랜 기간 진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에는 총 432명의 청소년이 포함됐고 남성이 47%를 차지했다.

이들은 청소년기인 12~16세에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HDL-C) △비 HDL-C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최소 1회 평가했다. 이후 성인기인 25~35세에 다섯 가지 지질 수치를 재측정했다.

추적관찰 기간과 지질 수치와의 상관관계는 스피어만 상관계수(Spearman correlation coefficients)를 이용해 평가했고, 지속성 지수(tracking coefficients)는 일반화 선형방정식(generalized estimating equations)으로 분석했다.

스피어만 상관계수는 두 데이터의 실제 값 대신 순위를 이용해 상관계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두 데이터가 함께 증가하는 양의 관계가 있다면 상관계수는 1에 가까워진다. 

연구에서는 스피어만 상관계수가 △0~0.3이면 무시할 정도(negligible) △0.3~0.5이면 낮은(low) 상관관계 △0.5~0.7이면 중등도(moderate) 상관관계 △0.7~0.9이면 높은(high) 상관관계 △0.9~1.0이면 아주 높은(very high) 상관관계로 정의했다.

그 결과 추적관찰 기간과 지질 수치의 스피어만 상관계수는 0.12~0.73 범위에 속했고,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C, 비 HDL-C, LDL-C 모두 추적관찰 기간과 양의 상관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모두 P<0.05).

지질검사를 받은 시간 간격이 길어질수록 스피어만 상관계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양의 관계인 점은 변함없었다.

이어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혈압 등을 보정해 지속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총 콜레스테롤은 0.58(95% CI 0.54~0.63) △중성지방은 0.39(95% CI 0.31~0.48) △HDL-C는 0.51(95% CI 0.47~0.56) △비 HDL-C는 0.56(95% CI 0.52~0.60) △LDL-C는 0.56(95% CI 0.52~0.61)으로, 모든 지질 수치와 추적관찰 기간이 양의 관계에 있음을 입증했다. 

총 콜레스테롤, HDL-C, 비 HDL-C, LDL-C는 추적관찰 기간과 중등도 상관관계인 것으로 나타났고, 중성지방은 상대적으로 관계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성별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전반적인 지질 수치에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HDL-C는 남성에서 더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

공동 연구자인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기에 지질 수치가 높았던 사람들은 성인이 돼서도 계속 높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기부터 혈청 지질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질 수치가 높은 소아·청소년을 약으로 치료하자는 것은 아니다. 소아·청소년이 체중 관리나 식습관 교정 등을 통해 생활습관을 일찍 개선함으로써 지질 수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계속 이어지는 추적관찰로 소아·청소년기에 높은 지질 수치가 성인기 심혈관질환 발병에 미치는 위험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3년 전 연구에 포함된 참가자들은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로 비교적 젊다"면서 "장기간 추적관찰할 경우 참가자들의 혈관 상태가 나빠지거나 심각한 질환이 발병하는 경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아·청소년기 지질 수치가 어느 정도 수준일 때 성인기에 위험한지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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