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대동맥판막 교체 55세 미만·승모판막 치환하는 70세 미만은 '기계판막'으로"
여기서 더 나아가 미국 스탠포드 의대 Y Joseph Woo 교수팀은 그레이존에 해당하는 50~70세 중 기계판막을 이식해야 하는 환자들을 보다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규모 다기관 연구 결과, 그레이존 환자군에서 조직판막보다 기계판막을 적용해야 생존 혜택이 큰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캘리포니아 내에 위치한 의료기관 142곳에서 대동맥판막 치환술 또는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 2만 5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기계판막 또는 조직판막으로 수술받았다. 조직판막 이식군은 기계판막 이식군보다 고령이었고 합병증이 많았다.
우선 15년 동안 조직판막을 이식한 환자 비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11.5%에서 51.6%로,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16.8%에서 53.7%로 급증했다(모두 P<0.001). 즉 조직판막을 이식한 환자군은 늘어난 반면 기계판막으로 교체받은 환자군은 감소 추세였다.
연구팀은 판막 수술 부위에 따라 대동맥판막 치환술 또는 승모판막 치환술로 나눠, 기계판막 이식군과 조직판막 이식군의 15년째 사망률을 비교했다.
먼저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군은 55세를 기준으로 기계판막 이식군과 조직판막 이식군의 생존 혜택 차이가 나타났다.
45~54세 환자군의 15년째 사망률은 기계판막 이식군이 26.4%, 조직판막 이식군이 30.6%로 조직판막 이식군의 사망 위험이 1.23배 높았다(HR 1.23; P=0.02). 55~64세 환자군에서는 조직판막 이식군의 15년째 사망 위험이 기계판막 이식군 대비 1.04배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다(HR 1.04; P=0.6).
이와 달리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군은 70세 이상에서 조직판막 이식군과 기계판막 이식군의 생존 혜택이 유사했다.
구체적으로 15년째 사망률은 40대에서 기계판막 이식군이 27.1%, 조직판막 이식군이 44.1%로, 조직판막 이식군의 사망 위험이 기계판막 이식군보다 1.88배 높았다(HR 1.88; P<0.001).
아울러 50대 또는 60대의 15년째 사망률은 조직판막 이식군과 기계판막 이식군이 각각 45.3%와 50%였고, 사망 위험은 조직판막 이식군이 기계판막 이식군과 비교해 1.16배 의미 있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1.16; P=0.01).
하지만 7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조직판막 이식군과 기계판막 이식군의 15년째 사망 위험에서 차이가 없었다(HR 1.00; P=0.97).
연구팀은 이를 종합했을 때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는 55세 미만, 승모판막 치환술을 받는 70세 미만 환자들은 조직판막보다 기계판막을 이식해야 생존 혜택이 있다고 제언했다.
대규모 환자군 장기간 관찰한 첫 연구…"가이드라인 변화 영향 줄 것"
이번 연구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규모 환자군을 장기간 추적관찰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조직판막이 개발된 후 짧은 시간 내에 조직판막 이식률이 급증한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컬럼비아대학 Michael Argenziano 교수는 "승모판막 치환술에서는 인공심장판막을 선택할 수 있는 70세까지의 환자에게도 기계판막이 조직판막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컸다"며 "이번 연구는 기계판막에서 조직판막 선택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짧은 시간에 너무 빨리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향후 가이드라인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연구에 포함된 조직판막 이식군이 초기에 개발된 조직판막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Ravi Dave 교수는 "연구 초기에 환자에게 이식한 조직판막은 현재 임상에서 더이상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조직판막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의료진은 대동맥판막 치환술 또는 승모판막 치환술 시 환자의 나이, 합병증, 환자가 항응고제를 평생 복용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고려해 인공심장판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