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준 기자

지난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었다.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IDF)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제정한 날이다. 2006년 UN이 결의안을 통해 공식적으로 선포함으로써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 때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대한당뇨병학회, 제약사, 각 지역 자치 단체를 중심으로 당뇨병 인식 개선 캠페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당뇨병학회는 대형 창작 뮤지컬을 기획해 화제를 모았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뇨병학회가 발간한 당뇨병 팩트 시트를 보면 2012년 당뇨병 유병률은 10.1%(320만명)였지만 2013년 12.4%(400만명), 2016년은 13.7%(480만명)로 계속 증가 추세다.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전단계 환자 유병률도 2012년 19.9%(620만명)에서 2016년 현재 24.8%(830만명)로 더 늘었다.

당뇨병 인식도도 더 떨어졌다. 2012년 73.4%, 2016년 현재는 70.7%다. 혈당 조절률도 2012년에는 29.5%였지만 지금은 23.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치만 보면 국민들의 당뇨병 치료 노력 및 인식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환자들이 여전히 당뇨병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를 수도 있다.

따라서 세계 당뇨병의 날과 같은 기념일을 맞아 홍보를 한다면 당뇨병에 대한 질환 소개보다는 위험성에 초점을 맞춘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해 보인다.

당뇨병성 심뇌혈관질환, 신부전, 망막증, 족부절단과 합병증 사례를 들며 위험성에 초점을 맞춘 충격요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합병증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들이 알려준 것이다.

인슐린의 필요성을 아무리 외쳐도 마지막 약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도 어쩌면 강력한 메시지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학계의 노력으로 다행이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당뇨병은 지금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질병이다. 지난해 WHO는 세계보건 테마로 당뇨병과의 전쟁을 꼽았고 그 테마는 올해도 이어진다. 전쟁을 치러야 할 만큼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정부, 의료계, 환자들이 이런 전 세계 변화에 공감하고 인식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 어떤 홍보을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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