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icrobiome과 Probiotics를 통한 개인 맞춤 의료'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 이동호 교수(서울의대)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Microbiome 기반의 개인 맞춤 의료
 

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

개인 맞춤 의료의 필요성
21세기 보건 의료의 메가 트렌드는 분자의학으로, 개인 맞춤 의료(personalized medicine)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인 예로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된 Human Genome Project를 들 수 있다. 당시에 연구자들은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의 암호를 해독하면 질병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3년 Human Genome Project의 결과, 단백질-coding 유전자는  2만 3천여 개로 인간과 다른 포유류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이를 질병 치료에 적용하려는 노력들이 있어 왔으며, 나아가 산업화 하려는 계획도 세워졌다. 인간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의료의 대표적인 예로는 BRCA1 및 BRCA2 유전자를 이용한 유방암 및 난소암의 진단, HER2를 타겟으로 한 trastuzumab, CML을 타겟으로 한 백혈병 치료제 등이 있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유전자를 통해 의료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Microbiome 기반의 개인 맞춤 의료
Human Genome Project에 대한 unmet need는 미생물 유전자(microbiome)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06년 Nature지에는 인간의 장내 세균이 비만 여부를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또한 Human Genome Project에 의해 유전자 염기 서열을 해독한 이후, 환경 유전체 분석의 필요성이 인식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Human Microbiome Project를 통해 우리 몸에 공생하는 미생물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했고, 처음 예상과는 달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1만 종 이상의 미생물이 인간의 몸 안에 서식하고 있었고, 미생물들의 단백질-coding 유전자는 인간 유전자의 360배가 넘었다. 

21세기 고령화사회 난치성 질환의 원인을 유전적 소인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질환의 증가율이 매우 급속하다. 즉, 유전적 소인보다는 환경적 요인 및 식습관 등 삶의 형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1세기 보건의료의 방향은 미생물 정보를 활용한 개인 맞춤 의료로 가는 것이 합리적으로, microbiome 자료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측해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Microbiome과 소포
세포 밖 소포(Extracellular Vesicle, EV) 는 세포간 정보교환의 핵심물질이다. 1960년대 전자 현미경을 통해 그람 음성(Gram-negative)인 대장균을 관찰하면서 외막소포(Outer Membrane Vesicles, OMV)로 명명했다. 아토피 질환을 일으키는 그람 양성(Gram-positive)인 황색 포도상구균은 외막이 없으므로 소포를 배출하지 못한다고 생각됐으나 2009년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황색 포도상구균에서도 소포가 배출되는 것이 관찰됐고, 이는 아토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즉, 인간에서 질병 유발 요인으로 Microbiome이 중요하고,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서 '소포'가 활용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Microbiome 분석 플랫폼의 유용성
우리 몸에서 배출한 대변, 타액, 혈액, 소변 등을 분석해 Metagenome을 분석하고 질환을 선별 검사할 수 있다<그림 1>.

 

 

위암 환자의 위액의 Metagenome 분석을 시행하면 위암 환자에서는 Weissella 및 Leuconostoc이 각각 정상인 대비 470배, 152배 높게 검출된다. 대장선종 및 대장암 환자의 변을 샘플로, 세균 및 세균 소포를 Metagenome 분석을 시행하면 거의 100%에 가까운 민감도 및 특이도를 보인다. 

인간의 유전자 분석만으로는 질병 진단 시 민감도 및 특이도가 상당히 떨어지지만, 세균 및 세균 소포의 Metagenome 분석을 시행하면 매우 높은 민감도 및 특이도로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 

결론
소화기관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체내 서식하는 미생물의 스펙트럼이 달라질 수 있다. 향후 Microbiome 분석 플랫폼을 통해 개인 맞춤 치료의 가능성을 높여 건강한 삶을 구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Probiotics의 임상적 효용성
 

이동호
서울의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질병과 Microbiota
최근 미생물(Microbiota)과 Probiotics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장내 세균을 분석해보면 마치 'finger print'처럼 개인별로 고유의 스펙트럼을 보이는데, 이는 항생제나 식이 등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 고유한 유전자는 신속하게 바뀌기 어렵지만,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들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Microbiota는 섭취한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소를 얻게 하는 역할 외에도, 자가면역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 Functional Bowel Disorders (F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 여러 알러지 질환, 대사 질환, 비만, 악성 종양, 제2형 당뇨병, 비알콜성 지방간,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질환이 microbiome과 무관하지 않다. 즉, Microbiome의 다양성과 안정성이 깨지면,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과거에 드물게 발생하던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의 수가 2016년에는 4만 7천명으로 집계됐는데,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발병은 2~3%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식이 등에 따른 microbiome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Probiotics를 통한 질환의 예방 및 치료
캐나다 퀘벡 주에서 CDI로 죽어가는 환자의 가족들이 대변 이식을 요구했는데, 이식 후 환자가 생존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다가 패혈증이 발생해 항생제 치료를 받고 호전됐으나 CDI가 발생했다. 가족의 도움으로 대변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을 통해 생존했다. CDI의 성공률은 90% 정도로, 네덜란드에서 시행된  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연구에서 CDI 치료 시 대변이식과 vancomycin 치료를 비교한 결과, 각각 90%, 26%의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장내 유익균은 mucosal immune system을 견고하게 만들지만, 균형이 깨지게 되면 장벽이 느슨해지는 'leaky gut' 상태가 되고, 장 내에서뿐만 아니라 전신 염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2016년 Mima K. 등은 대장암과 microbiota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Fusobacterium nucleatum가 발견되면 예후가 나쁜데, 대장암 예후에 대한 생물학적 표지자(biomarker)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일한 단계(stage)의 암이라도 Fusobacterium nucleatum가 발견되는 경우 전신 염증 반응이 조장되기 때문에 전이가 더 잘 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2016년에는 Fusobacterium nucleatum를 억제하는 probiotics를 활용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노화, 염증 반응에 반응하는 Microbiota
염증 반응은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며 이를 'inflamm-aging'이라고 지칭한다. 노인에서는 microbiota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병원균이 증가하게 되며, 이것을 노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고, microbiota를 조절함으로써 노화를 지연시킬 수도 있다. 

2015년 발표된 논문에서는 microbiota와 노화 과정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60세에 비해 80, 90세의 노인은 microbiota의 다양성이 감소해 있다. 또한 노인이라고 할지라도 젊은 세대와 함께 생활하는 노인들에 비해 요양병원에 고립된 환자들은 microbiota의 다양성이 더욱 떨어졌다.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에서는 Bifidobacterium이 낮은 수위로 검출되며, 소장내 세균 과다 증식(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SIBO)이 관찰된다. 이러한 경우, alprazolam 등과 같은 신경 안정제는 도움이 되지 못하며, probiotics를 통해 microbiota을 정상화시키거나 짧은 기간으로 rifaximin, ciprofloxacin, doxycycline, amoxicillin-clavulanate 등의 항생제를 활용하는 치료가 적합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metronidazole 치료를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고용량은 권장하지 않고 250 mg metronidazole로 1일 3회 치료함이 적당하다.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면 단쇄 지방산이 증가하고 Glucagon-Like Peptid (GLP)-1이 증가한다. GLP-1이 증가하면 식욕, 인지 기능, 수행 능력, 장벽이 강화되며 면역 능력이 상승한다. Microbiota는 분비 물질을 통해 내피세포에서 ICAM-1 등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줌으로써 심근경색, 뇌졸중, 혈전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COX-2를 조절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거나 Histone DeACetylases (HDAC)을 억제함으로써 항암 작용을 할 수 있다. 

Probiotics는 정상인에게서도 장염이나 호흡기 질환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임산부가 섭취했을 때 임신성 당뇨를 낮출 수 있고, 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를 치료할 수 있으며, 중환자실에서 여러 감염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microbiota의 균형이 깨지면서 lipopolysaccharide가 증가하고 전신 염증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NF-κB, COX-2를 억제하는 Bifidobacteria나 Lactobacilli를 감소시킴으로써 면역체계를 취약하게 만든다. 

Butyrate의 역할
Butyrate는 뮤신의 방출을 활성화시켜서 병원균의 침투를 막는다. 또한 장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산성 환경을 조성해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을 억제하며,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를 촉진, 대장 점막 세포에 에너지원을 제공, 항염증 작용을 한다. 세포 사멸 과정(apoptosis)을 조절해 세포가 암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내피 세포 벽을 견고하게 만든다. 

2017년 8월 Clostridium butyricum이 당뇨병 유발 마우스 모델에서 고혈당 및 인슐린 저항증을 개선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고, 2016년에는 고지방 식이로 유도한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Clostridium butyricum이 지질 프로파일을 개선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또한 Clostridium butyricum이 신경을 보호해 학습 능력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Clostridium butyricum를 섭취할 경우 microbiota가 다양화되고 개선된다<그림 2>.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면역 치료와 함께 Clostridium butyricum를 투여하면 음식 알러지에 따른 염증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한편, Clostridium butyricum의 투여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 증상 및 내시경 소견이 향상됐다는 보고들이 있다. 특히 소아에게 투여할 경우 salmonella 및 rotavirus 치료에 도움이 되며, 급성 감염성 설사에 probiotics를 투여하면 pro-inflammatory cytokine인 TNF-α의 혈중 농도는 감소시키는 반면, IL-10 등은 증가시킴으로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Bifidobacteria 균주가 포함되지 않은 probiotics를 투여하더라도 symbiotic effect에 의해 Bifidobacteria 균주와 Lactobacillus 균주가 함께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결론
Butyrate와 같은 단쇄 지방산은 장 내벽을 강화시키고, TNF-α는 감소, IL-10 등은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항염증 반응에 관여한다. 또한 symbiotic effect를 통해 Lactobacillus나 Bifidobacteria 균주와 같은 유익균을 증식시킬 수 있다. 논문을 통해 치료 근거가 마련된 균주를 선택하고 여러 균주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probiotics의 치료 방향으로 생각된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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