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술 > SPOTLIGHT
새로운 COPD 가이드라인 뭐가 달라졌을까?국내 역학데이터 대거 반영…진단기준 FEV1·ACOS 용어는 고수
박상준 기자  |  sjpark@mo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호] 승인 2017.11.17  08:02: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COPD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 11월 추계학술대회에서 2017년판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11월 9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10일 COPD 연구회 세션에서 주요 변경 사항 및 요약 내용을 공개했다.

양일간 발표되며 사실상 이번 학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던 COPD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을 짚어봤다.

2014년 이후 3년만에 발표

이번에 나온 지침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나온 것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 개정판(2017년 3월)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지만 대신 GOLD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국내 데이터도 반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학회 측 설명대로 이번 개정판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전 판과 비교해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의, 역학, 원인, 기전 등이 크게 바뀌었다. COPD 유병률, 이환율, 사망률 등 역학 등에 많은 내용의 국내 통계가 들어갔고 정의와 개관 부분에서 모호했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COPD 진단과 평가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GOLD가 올해 초 2017년판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진단과 평가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고 이를 일부 수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학회는 2014년판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폐기능 검사의 필요성과 진단의 기준은 2014년 판과 동일하다. GOLD가 ‘ACO’로 변경한 천식-COPD 중복 증후군(ACOS)의 명칭도 기존대로 유지했다. 진단 기준 또한 ‘가-나-다’ 분류 체계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한국형 가이드라인임을 강조했다.

치료부분에서도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이전 판과 다른 점이라면 나군과 다군 초치료환자에서 LABA+LAMA(지속형 베타2항진제 + 지속형무스카린 항진제) 복합제의 유용성이 강조된 점을 꼽을 수 있다.

# 정의·기전 등

세부적으로 보면 이번 판부터는 COPD 정의가 구체적으로 기술됐다. 새로운 정의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 흡연, 직업적 노출, 실내 오염, 감염 등에 의한 기도와 폐실질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며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로 바뀌었다.

"비가역적인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 만성염증에 의한 기도와 폐실질 손상으로 발생한다”고 정의한 이전 판과 비교하면 매우 구체적이다.

여기에 만성 호흡기 증상은 기류제한이 발생하기 전 나타날 수 있으며, 급성 증상 악화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기술했고, 만성 호흡기 증상은 폐활량 검사결과가 정상인 사람도 나타날 수 있으며, 기류제한이 없는 흡연자에서도 폐기종이나 기도 벽 비후, 가스 트래핑(gas Trapping) 등 폐질환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역학에서는 국내 데이터가 대거 반영됐다. COPD 원인의 70~80%가 흡연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는 흡연과 관련이 없다는 단순 정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경우 비흡연 COPD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핵과 천식이며, 특히 결핵 과거력은 기도폐쇄와 제한성 폐기능 변화와 관련이 있다. 결핵이 흔한 지역에서는 폐기능 저하와 폐쇄성 폐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상세히 기술했다.

   
 

유병률 데이터도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가 새로 들어갔다. 이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에서 FEV1/FEC 0.7 이하 기준으로 기도 폐쇄가 있는 비율은 13.4%로 2008년과 비교해 전체 유병률 변화는 없었지만, 성별, 연령별 데이터를 추가해 결과적으로 남성과 고령에서 COPD 유병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이환율 데이터도 추가됐다. COPD를 진단받은  비율은 2.8%였으며 치료받은 비율은 1.6%로 명시했다. 이 또한 2008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지도는 증가하지 않았으며, 아직도 많은 환자가 진단받거나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사망률과 사회적 비용에서도 각각 2015년 통계청 데이터와 2012년 한국 질병 부담 연구를 반영해 심각성을 기술해 놓았고, 질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하는 직업성 분진과 화학물질도 최신 데이터를 통해 구체적인 근거를 기술해 놓음으로써 인과관계를 명확히 했다.

가톨릭의대 윤형규 교수(호흡기내과)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내용이 추가됐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 역할, 원인, 기전 단원이 가장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질병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는 의미”라면서 “이를 계기로 질환 인식이 점차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진단·평가 

COPD 진단 및 평가는 2014년 판과 비교할 때 가장 변화가 없는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초 GOLD는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주요 진단기준이었던 1초 강제호기량(FEV1)을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과감히 버렸다. 이에 따라 환자 분류는 ‘호흡곤란점수’와 ‘악화 횟수’에 따라 네 군(A, B, C, D군)으로 나뉜다.

국내 개정판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적으로 2014년 판 기준을 유지키로 했고 중등도 분류 진단 기준도 60%를 그대로 따른다.

울산의대 오연목 교수는 “GOLD에서는 폐기능검사(FEV1)가 주 치료제인 기관지 확장제 효과를 분류하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외했으나, 국내에서는 FEV1이 향후 악화 위험 또는 예후를 평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악화 횟수 등을 평가하는 데 있어 환자 기억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진단의 주요한 잣대가 되는 호흡곤란중증도 평가 설문(mMRC 2등급)과 COPD 평가 테스트(CAT)도 이전 판과 같이 유지키로 했다.

오 교수는 “하지만 mMRC 1등급이 CAT 10점과 유사하고, mMRC 2등급이 CAT 15점에 근접하는 등 불일치 문제가 있으나 두 평가법이 나름대로 유용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전 판과 같이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CAT 10 점은 정상 환자와 COPD 환자를 나누는 기준으로 유용하며, 이를 사용하면 COPD 조기치료를 독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mMRC 2등급은 COPD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데 유용성이 있다는 해석이 반영됐다.

천식 COPD 중복증후군(ACOS) 명칭을 계속 유지한 배경도 계속 근거가 쌓이고 있는 분야임을 감안하면 향후 또 다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기존 명칭을 계속 사용키로 했다고 오 교수는 밝혔다.
 
# 치료 
COPD 치료는 13개의 PICO(근거 기반의 평가를 위한 주요 질문서)를 개발해 새로 정리했다. 그 결과 ICS(흡입스테로이드)의 역할은 줄어들고 LABA+LAMA의 역할은 좀 더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정리하면, 환자 분류 가군(FEV1 60 이상, mMRC 0~1 등급 또는 CAT 10점 미만)의 경우 SABA(속효성 베타2항진제)를 첫 번째 약물로 권고했다. 또  나군(FEV1 60 이상, mMRC 2 등급 이상 또는 CAT 10점 이상)이면 LABA 또는 LAMA 또는 LABA+LAMA를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다군(FEV1 60 미만, mMRC 2등급 이상 또는 입원할 정도의 심한 악화 1회 이상)은 LABA+LAMA 복합제를 우선 쓰도록 했다.

건국의대 유광하 교수는"2014년판에서는 나군의 경우 필요 시 LABA+LAMA를 쓰도록 한 반면, 이번에는 LABA+LAMA 복합제가 단일 제제와 동등하게 권고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군에서 ICS/LABA 또는 LABA+LAMA로 두 가지 제제를 권고한 이전 판과 달리 LABA+LAMA를 우선권고했고, 다만 필요한 경우 ICS 또는 PDE4를 추가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ICS 역할이 줄어든 배경에는 ICS/LABA+LAMA 3제 병합요법과 LABA+LAMA 복합제 또는 LABA 제제 간 효과를 비교한 임상 연구가 없다는 점이 반영됐다. 또 PDE4+LABA+LAMA와 LABA+LAMA 복합제 비교 시 우월성 근거도 없었다. 
 
# 급성 악화 및 동반질환 

급성 악화 치료에서는 약물의 구체적 기술이 추가됐다. 급성 악화 환자에게 가장 먼저 사용해야 하는 약물로 SABA를 강조했고, 반면 LABA는 급성 악화 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정리했다.

또 테오필린은 더 이상 권고하지 않았고, 프레드니손과 같은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 등을 고려해 5일 동안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급성 악화 시 사용하는 항생제 용법 용량도 적시했다. 급성 악화환자에서 호흡곤란 악화, 객담량, 객담 화농성 증가 등 3가지 주요 증상을 만족시키는 경우 또는 객담 화농성 증가를 포함한 2가지 주요 증상을 만족하는 경우 또는 기계호흡이 필요한 경우 항생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그 기간으로 5~7일을 제시했다.

이 외에 초기 경험적 치료에서는 2, 3세대 세파계 항생제를, 65세 이상, FEV1 50% 미만, 잦은 악화, 심장질환 동반 등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는 레보플록사신, 목시플록사신, 자보플록사신 등의 플로로퀴논(fluoroquinolones) 계열을 쓰도록 했다.

COPD와 동반질환 분야는 질병의 연관성이 크다는 최근 근거를 추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COPD 환자들의 당뇨병 유병률이 16.8%로 높고, 이들에게 스타틴을 투여했을 때 COPD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근거를 추가해 동반질환의 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COPD 수면무호흡중복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화의대 이진화 교수는 "COPD 환자의 동반질환 유병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동반질환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등은 흔하고 중요한 동반질환이기 때문에 과소평가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한 것이 이번 가이드라인에 새로 들어간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박상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