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 가이드라인 총평 박용범 교수 인터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폐기능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새롭게 개정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가이드라인에 들어갔다. 최종판은 각 분야별 전문가 회의를 거쳐 연말에 발표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COPD 연구회 총무 김용범 교수(한림의대 호흡기내과)를 만나 전반적인 방향과 변화 배경을 들어봤다.

▲ 한림의대 박용범 교수, COPD 연구회 총무

Q.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가장 논쟁이 많았던 분야는 무엇인가?
GOLD(국제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가 올 초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진단 평가 부분을 많이 바꿨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수용 여부를 놓고 찬반이 많았다. 그러나 더 근거가 쌓일때까지 현 평가방법을 유지하자는 의견에 합치를 이뤘다. GOLD 가이드라인도 현재 많은 전문가집단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폐기능 검사가 사망률이나 예후 그리고 질환 진행을 예방해줄 수 있느냐는 근거는 약하다. 때문에 GOLD 가이드라인 위원회 내부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마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Q. 폐기능검사(FEV1)를 그대로 수용한 결정적 배경은 무엇인가?
GOLD 가이드라인도 모두 근거를 기반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환자 분류를 ABCD로 나눴지만 실제로 애초부터 각 군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없다. 근거 기반이 되는 제약사들의 연구가 폭넓은 환자군을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 모집단을 폭넓게 잡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위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잡은 나름의 마진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가나다군으로 나눴고, 이 경우 환자 악화 예후를 ABCD 분류기준보다 더 잘 대표한다는 한다는 논문도 발표했다. 국내 실정에서는 현 평가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Q, 치료 부분에서의 가장 큰 변화 LABA/LAMA이다. 한편 복합제를 너무 강조했다는 우려도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다군이다. 과거에는 LAMA, LABA, ICS/LABA, LABA/LAMA 복합제 등 여러 선택사항이 있었는데 지금은 1차 선택 약물로 천식-COPD 중복증후군이나 말초 혈액 호산구 증가증이 없으면 LABA/LAMA 복합제로 쓰라는 게 가장 큰 변화다.

LABA+LAMA 복합제 연구를 보면 중증도 환자와 한번 이상의 악화를 경험한 환자가 많다. 정확히 LABA 또는 LAMA 적응증 환자에게 복합제를 쓰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실제로 구별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증상이 다양한 환자가 많다. 나군이라도 증상이 심한 환자가 있을 수 있고, 삶의 질의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 LABA+LAMA 복합제를 쓰면 오히려 간편해진다. 결정적으로 가격이 동일하다. 또한 이번 지침서 주 타깃은 개원가다. 선생님들이 편하게 써야하는 현실도 반영했다.

Q. 개원가에서 폐기능 검사를 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개원가에서의 가장 큰 허들은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전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저위험군에 ICS/LABA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천식 코드 하에서도 COPD 치료할 수 있었다. 지금은 저위험군을 LABA+LAMA 치료 전략에 맞췄기 때문에 폐기능 검사를 하지 않고 루틴하게 투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치침서에 맞게 치료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침서를 배포하고 폐기능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학회의 과제다.

Q. 반면 흡입스테로이드 치료제(ICS)의 역할을 줄였다. 필요한 환자는 어떤군인가?
ICS는 폐기능이 중증 이상이면서 악화 경험이 많은 환자에게 쓰면 확실히 효과가 좋아진다. 문제는 폐렴 부작용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적절하게 잘 써야 한다. 또 지금까지 천식-COPD 중복 증후군에서는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다만 혈중 호산구 수치 역치 기준을 얼마나 할 것이냐 논의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Q. 천식 COPD 중복중후군에 대한 새로운 명칭을 받아들이지 않는 배경은 무엇인가?
현재 천식 COPD 중복중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합치된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질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역학도 변하고 환자 예후, 치료 반응도 변할 수 있다. 따라서 GOLD가 ACO로 정했지만 향후 또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해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결핵호흡기학회에서는 천식 COPD 증후군 환자 코흐트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를 토대로 환자를 다양한게 분류해 각 군별 특성, 예후, 치료 반응 등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Q. 급성악화랑 동반질환 변화의 큰 축은 무엇인가?
급성 악화 분야는 크게 바뀌었다고 보기 힘들다. 또 테오필린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급성악화시 항생제 치료도 자세히 기술했다. 특히 표를 제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동반 질환 부분에서는 심혈관계 말초혈관질환을 새로 기술했고, 대사질환, 당뇨병 유병 역학데이터를 업그레이드 했다. 특히 COPD 환자는 다중질환이 많다. 심혈관계질환, 대사증후군, 골다공증 등이 많이 생기 때문에 같이 써야 하는 약제가 많아진다. 외국에서도 다중질환 있는 사람에서도 약제 간소화가 중요하고, 치료전략은 중년층의 전략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약이 많으면 약물간 상호 부작용은 반드시 높아진다.

Q. 최근 연구되고 있는  ICS/LABA/LAMA 복합제와 생물학적 제제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ICS/LABA/LAMA 복합제는 최근 두 개의 빅 데이터가 발표됐다. 3제 병합요법이 LAMA 또는 ICS/LABA 또는 LABA/LAMA와 비교했을때 악화 개선, 삶의 질이 더 높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논문을 통해 발표되면 GOLD에서 ICS 치료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생물학적 제제는 올해 유럽호흡기학회에서 큰 화두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긍정적인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초기라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주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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