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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료진 모두 노인진료에 대한 개념 바꿀 때"경희대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 "노인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의사 필요"
박선재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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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1.14  06: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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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지난해 노인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 관찰을 통해 노화 과정을 이해하고, 노인의 건강문제를 예방·관리하기 위해 시작한 '한국노인노쇠코호트구축 및 중재연구'가 1년 6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 연구는 70세 이상 노인 3000명을 대상으로 혈액, X선 검사, 근육량, 근력, 인지기능, 사회적관계, 영양 등 노인건강 전반에 걸쳐 포괄검사를 하고 이를 추적하는 코호트 연구다. 

현재 경희대병원을 비롯한 서울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전국 10개 센터에서 이 연구가 진행 중이다. 중재연구도 운영 중인데, 영양중재연구는 한양대병원에서, 운동중재연구는 동아대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5년 동안 진행되는 이 연구를 기획하고, 연구 진행을 책임지는 수장은 경희의대 원장원 교수(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다. 원 교수는 1년 6개월 정도 진행해 보니 결코 쉬운 연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웃는다. 

우리는 지금 노인노쇠코호트 구축 중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후 키와 몸무게 등 신체계측을 하고, 악력이나 균형, 보행속도를 알아보는 신체기능조사를 한다. 이후 X-ray, 청력검사, 보행속도 등을 검사하고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하면 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이 과정이 70세 이상 노인이 대상이라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고.  

   
▲ 경희대병원 어른신 진료센터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원 교수는 "노인 한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린다. 전담간호사도 없는 상태라 설문조사 하는 것만으로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70세 이상 노인이라 연구하는 도중 건강상태가 더 나빠지거나, 사망하는 등의 이벤트도 많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부족한 예산문제도 그의 발목을 잡는다. 10개 센터에서 간호사 등 고정인건비가 들어가고, 영양과 운동 등 중재연구에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10개 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만으로도 인건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내년부터 노인 추적조사를 하는데, 지금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예산을 더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년 6개월 동안 결과물이 나온 분야도 있다. 한양대 박용순 교수팀이 노인에게 필요한 단백질량을 연구하는 영양중재연구 분야다. 

그는 "박 교수팀이 노인의 식습관과 영양상태를 12주 동안 분석했다. 대상자에게 특정 성분의 식품을 제공한 후 직·간접방문 7회를 통해 결과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처음 한 연구는 노인에게 필요한 단백질 권장량이었다. 현재 국가 권장량은 몸무게 1kg당 0.8g이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0.8g과 1.2g, 1.5g을 비교 연구했다. 연구 결과 1.5g이 노인 권장량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노인질환을 통합적으로 진료하는 의사 필요"

우리 사회가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노인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의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금과 같이 세부전문의들이 노인의 증상을 하나씩 진료하다가는 오히려 노인의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노인은 여러 질병이 동시에 있어 여러 약물을 복용한다. 따라서 이를 조절해줄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노인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증상을 무시하거나 중요한 것을 놓치는 등의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걱정한다. 

또 "노인을 전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의사가 있으면 불필요하게 먹는 약물의 개수도 줄일 수 있고, 의료비 절감과 약물 부작용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 노인세부전문의를 두고 거론되는 가정의학과와 내과의 알력 다툼은 잘못된 것이라 잘라 말한다. 환자를 위해 가장 좋은 제도를 도입하면 진료과 간의 이견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과는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진료를 하고 있고, 가정의학과는 외래 베이스로 진료를 하고 있어 문제 될 것이 없이 없다는 얘기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미국은 가정의학과와 내과가 세부전문의에 교차로 지원하기도 하고. 대만은 노인의학센터에 내과와 가정의학과 의사가 함께 협력해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노인세부전문의제도가 시행되면 여러 진료과가 협진해 운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제 노인친화병원으로 가야"  

노인을 포괄적으로 볼 수 있는 의사도 필요하지만 이제 병원도 노인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현재 그는 경희대병원 내에서 어르신센터를 운영하면서 노인의료팀도 이끌고 있다. 어른신센터에 전담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전공의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수가가 받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사 등 전담인력을 병원에 요구할 수 없어서다.

의사, 약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노인의료팀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노인의료팀에서는 노인이 퇴원했을 때 이후 계획을 세워주고, 영양치료가 필요할 때는 영양사와 논의해 영양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 노인환자에게 운동이 요구될 때는 물리치료사를 병동으로 오도록 해 운동을 처방하는 방식이다. 

그는 "노인에게 영양치료나 운동치료 등은 많은 도움이 되지만 수가라는 현실 때문에 운영하기 어렵다"며 "이제 정부가 노인친화병원인지 등을 평가해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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