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N 2017] REPRISE 결과, 말기 ADPKD 환자 신기능 악화 늦춰…간 손상 위험 '주의'

톨밥탄(tolvaptan)이 말기 유전성 신질환 환자 치료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지만 안전성 문제가 확인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REPRISE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말기 상염색체우성 다낭성신종(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ADPKD) 환자는 톨밥탄 복용 시 신기능 악화가 지연됐다. 

하지만 간 손상으로 인한 증상인 아미노전이효소(aminotransferase) 수치가 증가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4일 미국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ASN Kidney Week 2017)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11월 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톨밥탄, 초기 ADPKD 환자에서 효과 입증

톨밥탄은 체액 저류와 관련된 호르몬인 바소프레신 V2 수용체를 차단하는 최초 약물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저나트륨혈증 치료제로서 최초 허가를 받았고 2013년 급여 적용됐다.

지난 2015년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TEMPO 3:4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만성 콩팥병 1~3단계인 ADPKD 환자에게 톨밥탄을 투약할 수 있다고 승인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12월부터 ADPKD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됐다. 

TEMPO 3:4 연구에서는 초기 ADPKD 환자를 대상으로 톨밥탄의 3년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톨밥탄 치료군에서 전체 신장용적 증가율을 의미 있게 감소했고 신기능 악화도 30% 억제됐다.

하지만 초기 ADPKD 환자만 포함됐다는 점에서 톨밥탄의 효과가 말기 ADPKD 환자에게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말기 ADPKD 환자의 신기능 악화 지연시켜

이에 미국 메이오클리닉 Vicente E. Torres 교수팀은 말기 ADPKD 환자를 대상으로 톨밥탄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다기관 이중맹검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말기 ADPKD 환자들이 용량 제한적 부작용(dose-limiting side effect) 없이 톨밥탄을 복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무작위 분류 전 8주 동안 위약과 톨밥탄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 전 단계(run-in phases)를 가졌다.

최종적으로 톨밥탄 복용에 문제가 없는 말기 ADPKD 환자 1370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이들은 18~55세이고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25~65mL/min/1.73㎡이거나 55~65세이고 eGFR이 25~44mL/min/1.73㎡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톨밥탄 치료군(683명)과 위약군(687명)에 각각 1:1 무작위 분류해 12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다. 1차 종료점은 12개월간 eGFR 변화로 정의했고, 안전성 평가는 매달 실시했다. 

최종 결과 12개월 후 eGFR은 톨밥탄 치료군에서 2.34mL/min/1.73㎡, 위약군에서 3.61mL/min/1.73㎡ 감소했다.

즉 두 군간 eGFR 변화 차이는 1.27mL/min/1.73㎡로(P<0.001), 말기 ADPKD 환자는 톨밥탄 치료 시 1년간 신기능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었다. 

아미노전이효소 '상승'…간 손상 위험 '우려'

하지만 문제는 간 손상 위험이었다. 지난 2013년 미국, 캐나다, 독일 의약품 관련 기관에서는 톨밥탄이 '간 손상 잠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위험은 말기 ADPKD 환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간 관련 이상반응은 톨밥탄 치료군에서 10.9%, 위약군에서 5.3% 보고됐다. 이 중 심각한 이상반응은 각각 4.6%와 0.6%였다. 

간세포가 손상됐을 때 증가하는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가 정상 범위 상한선의 3배를 넘어선 경우는 톨밥탄 치료군이 5.6%, 위약군이 1.2%로 확인됐다. 단 톨밥탄 치료군은 약물을 중단하면 아미노전이효소 본래 수치로 돌아왔다. 

아울러 이상반응으로 약물을 조기 중단한 환자는 톨밥탄 치료군이 9.5%, 위약군이 2.2%로 톨밥탄 치료군에서 7%p가량 더 많았다.

이에 대해 Torres 교수는 "추적관찰 동안 이상반응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악화된 환자군은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며 "오히려 간세포 효소 모니터링을 너무 자주하면서 환자들이 약물을 일찍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톨밥탄 효과 1년 이상 지속될까? 장기간 효과·안전성 평가 필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톨밥탄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군의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Torres 교수는 "이전 연구와 함께 REPRISE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톨밥탄은 초기 ADPKD 환자뿐만 아니라 말기 환자의 신기능 악화를 지연시키고, 말기 신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고 피력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MassGeneral Hospital의 Julie Ingelfing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톨밥탄 효과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톨밥탄이 eGFR이 많이 감소한 환자의 신기능 악화를 지연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향후 장기간 복용 시 신대체요법 시작 시점을 늦출 수 있을지 및 심각한 이상반응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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