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2017] ABSORB II·III, 3~4년 추적관찰 결과 안전성 문제 나타나

녹는 스텐트로 불리는 '생체 흡수형 스텐트(bioresorbable vascular scaffold, BVS)'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관상동맥중재술학회 연례학술대회(TCT 2017)에서 공개된 ABSORB II·III 연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BVS 시술 3~4년 후에도 안전성 문제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BVS가 혈관에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이 '3년'이라는 점에서 3년 이후가 BVS의 운명을 갈라놓는 핵심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국 3년 이상 추적관찰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유일한 BVS인 '업소브(Absorb BVS)'가 매출 대비 제조 비용 문제로 판매 중단되면서 BVS는 암흑 속에 빠진 상황이다. 

개발사는 BVS를 이식한 환자들의 장기간 예후를 계속 추적관찰하겠다는 입장이기에, 앞으로 발표되는 ABSORB 연구 결과에 따라 현재 개발 중인 BVS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ABSORB III 3년 결과, 시술 적절한 혈관에서도 혈전증 발생

ABSORB III 연구는 BVS와 약물 방출 금속 스텐트(everolimus-eluting metallic stent, EES)를 비교한 최초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다.

1년째 추적관찰 결과, 목표병변 실패율(target lesion failure)은 BVS군이 EES군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혈관 심근경색(target-vessel myocardial infarction) 발생률도 두군 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ABSORB III 3년 연구에서는 BVS의 안전성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목표혈관 심근경색 발생률은 BVS군과 EES군이 각각 8.6%와 5.9%로, BVS군에서 유의미하게 높았던 것이다(P=0.003). 게다가 스텐트 혈전증 관련 목표혈관 심근경색 발생률도 BVS군이 EES군보다 의미 있게 높았다(1.9% vs 0.6%; P=0.02).

연구에 참여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Stephen G. Ellis 교수는 "BVS 시술 후 첫해에는 스텐트 혈전증이 참조혈관 직경 2.25mm 미만의 작은 혈관에서 주로 발생했다"며 "하지만 BVS 시술 후 1~3년에는 적절한 혈관 직경에서도 혈전증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10월 3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ABSORB II 4년 결과, EES 대비 환자 예후 개선 못해

뿐만 아니라 ABSORB II 4년 연구 결과에서도 BVS는 EES보다 환자 예후를 의미 있게 개선하지 못했다.

앞서 2016년 발표된 ABSORB II 3년 결과에서는 BVS군에서 주요 심장사건 발생 위험 등이 확인돼, 개발사는 유럽 내에서 BVS를 임상시험에서만 쓸 수 있도록 선을 그었다.

이러한 안전성 문제는 4년 결과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목표혈관 심근경색, 목표병변 재관류술 발생률은 BVS군이 11.1%, EES군이 5.6%로, BVS군에서 5.5%p 높았다(P=0.05).

아울러 명백한/가능한 스텐트 혈전증은 BVS군에서 2.8% 발생했지만 EES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프랑스 세인트 프랜시스병원 Allen Jeremias 박사는 "BVS 시술 후 2년까지는 혜택이 있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금까지 BVS 장기간 추적관찰 결과는 실망스럽다"면서 "ABSORB 임상 연구는 '좌절'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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