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대신 저지방식단과 저용량 복용 가능성
효과는 고용량과 유사 부작용은 낮춰

▲ 조병철 교수

치료 경험이 없는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저용량 세리티닙을 투여할 경우 고용량 대비 위장관 부작용을 월등히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는 최근 성료된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서로 다른 용량의 세리티닙을 투여해 비교한 ASCEND-8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ASCEND-8 연구는 비소폐소폐암 환자 267명을 세 개의 치료군으로 나눠 평가한 1상임상이다. 모집단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병기는 IIIB/IV이었다. 전체 환자 중 절반이 이전 폐암 치료 경험이 없는 신환이었다.

첫 번째 치료군에 배정된 환자는 모두 89명으로 이들은 저지방 식단과 함께 세리티닙 저용량인 450mg을, 두 번째 치료군은 87명으로 저지방 식단과 함께 세리티닙 600mg을 복용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치료군은 91명으로 식사 직후 고용량인 세리티닙 750mg을 복용했다.

이번 WCLC에서 발표된 내용은 ASCEND-8 에 참여한 세 개의 치료군에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들만 분석한 중간 결과이다.

그 결과, 세리티닙 450mg 치료군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이 가장 길었다. 세리티닙 450mg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율은 17.6개월로, 750mg 치료군인 10.9개월과 비교해 차이를 보였다.

객관적 반응률은 450mg, 600mg, 750mg 치료군 각각 78%, 75%, 70% 였으며, 질병 안정(stable disease)을 본 질병조절률은 각각 92.7%, 92.5%, 90%로 집계됐다.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6.3주로 세 코호트 모두 같았다. 반응기간도 각각 450mg 치료군에서 16.4개월, 750mg 치료군에서 10.4개월로 관찰됐다. 600mg 치료군은 평가당시 반응이 진행 중이어서 평가할 수 없었다. 이와 함께 각각의 15개월 무진행 생존율은 66.4%, 58%, 41%로 관찰됐다.

평균 약물 노출 기간은 37.9개월, 35.3개월, 33.1개월이었으며, 한 번 이상의 용량감소가 필요했던 비율은 각 치료군별 18%, 58.1%, 51.1%로 집계됐다.

조 교수는 "현재까지 450mg 군에서 12개월 반응 기간과 15개월 무진행 생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또한 용량 조절율도 다른 치료군 대비 450mg 치료군에서 3배 가량 낮았다"고 말했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이상반응 경험율은 450mg, 600mg, 750mg 치료군에서 각각 22.5%, 29.1%, 22.2%였으며, 이중 설사(56.2%, 61/6%, 75.6%), 구역(44.9%, 55.8%, 50%), 구토(34.8%, 53.5%, 55.6%)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을 제외한 이상반응은 대체로 유사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중단율도 큰 차이가 없었고 약물과 관련된 사망은 없없다.

조병철 교수는 "450mg 치료군에서 약물중단을 유발하는 위장관 이상반응은 없었고, 또한 용량 조절이나 중단을 요하는 위장관 이상반응 또한 낮았다"면서 "이런 배경은 아마도 환자들의 경험한 대부분의 독성이 1등급 정도로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는 중단이 있었어도 계속해서 원래 용량을 투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는 "이번 결과는 치료 경험이 없는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고용량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가능성을 말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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