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의대 교수팀 "혈압이 장기간 높아지면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위험 증가해"

영국 연구팀이 혈압과 판막질환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영국 옥스퍼드 의대 Kazem Rahimi 교수팀이 영국 임상진료연구데이터(CRPD)를 분석한 결과, 혈압이 장기간 높아질수록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위험이 증가했다.

승모판막 폐쇄부전증은 승모판막이 열렸다가 닫힐 때 완전히 닫히지 못해, 좌심실 수축 시 혈액이 대동맥으로 가지 못하고 일부가 좌심방으로 돌아가는 퇴행성 판막질환이다. 

임상에서는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예방보다는 수술로 판막을 재건하는 등의 치료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운동, 식이요법, 항고혈압제 등으로 혈압을 조절하면 승모판막 폐쇄부전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CRPD를 바탕으로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또는 판막질환이 없었던 약 5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추적관찰 10년 동안 2만 9000여 명(0.52%)이 승모판막 폐쇄부전증을 진단받았고, 약 1300명(0.02%)에서 승모판막 협착증이 나타났다.

혈압과 판막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수축기혈압이 20mmHg 증가할수록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위험이 26% 높아졌다(HR 1.26; 95% CI 1.23~1.29). 게다가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환자들은 심장 기능이 감소하면서 심근경색,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수축기혈압이 가장 낮았던 115mmHg에서는 승모판막 폐쇄부전증과의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이완기혈압이 10mmHg 또는 맥압이 15mmHg 높아질 때도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모두 P<0.001).

하지만 승모판막 협착증 환자에서는 수축기혈압과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수축기혈압이 20mmHg 높아지면 승모판막 협착증 위험이 3% 증가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았던 것이다(HR 1.03; 95% CI 0.93~1.14).

Rahimi 교수는 논문을 통해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등의 판막질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막질환을 치료 또는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요구됐다"며 "이번 연구는 승모판막 폐쇄부전증을 예방하는 데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혈압을 낮추면 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위험이 감소하는지를 분석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PLOS Medicine 10월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