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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의 대변신' 대변이식술 장내세균 생태계 복원재발성 CDI 치료에 효과·안전성 입증
박미라 기자  |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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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10.16  06: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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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1700년 전 고대 중국인들의 노력이 최근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대변 세균총 이식술(이하 대변 이식술) 관련 논문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효능 및 안전성 재평가에 나선 것이다.

CDI 감염률 전 세계적으로 급증…국내 노년환자서도 호발

대변 이식술은 재발성 또는 기존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인의 장내 세균총을 포함하는 대변을 주입해 감염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대변 이식술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및 항암제 사용이 증가해 CDI 발병률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보고에 의하면 13년 동안 CDI 발생률은 5배, 중증 CDI 발생률은 2.5배, 사망률은 3배 증가했다(CMAJ 2004; 171:466472).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요양시설에 입원한 환자와 수술적 치료를 많이 받고 감염성 질환에 취약한 노년층 CDI 환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J Korean Med Assoc 2017 September; 60(9):761-768).

재발을 반복하는 CDI 빈도 역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최소 한 번 이상 재발을 겪은 환자 중 이후 다시 CDI가 발생할 위험은 45%, 항생제 치료 후 발생하는 재발 위험은 노인 또는 면역저하 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60%로 보고됐다(Clin Infect Dis 2005; 40:1586-1590).

쉽게말해 메트로니다졸정(metronidazole) 또는 반코마이신(vancomycin)으로 감염 치료를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1~8주 이내 다시 CDI가 재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기간 연장에 따른 의료비용 상승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현재까지 발표된 500건 이상의 증례 보고와 2개의 무작위 비교연구를 보면 재발성 난치성 CDI 환자에서 대변 이식술의 치료 성공률이 최대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술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환자의 장내 세균총 구성을 조절하는 것이 CDI 치료 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항생제 치료군보다 증상 개선율 높고 안전

그렇다면 대변 이식술의 안전성 평가 결과는 어떨까?

재발성 CDI 환자 치료에 대변 이식술을 적용할 경우 임상적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지난 9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대변 세균총 이식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J Korean Med Assoc 2017 September; 60(9):761-768).

대변 이식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종합 평가한 결과 CDI 환자에서 대변 이식술은 표준치료(항생제 치료)보다 증상 개선도가 좋고 재발률은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팀이 국외 문헌 30편을 분석했는데, 여기에는 반코마이신 투여군 및 장세척을 동반한 반코마이신 투여군과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연구 2편과 증례연구 28편이 포함됐다. 대상군은 재발성 또는 기존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CDI 환자였다.

분석결과, 시술 관련 합병증은 비교연구(2편)에서는 대변 이식술에서 경미한 합병증이 각각 56% 60%로 보고됐고, 표준치료군에서는 합병증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단일군 연구(25편) 가운데 2편의 연구에서 주요 합병증인 폐렴, 흡인 및 미세천공이 각각 2.5% 3.3%로 보고됐고, 그 외 연구에서는 경미한 합병증이 0~60%로 나타났다.

설사 증상 개선율은 표준치료인 항생제 치료보다 월등한 효능을 발휘했다.

세부적으로, 설사 증상 개선율을 보고한 29편의 문헌을 보면 개선율이 대변 이식술군은 최대 94%까지 나타났지만 항생제 치료군은 31%로 보고됐다. 8주 이내 재발률도 대변 이식술군은 10%로 63%인 표준 치료군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치료가 필요한 주합병증 발생 사례가 적고 합병증 대부분이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돼 대변 이식술은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존 항생제 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대변 이식술은 설사 증상 개선율이 63.6~100%를 보여, 재발성 또는 기존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CDI 환자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염증성 장질환 악화 가능성 주의"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에 관한 보고가 많지 않고 대부분 경미한 합병증(일시적인 설사, 변비, 복통)만 보고되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고려의대 이범재 교수(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는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내시경 시술과 관련된 천공이나 출혈, 진정과 관련된 흡인성 폐렴 등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독성거대결장(toxic megacolon)과 같은 중증 CDI에 대한 대변 이식술의 안전성 및 치료 성공률에 대한 근거도 아직 부족해 이 부분 역시 연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Korean J Gastroenterol Vol. 69 No. 4, 203-205).

또 "일반적으로 대변 이식술은 고령이나 면역 저하자에서도 안전하지만, 기저질환으로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이식술을 시행한 이후 염증성 장 질환이 되레 악화했다는 연구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이 교수가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대변 이식술을 시행한 환자 중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이 발생했다(Am J Gastroenterol 2014; 109:1065-1071).

반면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Gea A. Holtman 박사팀은 논문을 통해 대변 이식술이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오히려 대안적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받은 소아 환자 1120명을 대상으로 대변 이식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대변 이식술을 받은 환자가 표준 치료군 대비 증상이 0.16배 더 좋아졌다(JAMA Pediatr. August 14, 2017).

연세의대 박수정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도 "향후 연구결과가 좀 더 축적되면 CDI 환자뿐만 아니라 궤양성 대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를 위한 대안적 치료법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여자 병원균 감염 위험…선별검사 철저해야"

대변 이식술의 임상적 확대를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하나 더 있다. 이식술 시행에 앞서 적합한 공여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공여자를 선택하기 위해 철저한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범재 교수는 "대변 이식술은 다른 종류의 이식과 마찬가지로 공여자의 병원균이 수여자에게 감염될 잠재적 위험이 높아 철저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변 이식술에 앞서 권고되고 있는 선별검사에는  △A/B/C형 간염, 에이즈, 매독에 대한 혈청 검사 △대변 검체에 대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독소 장내 병원균 배양검사 △기생충 및 충란 검사 △Giardia 및 Cryptosporidium 항체 검사 등이 있다.

박수정 교수도 대변 제공자에 대한 과거병력과 현재 건강상태, 가족력, 장내 병원균 및 기생충 감염여부 등을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간염 환자와 헬리코박터 보균자, 여러 감염성 질환자를 비롯해 비만인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 등은 처음부터 제외 대상이다.

박 교수는 "건강한 미생물을 얻는 것이 치료의 관건인 만큼 좋은 대변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다양한 공여자 검사를 통해 엄격한 조건을 충족한 일반인으로부터 얻은 대변을 별도 특수처리를 통해 이식술에 필요한 장내 미생물 용액으로 제조해 환자의 장 속에 주입하는 만큼 안전성에 그만큼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대변 제공자의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일반인의 대변을 모아 두는 대변은행을 운영 중"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중장기 계획을 갖고 관련 시설 운영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박 교수는 소화기내과와 감염내과 및 진단검사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국내 첫 대변 이식술 전문진료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진료에 나섰다.

다만 대변 이식술은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본인부담금이 높아 치료 접근도가 어렵다. 이에 박 교수팀은 대변 이식술의 임상성과를 모아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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