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이어 약 10년 만에 업데이트…성과지표 17가지·질 지표 7가지 제시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AHA·ACC)가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를 10여 년만에 개정했다.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는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및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NSTEMI) 환자 관리를 표준화하고 의료 질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다. 

AHA·ACC는 그동안 발표된 가이드라인 및 성명서 등을 근거로 2008년 제시한 임상 평가지표 중 일부를 수정 또는 새롭게 추가해 성과지표(performance measures) 17가지와 질 지표(quality measures) 7가지를 제시했다.

평가도구 개발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은 미국 베일러의대 Hani Jneid 교수는 "2008년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가 발표된 후 개정된 가이드라인 권고안 등을 반영한 새로운 도구 개발이 필요했다"며 "총 11개 가이드라인과 성명서 등을 근거로 임상에서 환자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지난달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성과지표-체계적 관리 집중한 지표 추가·의료기관 수행도 높은 지표 삭제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 중 성과지표는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지표를 추가 또는 개정했다. 단 의료기관에서 수행도가 높은 지표는 이번 평가도구에서 제외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4가지다. 

먼저 STEMI 환자가 병원 밖에서 심장마비를 경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면, 즉시 혈관조영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혈관조영술은 임상에서 심질환 평가에 용이하고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어 심근경색 환자가 보전적 치료를 받았다면 허혈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퇴원 전 비침습적 부하검사(noninvasive stress testing)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심근경색의 진단 표지자인 트로포닌은 심근경색 증상 발현 후 6시간 이내에 검사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급성 심근경색 환자들의 예후, 합병증 등을 추적관찰할 수 있도록 지역 또는 전국 단위의 등록연구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10여 년 동안 여러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되면서 4가지 지표도 변경됐다.

주목할 점은 약물요법의 변화다. 2008년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에서는 환자 퇴원 시 처방해야 할 약물로 클로피도그렐을 제시했었다. 이후 같은 P2Y12 수용체 길항제 계열인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이번 지표에서는 특정 약물이 아닌 P2Y12 수용체 길항제를 퇴원 시 처방해야 한다고 수정했다.

아울러 지난 임상 평가지표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퇴원했을 때 스타틴을 처방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2013년 ACC·AHA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포함한 모든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스타틴을 투약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좌심실 수축기능 평가'라는 지표가 '좌심실 박출률 평가'로 수정됐으며, 환자가 심장 재활치료를 거부하더라도 환자를 심장 재활치료로 의뢰하지 못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성과지표에서 제외된 내용은 1가지로, '입원한 성인 환자에게 금연을 조언 또는 상담한다'는 지표가 삭제됐다. 모든 의료기관 및 의료진이 금연관리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질 지표-전면 개정…새로운 7가지 지표 명시

성과지표와 달리 질 지표는 전면 개정된 점이 눈에 띈다. 이전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 중 질 지표 8가지 항목 대신 7가지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우선 NSTEMI 환자의 경우 위험도 계층화(risk stratification)를 이용해 예후를 평가하고, 고위험군이라면 24시간 이내에 조기 침습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는 NSTEMI 환자 치료 시 적절한 치료전략 및 치료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병원 밖에서 심장마비를 겪어 혼수상태인 STEMI 환자에게는 저체온치료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약물요법에 대한 질 지표에는 △알도스테론 길항제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프라수그렐 △아스피린 처방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먼저 STEMI 및 NSTEMI 환자가 퇴원할 경우 알도스테론 길항제 치료가 가능하다면 처방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2013년 ACCF·AHA STEMI 가이드라인 및 2014년 AHA·ACC NSTE-ACS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치료전략을 권고하고 있기에 이번 질 지표에 적극 반영했다.

급성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NSAIDs를 부적절하게 복용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심근경색 환자가 일과성 허혈발작 또는 뇌졸중 과거력이 있다면 퇴원 시 프라수그렐 처방에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를 지표에 담았다. 이들이 프라수그렐을 복용할 경우 실질적 임상적 위험(net clinical harm)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FDA는 이를 블랙박스 경고문으로 삽입해 처방에 주의를 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심근경색 환자가 퇴원할 경우 티카그렐러와 함께 고용량 아스피린을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지표에 추가됐다. 이 역시 FDA의 블랙박스 경고문에 삽입됐으며, 아스피린 100mg 이상을 티카그렐러와 복용하면 효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Jneid 교수는 "새로운 심근경색 임상 평가지표를 이용해 환자 예후를 개선할 수 있으며, 이번 도구는 향후 표준 평가지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의료진과 의료기관은 이번 임상 평가지표가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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