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간 및 삶의질 개선효과는 일부...혁신성 언급하기 일러

▲ ASCO 2017에서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항암신약들

새로운 항암신약 상당수가 생존기간 개선 또는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BMJ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유럽에서 허가된 새로운 항암제의 생존기간 개선 및 삶의질 개선 효과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10월 4일자 온라인판으로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항암제 48개가 허가됐으며, 총 적응증은 모두 68개이다.

이번 분석을 위해 킹스컬리지런던 Courtney Davis 박사팀은 공식 발표된 규제 및 과학적 보고서를 참고했고, 시판 후 임상연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연구 데이터도 활용했다.

68개의 적응증 중 33개는 첫 시판 허가이었고, 나머지 35개는 적응증 확대였다. 또 이중 10건은 조건부 허가였으며, 11건은 희귀의약품 지정이었다.

연구 결과, 시판허가 당시 시점을 기준으로 생존기간 개선율은 35%로, 68개 적응증 중 24개에 불과했다. 생존기간 개선 범위는 1.0~5.8개월(중간값 2.7개월)이었다. 또한 같은 시점에서 삶의질 개선율은 10%로, 68개 적응증 중 7개였다.

생존율 개선 효과가 없는 44개 적응증 중 시판 후 조사에서 생존기간 개선 및 삶의 질 개선 근거를 입증한 비율은 각각 7%와 11%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평균 5.4년의 시판 후 추적관찰 결과에서도 절반 가량의 적응증은 생존기간 및 삶의질 개선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68개 암 적응증 중 35개(51%) 만이 기존 치료 옵션, 위약, 치료 추가 요법 대비 생존기간 개선(26/35) 또는 삶의 질 개선(9/35) 효과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영국 킹스컬리지런던 글로벌 보건 및 사회약물학 Courtney Davis 박사는 "정부가 보건의료시스템을 통제하는 환경에서 임상적 효과가 부족한 약물이 허가되고, 보험화가 이뤄지면 환자들이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 중요한 자원을 낭비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공평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가 나오면서  지난 2015년 10월 JAMA에 발표된 포틀란드 오레곤 보건 및 과학의대 Vinay Prasad 박사의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이번에 발표된 것과 유사한 연구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미FDA의 승인을 획득한 항암제의 생존기간 및 삶의 질 개선효과를 분석한 연구이다.

이 기간 동안 FDA는 54개의 약물을 첫 시판 허가했는데, 전체 약물의 67%인 36개가 생존기간 및 삶의질 개선 근거가 없었다. 이후 평균 4.4년의 시판 후 추적관찰에서도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5개에 불과했다.

Prasad 박사는 "2008년 이래로 많은 항암제가 허가되고 있지만 전체 생존기간 개선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허가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따라서 시판 후 연구를 통해 허가되고 있는 항암제의 효과를 재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가 나옴에 따라 국내에서도 최근 도입되고 있는 고가 항암신약이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시판후 연구를 통해 전향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