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 Symposium

좌장 배재문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좌장 육정환
울산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지난 7월 21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수술 후 발생하는 급성 빈혈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미국의학협회지 JAMA에 게재된 FAIRY 연구 결과에 대한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배재문 교수(성균관의대)와 육정환 교수(울산의대)가 좌장을 맡고, 김영우 교수(국립암센터)가 연자로 나서 위암 수술 후 철분제 정맥 주사의 효과를 관찰한 FAIRY 연구 결과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지는 FAIRY 심포지엄을 취재하여 아래와 같이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Effect of Intravenous Ferric Carboxymaltose Among Patients with Acute Anemia
 

김영우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위암센터 위암외과

"FAIRY 연구,  Ferric Carboxymaltose의 효능 확인
위절제술 후 발생한 급성 빈혈의 치료로 
Ferric Carboxymaltose 제시"



FAIRY 연구 진행 배경
위암수술 후 환자가 겪는 빈혈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수술 중 출혈로 인한 전해질, 수분 등의 손실을 수액으로 보충할 때 급성 빈혈이 발생한 치료법은 수혈ㆍ철분 복용ㆍ자연 치유 등 3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기존 방법이 수술 후 빈혈 치유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암 수술 환자에 대한 무분별한 수혈은 오히려 감염과 면역반응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에 2007~2009년 사이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수술 후 1주 이내 급성 빈혈(hemoglobin 수치 9 g/dL 미만)이 발생한 환자 368명을 대상으로 정맥주사 철분제(intravenous-iron sucrose)로 치료하거나 치료 없이 관찰을 진행했다. 

정맥주사 철분제 치료군 63명을 대상으로 Fe3+ (200 mg) 10 mL를 100 mL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이틀에 한번 주사했고, 대조군 60명은 치료 없이 관찰했다. 이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발생한 급성 빈혈에 정맥주사 철분제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좋은 대안으로 판단됐다. 

이에 더해 2009년 NEJM에는 철분 결핍이 동반된 심부전 환자에서 FCM (ferric carboxymaltose) 치료가 증상과 기능용량,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는데, 이 연구 결과에 주목해 급성 빈혈의 치료에서 FCM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구상하게 됐다. 

급성 빈혈 치료의 중요성
빈혈은 잘 알려져 있지만, 간과되고 있는 임상 증상 중 하나로, 1990년과 2010년 병인에 따른 빈혈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인구 10만명 당 약 2만명 정도가 빈혈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한 증상인 만큼 빈혈을 미리 치료한다면 위암 수술 전후 및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혈이나 빈혈의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암 환자가 느끼는 피로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빈혈임을 고려할 때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외과 및 종양내과 영역에서 빈혈의 관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FAIRY 연구의 대상 증상인 급성 빈혈은 수술 시 출혈이 발생했을 때 수액(fluid)으로 보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석성 빈혈(dilutional anemia)을 의미한다. 급성으로 발생하며, 환자의 혈량은 정상이고, hemoglobin의 농도가 희석된 유형이다. 

환자의 활력징후, 산소 포화도는 정상이며, 증상도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관찰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표준치료도 정립돼 있지 않지만, 급성 빈혈에 의해 환자가 쇠약해지거나 피로, 기억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FAIRY 연구 디자인
환자맹검, 무작위, 위약군 대조 3상 연구인 FAIRY 연구는 정맥주사 철분제로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하게 급성 빈혈을 교정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시작된 연구이다.

대상 환자는 20세 이상이고 위암으로 인해 위절제술을 받은 후 퇴원을 계획하는 5~7일 시점에 hemoglobin 수치가 7 g/dL 이상 10 g/dL 미만인 중등도 빈혈 환자 454명이었다(평균 나이 61.1세, 여성 54.8%, 평균 hemoglobin 수치 9.1 g/dL). 

환자들은 위암진행 정도(위절제술 후 보조항암요법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stage I, 필요한 경우 stage II~IV)를 기준으로 2개의 하위군, 연구 기관을 기준으로 7개의 하위군으로 나누었으며, 독립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인 e-Velos 시스템을 통해 FCM 치료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해 12주간 관찰했다<그림 1>. 

 

 

FCM은 환자의 체중을 기준으로 50 kg 미만인 경우 500 mg (1 vial), 50 kg 이상인 경우 1,000 mg (2 vial)의 고정용량으로 투여했고, 3주 시점에 혈중 ferritin 수치가 낮을 경우 추가 투여했다. 위약은 FCM과 색상을 동일하게 해 투여 시 환자가 알지 못하도록 단일맹검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1차 평가변수는 12주까지 기저 시점 대비 hemoglobin 수치가 2 g/dL 상승했거나 11 g/dL 이상을 나타내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 수로 정의했고, 추적관찰은 3주, 12주 시점에 진행해 임상의의 판단 하에 수혈이나 추가 치료를 진행했다. 

FAIRY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 분석 결과, 기저 시점 대비 hemoglobin 수치가 2 g/dL 상승했거나 11 g/dL 이상인 환자 수는 73.3% (315/430)였고, FCM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92.2% (200/217), 54.0% (115/213)로 임상적 중요성을 의미하는 두 치료군 간 차이의 절대값(absolute difference)은 38.2%(95% confidence interval [CI], 33.6~42.8; p=0.001)로 나타났다<그림 2>.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FCM 치료군은 혈중 ferritin 수치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기저 시점의 평균 혈중 ferritin 수치는 FCM 치료군이 115.9 ng/mL, 위약군이 137.1 ng/mL로 확인됐으나, 12주 시점에는 FCM 치료군이 233.3 ng/mL, 위약군이 53.4 ng/mL로 두 치료군 간의 차이의 절대값은 179.9 ng/mL (95% CI, 150.2-209.5; p=0.001)였다. 

Transferrin 포화도 역시 FCM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됐는데, 기저 시점의 평균 transferrin 포화도는 FCM 치료군이 10.8%, 위약군이 10.5%로 나타났으나, 12주 시점에는 FCM 치료군이 35.0%, 위약군이 19.3%로 두 치료군 간 차이의 절대값은 15.7% (95% CI, 13.1~18.3; p=0.001)로 확인됐다<그림 3>. 

 

 

또한 수혈, 또는 경구철분제를 이용한 빈혈 관련 대체 치료(alternative management)가 필요했던 환자의 비율은 FCM 치료군에서 1.4%, 위약군에서 6.9%로 두 치료군 간 차이의 절대값은 5.5%(95% CI, 3.3~7.6; p=0.006)로 나타났고, 이상반응은 FCM 치료군에서 6.8%, 위약군에서 0.4%로 더 많이 발생했으나 심각한 이상반응은 두 치료군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 

환자의 삶의 질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사정하기 위해 30문항으로 구성된 EORTC QLQ-C30 (The European organization for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cancer)을 사용해 측정했다. 측정 결과에 의하면 역할기능, 사회기능, 피로, 호흡곤란에 대해 FCM 치료군과 위약군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으나, 10점 이상의 차이를 보인 항목은 없었기 때문에 미리 정의한 대로 삶의 질 부분에서 두 치료군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다. 

1차 평가변수에서 hemoglobin 수치를 통해 치료 반응이 확인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위분석을 실시한 결과, FCM 치료군은 나이, 성별, 항암화학요법 시행 여부, tumor, node, metastasis (TNM) 병기, 위절제술 범위, 혈중 ferritin 수치, transferrin 포화도 수준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위약군 대비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4>.

 

 

이러한 결과는 모든 하위군에서 유의했으며(p=0.001), odds ratio뿐만 아니라 relative risk에서도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위절제술 시행 후 급성 빈혈이 발생한 환자에서 FCM의 투여는 위약 대비 12주 시점에 hemoglobin 반응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등록된 환자들의 생존율에 대한 추적관찰 연구인 FAIRY II 연구와 FAIRY 연구보다 규모를 확장해 항암화학요법 전에 빈혈을 치료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에 미치는 결과를 확인하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FAIRY III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결론
FAIRY 연구는 위절제술 후 확인된 급성 빈혈의 치료에 있어서 FCM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로, 철분 결핍과 관계없이 큰 수술 후에 흔히 볼 수 있는 급성 빈혈까지 모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JAMA에 발표됨으로써 FCM을 급성 빈혈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한데 있어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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