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인요양병원 쳐내기 시작됐나?
정부의 노인요양병원 쳐내기 시작됐나?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7.09.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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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국가책임제, 재활의료기관 지정제 등의 정책에서 제외 ... 요양병원협, "의도적 소외" 반발
▲ 15일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노인요양병원협회가 치매국가책임제 등 중요 정책에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노인요양병원을 제외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5일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추계 학술세미나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들은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모 요양병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요양병원이라는 제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어려움 속에서 노력해왔는데, 치매국각책임제도 등 많은 곳에서 요양병원을 소외하고 있다"며 "애국심마저 없어지려고 한다. 정부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원장은 "치매국가책임제를 얘기하면서 간병비을 배제한다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치매는 간병비를 책임져야 진정으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치매안심요양병원에서도 간병비를 환자가 부담하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노인요양병원협회 이필순 회장도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정부가 새로 발표한 문재인케어 노인의료정책은 요양병원을 차별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1년 전체 의료비가 65조이고 65세 이상 노인의료비가 25조(38%)이고 요양병원 총 의료비가 4조 8천억(7.3%)이다. 이 정도면 최저 임금, 최저 수가"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환자 안전관리 수가 개편,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등 대부분의 노인요양병원을 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요양병원 '처내기'라는 강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조항석 정책위원장(연세노블병원장)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치매국가책임제, 재활의료기관 지정제 등 일련의 정책에서 요양병원이 배제된 것은 역차별이자 노인인권침해 행위"라며 "정부가 요양병원을 쳐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까지의 노인요양병원의 역할을 인정하고 적정한 보상과 차별을 철회해야 한다"며 "난립하는 요양병원이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한 정책은 요양병원 차별정책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정부는 여러 정책에서 요양병원을 제외해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우선 환자 안전관리 수가 개편이다. 지난해 7월 29일 제정 시행된 환자 안전법에 따라 요양병원도 환자안전 전담 요원 배치,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을 하고 있으며 요양병원 의무인증에서도 정규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수가 개편에서 요양병원을 포함하지 않았다.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급성기 병원은 자율인증이고 요양병원은 의무인증인 것. 노인요양병원 측은 요양병원에만 과도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인증요양병원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가치매책임제를 시행하면서 정부는 중증치매 환자 산정특례 적용에서 본인 부담을 연간 최대 120일까지 10%로 낮추기로 했다. 그런데 요양병원은 60일까지만 인정된다. 

▲ 노인요양병원협회는 정부가 의도적으로 요양병원을 정책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연간 최대 120일까지 추가 인정하는 기준이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신경과 또는 정신과 전문의가 인정한 경우"라며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신경과, 정신과 전문의는 인정을 못한다는 것이다. 환자는 60일만 혜택을 받고 그 후 60일에 대한 10%는 혜택을 못 받아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다른 병원을 찾아 다녀야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에서도 제외됐다"며 "재활의학과 전문의 최소 3명, 물리치료사 등의 규정이 있음에도 요양병원을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정부가 그동안 요양병원이 노인의료에 해 온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고려의대 박건우 교수(고대안암병원 신경과)는 치매안심센터는 치매근심센터가, 치매안심요양병원은 치매불안병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간 의료기관을 소외하면서 추진하기 때문이란 것.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치매국가책임제를 표명하면서 보건복지부에 치매정책과가 생겼고 현재 6명의 공무원이 우리나라 치매 정책을 짜고 있다. 그동안 치매를 국가가 책임지고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치매는 민간 병원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건소 등을 축으로 하는 공공병원이 치매를 책임지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치매를 담당했던 민간병원과 공존해야 성공할 수 있다. 민간의료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최근 노인요양병원에 대한 정부 정책은 사기를 꺾는 일이다. 민간의 사기를 올려주면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요양병원이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박 교수는 꼬집었다. 요양병원들이 정책에 캐릭터를 자주 바꿔 정부가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요양병원들이 전문화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정부 정책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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