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더스-시나이 병원 심혈관질환 전문의 노먼 레포어 박사

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PCSK9 억제제'. 이를 통해 맞춤형 지질치료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강력한 LDL-C 강하 효과를 무기로 최적의 비스타틴 치료제로 비상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싼 비용, 적응증의 한계와 이에 따른 처방 환자 수 부족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되고 있다.그럼에도 PCSK9 억제제가 급성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 위험 감소에 이점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질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알리로쿠맙(제품명 프랄런트)과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 그리고 현재 개발이 중단된 보코시주맙까지 3가지 PCSK9 억제제 임상에 참여한 미국 시더스-시나이 병원 심혈관질환 전문의 노먼 레포어 박사를 만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의 지질관리 중요성과 PCSK9 억제제 출연 의의를 들어봤다.Q. PCSK9 억제제 관련 임상에 많이 참여했는데 계기가 무엇인가?PCSK9 억제제를 제조한 3개 제조사의 임상에 모두 참여했다. 알리로쿠맙 관련 6개의 ODYSSEY 프로그램에 수석 연구자로 참여했고, 2개의 에볼로쿠맙 임상 및 보코시주맙의 임상에도 참여했다.이유는 환자들에게서 심혈관계 사건(CV event)과 관련해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틴 불내성 환자들, 또는 최대 내약 용량(MTD)의 스타틴을 사용했음에도 심혈관계 사건을 겪는 환자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을 겪었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PCSK9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유효성 등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고 싶었다.일반적으로 스타틴을 사용하면 심혈관계 사건 위험도가 약 3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표준요법으로 치료해도 LDL-C 강하 또는 심혈관계 사건 발생 빈도 감소 등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아 PCSK9 억제제가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Q. 알리로쿠맙 관련 ODYSSEY OUTCOMES 연구가 ACS를 동반한 환자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ACS 환자들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ACS 환자들은 심혈관계 사건 재발율이 매우 높아 LDL-C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고위험군에 속하고, PCSK9 억제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가장 높은 군이라고 생각한다.또 기존 SPIRE 또는 FOURIER 연구에서는 ACS가 동반된 환자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ACS 동반 환자에게 있어 PCSK9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실제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알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번 ODYSSEY OUTCOMES 연구가 ACS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PCSK9 억제제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Q. 아시아에서 PCSK9 억제제를 적용할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나.LDL-C 수치를 가장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과 관련된 통계는 한국과 서구 국가들의 데이터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환자들의 스타틴 순응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있는데, 일부 보고에 따르면 스타틴 처방 1년 이후 복약순응도가 약 50%까지 감소하고, 고위험군 환자의 약 70%는 여전히 LDL-C 목표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틴 불내성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이번 국제지질동맥경화학회(ICOLA) 학술대회에서 한국인의 LDL-C 목표수치가 얼마나 잘 조절되고 있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볼 수 있었는데, 2005년과 지금 시점을 비교했을 때 한국인의 LDL-C 수치와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전체적으로 상승한 추세임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고위험군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본다.
 

Q. 스타틴 단독요법 또는 에제티미브 병용으로 LDL-C조절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PCSK9 억제제가 필요한가? 

PCSK9 억제제가 필요한 첫번째 이유는, 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 만으로 모든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의 10% 정도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다. 또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LDL-C 수치 강하 효과가 모든 환자에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둘째, 스타틴 불내성 환자, 이종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 등 스타틴만으로 LDL-C 수치가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선별적이고 강도 높은 치료 접근이 필요해서다. 죽상경화증이 악성으로 발현되는 환자는 가장 즉각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군이다. 최대내약용량의 스타틴 요법에도 불구하고 LDL-C 수치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 ACS가 동반된 환자, 죽상경화증의 합병증이 나타나는 젊은 연령대의 환자, 경동맥, 관동맥, 말초동맥 등 다양한 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즉, 환자에 대한 선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타틴 중심의 치료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종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와 스타틴 불내성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환자에 대해서 PCSK9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Q. PCSK9 억제제의 LDL-C 강하 효과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렇다면 LDL-C 수치를 계속 강하시키는 게 좋은 것인가, LDL-C 수치가 너무 낮았을 때 문제는 없나.

LDL-C 수치가 15mg/dL까지 떨어져도 별다른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기간의 연구도 있다. 또 알리로쿠맙 임상 시험에 포함된 환자군의 데이터에서도 (낮은 LDL-C 수치가) 환자들의 신경인지적 측면이나 당뇨, 지용성 비타민의 합성, 코르티솔의 합성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OURIER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낮은 LDL-C 수치에 의한 특이적인 별도의 안전성 문제가 나타나지 않아 지금까지는 LDL-C 수치가 낮아진다고 해도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LDL-C 수치를 강하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죽상경화증 환자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존재하는데, 특히 가장 악성의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PCSK9 억제제에 접근 가능해야 된다. 

Q. 향후 PCSK9 억제제를 사용하게 될 한국의 의료진에게 조언을 한다면?

PCSK9 억제제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 또 임상에서 환자를 볼 때에도 위험성 정도에 따라 환자를 잘 구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에 노출된 환자가 누구인지 구별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과거 허혈성 심혈관계 사건을 겪은 병력이 있는 환자나 당뇨 등이 동반된 환자들인데, 당뇨 등을 동반한 환자들의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고 만성심장질환자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들처럼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이 누구인지 잘 알아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제제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다. 현재 ACS 환자를 포함한 ODYSSEY OUTCOMES 연구 데이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그 결과가 상당히 기다려진다. 앞으로도 이 계열에 대해서는 연구해야 할 점이 많고, 궁극적으로는 가이드라인도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