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산업 > 제약기획
공공제약사 논의 본격화...“건강권 확보” vs “산업군 위축”정부, 연구용역 착수…시민단체도 긍정적
제약계 "민간시장 생태계 파괴될 것" 우려
양영구 기자  |  ygyang@mo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호] 승인 2017.09.05  06:05:3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최근 정부와 국회의 공공제약사 설립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와 시민사회단체는 공공제약사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약업계는 정부의 민간 시장 개입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공공제약사 설립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찬반 논쟁과 해외 사례를 살펴봤다. 

공중보건 위기대응 효과 '공공제약사'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공공제약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 예산을 들여 국가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공공제약사를 설립하고,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범정부 국가필수의약품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핵심. 

권 의원은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에 따른 공중보건 위기상황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권 의원은 해당 법안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제약사를 설립·운영, 국가필수의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공중보건위기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공제약사는 국가필수의약품 생산과 유통,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부속기관으로 국가필수의약품연구소, 유통센터 등 필요한 기구를 둘 수 있다.

공공제약사 설립이 현 정부의 대선공약에도 포함된 만큼 정부도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국가 필수의약품 컨트롤타워 운영방안과 공공제약사 설립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내용의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가필수의약품 컨트롤타워 도입 필요성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및 관리를 위한 공적 역할의 범위 △필수의약품의 공공적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공공제약사 도입, 위탁생산 등 실행방안 등을 모색하고, 이를 공공제약사 설립 추진을 위한 법률작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공공제약사 설립에 공감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거 관련 토론회에서 "기회비용으로 인해 최소한의 수익성 보전만으로는 시장실패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필수의약품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산됐던 '공공백신센터'와 유사…해외에서는?

실제로 정부가 공공제약사를 운영하는 국가는 인도네시아, 태국과 같은 의약품 생산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 또는 제약산업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는 인도 정도에 불과하다. 

태국의 공공제약사 GPO는 HIV/AIDS 치료제,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와 희귀의약품, 해독제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인도 국영제약사 HAL은 필수의약품의 자급자족을 달성하고자 항생제, 항진균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제약사는 제네릭과 백신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지난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공제약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검토 작업을 추진하다 업계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방향을 선회, 질병관리본부 차원에서 공공백신센터 설립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대한백신학회가 발표한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최적화 모델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바람직한 운영 모델로 일본의 NIBIO처럼 관련 연구역량을 갖춘 대학이 헤쳐모여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백신 관련 연구를 추진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백신학회는 보고서에서 "선진 백신센터의 사례연구를 통해 한국형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성공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운영의 자율성과 유연성으로 나타났다"며 "원활한 예산확보 가능성을 전제로 가능한 일본 NIBIO처럼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는 의료계 vs 부정적인 산업계

   
 

국회와 정부의 공공제약사 설립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자 제약업계와 시민사회는 상반된 견해를 보인다.   

우선 제약업계는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약품 생산시설 가동률을 고려할 때 공공제약사 설립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공공제약사를 운영 중인 국가는 역량 부족으로 국가기반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게 대부분이다. 기존 제약사의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의약산업협회도 "별도의 공공제약사 설립 시 막대한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민간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제약업계 전반적으로도 공공제약사 설립에 부정적이다.  

한 국내사 관계자는 "공공제약사가 시장에 투입되면 민간 제약사들의 경쟁력 저하로 산업군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며 "민관협력을 통해 안정적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국내사 관계자는 "선의로 공공제약사를 설립해도 결국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왜 정부가 나서 경쟁 구도를 만드는가"라며 "공공제약사 설립은 또 다른 시장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국가주도의 필수의약품 생산 요구가 지속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공제약사 설립에 공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공제약사가 민간제약사의 자발적 의지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할 법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일부 환자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의약품이 존재하는데 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는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는 물론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공공제약사 설립을 위한 법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측도 "공공제약사를 통해 타미플루처럼 국내 공급이 부족할 때 특허권을 공적으로 시행하는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며 "공공성이 강한 독자적 R&D 추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양영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