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200여명 추산...넥사바와 경쟁구도 형성

방사선 요오드 불응 갑상선암을 치료하기 위한 선택지가 늘어나 의료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에자이의 표적항암제 '렌비마(렌바티닙)'가 그 주인공. 

렌비마는 지난 24일부터 수술이 불가한 방사성 요오드 불응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 1차 치료제로 급여가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 넥사바(소라페닙)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갑상선암은 암세포 분화가 정상세포와 유사한 성질을 보여 방사성 요오드를 통해 대부분의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응을 하지 않을 경우 넥사바외에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었다. 최근 렌비마의 급여출시로 2가지 선택지를 가지게 된 셈이다.
     

▲ 아산병원 김원배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원배 교수(현 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는 "이번 렌비마의 보험급여로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분화 갑상선암에서도 치료 옵션이 확대돼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아 처음부터 치료효과를 최우선으로 하는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렌비마는 높은 반응률을 근거로 국제적인 암 치료 가이드라인인 2017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전이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에 있어 선호되는(Preferred) 약제로 권고됐다.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갑상선암 환자 39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렌비마의 무작위 3상 임상인 ‘SELECT’ 임상에 따르면, 렌비마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의 중앙값은 18.3개월로 위약 투여군(3.6개월)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 [95% CI]: 0.21 [0.16, 0.28]; P<0.001).

또, 렌비마 복용 환자군의 반응률은(ORR) 64.8%로, 위약군(2.0%) 대비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으며, 2%의 렌비마 투약 환자에게서 완전 관해, 63%에게서 부분 관해가 나타나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에서의 렌비마의 효과가 확인됐다. 

▲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

뿐만 아니라 렌비마 투약 환자군은 2개월(중앙값, 95% CI, 1.9-3.5) 만에 최초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렌비마의 신속한 작용이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임동준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의 경험을 공개했다.

임 교수는 "렌비마는 FGFR(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를 동시 억제하는 기전으로 효과적으로 종양 혈관 생성과 암 성장을 차단해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렌비마를 처방한 환자에게서 신속한 반응이 나타났으며, 환자들의 종양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방사성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는 200여명으로 추산된다. 반응률과 부작용 관리에서 어떤 약제를 선택할 것인지 판가름 날 것이란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넥사바와 렌비마 서브그룹을 본석한 결과를 보면 렌비마의 커버리지가 높았다"며 "부작용을 검토해서 신기능 문제가 있는 환자는 넥사바, 뼈 전이가 있는 경우 렌비마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2가지 약제를 다 사용했을 때 치료효과를 장기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국내는 급여기준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두 가지 약제가 환자를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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