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심장 CT 세계 최초 다기관 연구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

▲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2015년 15살 미만 소아 1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누적 노출량 결과를 조사해 98.4% 소아가 연간 2mSv(밀리시버트) 이하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울산의대 구현우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가 최근 또 다른 의미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는 선천성심장질환이 있는 소아에게 심장CT를 어떻게 촬영하느냐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병원에 따라, 의사에 따라, CT 기종에 차이가 있어 이대한 길잡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소아에게 제대로 된 CT, MRI 촬영법에 대해 오랫동안 천착해 온 구 교수가 세계 최초로 6개국 8개 기관에서 소아 심장 CT를 조사한 연구논문(Asian consortium on radiation dose of pediatric cardiac CT (ASCI-REDCARD)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최근 SCI 학술지인 Pediatric Radiology에 게재됐다.

- 이번 연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소아 심장CT는 찍는 사람, 방법, 기기에 따라 모두 피폭량이 다르다. 따라서 나라 별로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홍콩, 중국, 일본, 태국 등 6개 국가 8개 센터가 참여했다. 처음에는 11개 나라가 지원했지만 소아심장CT를 촬영하는 빈도가 낮은 국가는 제외했다. 

2014년 1월부터 12월까지 8개 센터에서 1043개의 소아 심장 CT 검사를 분석했다. 체중을 바탕으로 5개 그룹으로 나눴고,  Voulme CT 선량 지수, 크기 별 선량 추정치, 방사선 선적분선량과 유효 선량 등을 계산했다. 또 연령, 성별, 관전압, 스캔 모드 등이 심장 CT 선량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했다. 

- 이번 연구의 결론은 무엇인가?  
소아 심장 환자에게 효과적인 SSDE로 측정한 Volume CT 선량지수와 DLP 값(방사선 선적분선량)은 4.3-23.8mGy, 4.9-17.6mGy, 55.8-501.3mGycm, 1.5-3.2mSv 범위에서 변화를 보였다. 또 체중으로 나눈 5개 그룹에서도 1.5-3.2mSv로 제각각이었다. 이외에도 성별, 관전압, 스캔 모드 등이 심장CT 방사선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연구가 갖는 의미는? 
소아심장 CT에 대한 세계 최초 다기관 연구란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대한영상의학회에서도 다기관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대한영상의학회 임상연구네트워크 (RINK-CR) 다기관 임상연구 과제 지원사업'을 통해 다각도 지원을 하는 상황이라 더 값어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는 네 가지 CT 기종이 포함돼 있어 의사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CT 기종과 다른 의사들의 방사선량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 연구가 끝난 후 다른 의사보다 방사선량이 더 높은 의사들에게 피드백을 줬다. 기계의 문제인지, 다른 문제인지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수정할 수 있게 한 점도 의미 있는 점이다. 

- 이번 연구를 시작한 이유는?
소아청소년 영상의학과 의사로서 임상에서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소아에게 CT나 MRI 등을 많이 촬영한다. 특히 CT는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특히 2000년 정도부터는 CT의 영상기법이 좋아져 소아심장을 훨씬 잘 찍을 수 있게 됐다. 진료하면서 CT는 아시아인에게는 좋은 옵션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현장에서 소아 심장 CT를 좀 더 잘 찍을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을 항상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의사들에게 제안서를 냈고, 이중 소아심장 부분에 대해 연구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뜻을 모아 '아시아 심혈관 영상학회(ASCI)'를 창설했다. 내가 이 학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ASCI는 매년 한번씩 모임을 가졌는데, 객관적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2014년 서베이를 제안한 것이 최근 결과물을 보게 된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는 Size-Specific Dose Estimate(SSDE)란?

SSDE는 미국 쪽에서 사용하는 피폭선량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피폭선량을 셈하는 방법이 다르다. 일종의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 싸움이라 볼 수 있다. 유럽 국가는 1980년대부터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피폭선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런데 미국은 방사선량을 높게 줘 영상을 좋게 찍어왔다. 그러다 겨우 2000년대가 돼서야 관리를 시작했다. 문제는 세계적 학술지를 여럿 가진 미국이 논문을 심사할 때 SSDE를 사용하지 않으면 논문에서 떨어뜨리는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이번 논문을 쓰면서 SSDE의 제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앞으로 이런 갑질은 사라져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소아심장CT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올해 초부터 연구를 시작했는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현장에 있는 많은 의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들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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