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전 배사랑내과 김정일 원장

 

간은 늑골로 싸여 있으며 횡격막 아래 복강내에 있어 외상으로부터 보호가 쉬운 장기다.

반면 간 자체에는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종양이 있다해도 통증을 느낄 수 없고 간 피막에 종양이 침범한 후에나 복부 불편감,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 혹은 '우직하고 미련한 장기'라고 불린다.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배상랑내과 김정일 원장은 '간 보는 의사(?)'답게 간과 다른 듯 닮아 있다. 환자의 고민과 건강상태를 믿음직스럽고 우직하게 들어주는 면에서는 비슷했지만 현명한 조언과 처방을 내놓는 것은 다른 점이다.

◆맹장염에도 강행한 해외봉사, 환자들과의 약속 져버릴 수 없어

환자를 위한 우직한 마음은 해외봉사 일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김 원장은 아프리카 스와지랜들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출발 이틀 전 맹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만류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출국을 강행했다.

"제가 가지 않으면 내시경을 담당할 의사가 없었고, 이미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봉사단에 외과의가 계셔서 그 분만 믿고 간거죠. 다행이 약을 복용하면서 호전돼 무사히 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의 고마워하는 모습에 아팠던 기억도 씻은듯이 사라졌죠."

이처럼 성실함과 신뢰, 환자에 대한 배려는 김 원장이 진료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간 질환은 바이러스 질환이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일반 개원가에서는 다루기 힘들다. 약제 특성이 다양하고 내성이 발현되면 치료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약물 선택의 경험이 많이 필요한 분야다.

그러다보면 환자들이 대학병원 등 큰 병원을 찾게되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거나 경직된 분위기에서 만족할만큼의 상담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김 원장의 진료실은 문턱이 낮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저희 병원은 간과 심장에 특화된 1.5차병원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은 자세하고 성실한 설명에 고마움을 많이 표시하세요. 이렇게까지 자세한 설명은 처음이라며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환자분들도 계세요. 또 질환이나 건강상태외에 사회생활, 직장, 결혼 등에 대한 개인적인 상담도 많아요. 환자들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의사라는 뜻이니 제가 오히려 고맙죠"

◆적당한 운동은 간질환 예방 1등 공신

아쉬운 점은 간 질환은 증상이 많이 진행돼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것. 때문에 김 원장은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를 강조한다. 

"가장 흔한 증상이 소화불량, 피로감인데, 일반 사람들이 이 것만으로 간 질환을 자각하기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증상이 있으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고 간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죠. 간경변의 원인 70%가 B형간염인데 10년 후에는 B형간염도 완치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어요. 치료제가 나올때까지 간을 건강하게 보존하는게 중요해요." 

김 원장이 당부하는 생활습관 중 첫번째는 적당한 운동이다. 운동은 체력증진은 물론 지방간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하다. 김 원장 역시 진료가 끝난 후 매일 수영을 하고 있는데 대학병원 재직 당시 잦은 회식으로 생겼던 지방간이 사라졌다. 직접 운동의 효과를 경험했으니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두번째는 식이관리.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중요하고 과량의 진통소염제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균형잡힌 식단이 힘들다면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권한다.

마지막은 정기검진이다. 증상이 없어도 6개월마다 검진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김 원장의 열혈 상담은 좁은 진료실을 벗어나 온라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간질환 환자를 위한 일차의료기관 의사들이 모여 발족한 간사랑네트워크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간사랑네트워크는 간질환 환우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10여명의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임입니다. 환자들의 고민이나 상담글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죠. 게중에는 부정확하고 근거없는 정보가 있어 옥석을 가리는 역할도 하면서 환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나를 성장시키고 보람을 주는 존재

김 원장은 의사로서의 삶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군의관으로 복무할 때 의사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돌이켜보니 환자를 만나 관계를 맺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면서 마음도 위로해 줄 수 있는 보람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대 이후에는 정말 무엇이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트레이닝 받을때도 도망 한번 안갔죠."

그렇다면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의사, 소화기내과에서도 특히 간을 보는 의사가 된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자의반, 타의반에 의한 선택이었어요. 소화기내과에 관심은 있었지만 특별히 하고싶은 분야를 정하지 못했었는데 간질환을 보는 교수님께서 저를 선택하셨어요. 시쳇말로 찜(?) 당한 거죠. 하지만 만족합니다. "

병원의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나를 위해 성심성의껏 돌봐주는 의사'로 각인되고 싶다는 김 원장.   

"인터넷이 발달돼 있다보니 환자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오셔서 테스트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공부해야하는 것도 많고 지칠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경받는 의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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