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박종선
영남의대 교수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지난 7월 8일 경상대병원에서 심근경색연구회 하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의 심근경색 치료'를 주제로 한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박종선 교수(영남의대)가 좌장을 맡고 오석규 교수(원광의대)와 정영훈 교수(경상의대)가 연자로 나서 당뇨병 환자의 심근경색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과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APOLLO 연구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지는 심근경색연구회 하계 심포지엄을 취재해 아래와 같이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MI)의 치료
 

오석규
원광의대 교수
원광대병원 순환기내과

"MI 환자에서 장기적으로 
고혈당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 시 예후 개선
혈당은 적정 수치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율은 10.1%로,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해 65세 이상은 22.7%가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30세 이상 성인의 약 20%인 620만명이 공복혈당장애(당뇨병 전단계)로 성인 10명 중 3명은 당뇨병 환자 및 잠재적 당뇨병 환자인 셈이다(KDA/CDC,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2). 

더욱이 당뇨병 환자 중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한 환자는 30% 미만으로, 목표 당화혈색소 기준을 7% 미만(미국당뇨병학회 기준)으로 적용했을 경우 50.6%, 즉 환자 중 절반만이 혈당조절이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뇨병 환자 중 무려 약 80%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지만,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인지율과 치유율은 30% 내외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저항성과 연계된 죽상동맥경화증 
죽상동맥경화증은 동맥벽에 물렁물렁한 콜레스테롤의 덩어리가 생성되는 질환으로, 인슐린저항성과 연관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중 유리지방산의 과다를 초래한다. 과다 존재하는 유리지방산은 간으로 유입돼 일부는 산화되면서 당신생을 조장해 고혈당을 유발하고 나머지는 중성지방(triglyceride, TG)으로 축적된다. 

축적된 TG는 VLDL (very low density lipoprotein)에 실려 혈중으로 유리돼 고중성지방혈증을 일으킨다. 과량의 TG는 HDL-C을 감소시켜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유발한다. 동시에 과량의 TG는 종국에는 작고, 조밀한 small dense LDL (sdLDL)을 형성하는 것을 유도한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은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그리고 과다한 sdLDL 형성을 유발하고 이는 죽상동맥경화증 발생과 연관된다. SdLDL과 LDL-C은 함께 관상동맥질환에 영향을 주는데, sdLDL이 많은 경우 관상동맥질환(CHD)의 위험 및 심근경색(MI)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MI와 고혈당
일본에서 진행된 MEGA 연구에서 공복혈당장애(impaired fasting glucose, IFG) 환자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각각 2, 3배 증가했다. 미국 NCDR에 따르면, STEMI 및 NSTEMI 환자에서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경우 비당뇨병 환자에 비해 사망률과 출혈사건 발생률이 높았다. 

HORIZONS-AMI 연구에서 STEMI로 인해 PCI를 받은 환자 중 새롭게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의 비율은 낮게 나타났지만, 새롭게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사망률과 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위험이 높았다. 따라서 MI 환자에서 새로 당뇨병을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KAMIR-NIH 연구에서 AMI 환자가 고혈당을 동반한 경우 병원 내 사망률이 높았다. 그런데 기존에 당뇨병이 있었던 환자보다 당뇨병이 없었던 환자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같은 연구에서 내원 당시 혈당수치를 기준으로 5개군으로 분류했을 때, 기존에 당뇨병이 없던 환자에서는 고혈당군의 생존율이 낮았다. 하지만 기존에 당뇨병을 앓았던 환자군에서는 저혈당 환자군이 예후가 더 나빴다. 또 다른 연구에서 집중적인 혈당조절과 표준 혈당조절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교해보니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집중적인 혈당조절군에서 오히려 심각한 저혈당 발생이 문제가 됐다<그림 1>. 
 

 

앞선 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MI 환자에서 장기적으로 고혈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예후를 개선시키며, 적정 혈당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2012 ESC 가이드라인은 모든 STEMI 환자에게 혈당 측정을 권고하고, 혈당을 200 mg/dL 이하로 조절하며 90 mg/dL 이하로는 떨어트리지 않도록 권고한다. 

2014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NSTE-ACS 환자들에게 혈당이 180 mg/dL 이상이면 혈당조절 약제를 쓰되 저혈당 발생이 적은 약제를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제2형 당뇨병의 치료
Sulfonylurea는 많이 사용하는 당뇨병 치료제이지만 저혈당 유발이 주요 부작용이다. Metformin과 α-glucosidase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Thiazolidinedione 계열의 약제 중 pioglitazone은 MI 위험을 줄이는 데 반해, rosiglitazone은 MI 위험을 증가시킨다. DPP-4 차단제는 아직 장기간 데이터가 없다.

2009 ADA/EA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metformin을 가장 먼저 처방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권고한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basal insulin을 추가하거나 sulfonylurea를 추가할 수 있고 불충분하면 intensive insulin 요법을 시작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동맥경화증의 발생
당뇨병 환자에서는 특히 TG를 예의주시 해야 한다. 인슐린내성이 증가하면 자유 지방산이 증가해서 TG와 sdLDL-C이 증가하며 HDL-C이 감소한다. 인슐린내성이 증가하면 TG가 풍부한 지단백의 생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염증, 응고, 내피세포의 기능장애를 촉진시킨다. 단핵구가 염증 부위에서 활성화돼 대식세포로 분화되고, TG가 풍부한 지단백이 대식세포에 로딩돼 foaming cell이 생성되며, 이것이 축적되면 플라크가 돼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 합병증 예방을 위해 TG를 낮추고 HDL-C을 높이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관상동맥증후군의 위험요인 HDL-C와 TG 
Framingham Heart Study에서 낮은 HDL-C의 수치는 LDL-C의 수치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켰다. Framingham Heart Study 결과를 살펴보면, HDL-C이 45 mg/dL 미만인 환자의 경우 HDL-C이 65 mg/dL인 환자 대비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이 8배였다. 또한 PROVE IT-TIMI 22 연구에 의하면 중성지방이 150 mg/dL를 넘을 경우 CHD 재발 위험과 관련된 독립적 인자로, 이는 LDL-C를 보정하고도 의미가 있었다. LDL-C 130 mg/dL 이하이고 sdLDL이 39.6% 미만인 군 대비 sdLDL이 39.6% 이상 되면 위험도가 약 4배 상승한다. LDL-C이 130 mg/dL 이상인 군만을 비교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LDL-C의 농도가 같아도 sdLDL이 많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위험도가 상당히 증가한다.

당뇨병성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제
우선적으로는 statin 약제를 사용해 LDL-C을 적극적으로 감소시키는데, 최근 ezetimibe도 LDL-C을 감소시키는데 효과를 보여 추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statin과 ezetimibe는 HDL-C이나 TG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Nicotinic acid와 Fibrate는 TG와 sdLDL을 감소시키고, HDL-C을 증가시킨다. Fibrate가 nicotinic acid보다 부작용이 적어 일반적으로 더 선호된다. Omega-3는 TG를 감소시키지만, 다른 지질수치에는 영향이 없다. 

Fenofibrate의 임상적 유용성
FIELD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fenofibrate는 대조군 대비 non-fatal MI와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켰다. ACCORD-Lipid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fenofibrate+simvastatin과 대조약+simvastatin을 비교했더니 두 군간 심혈관질환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하위 환자군을 분석해 보니 HDL-C≤34 mg/dL & TG ≥204 mg/dL군에서 fenofibrate가 대조군 대비 심혈관질환 위험을 31% 감소시켰다. 

결론적으로 TG가 높고 HDL-C이 낮은 군에서 fenofibrate의 효과가 좋았다.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에서 fibrate의 효과를 비교한 메타분석에서, fibrate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었고, 특히 TG가 높거나 HDL-C이 낮은 환자군을 분석했을 때 위험도의 감소가 컸다. TG가 높은 경우 위험을 25% 감소시키고, HDL-C이 낮은 경우는 16%, TG가 높은 동시에 HDL-C이 낮은 군에서는 29%로 위험도를 가장 크게 감소시켰다. 

Pravastatin/Fenofibrate의 임상적 유용성
외국에서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면, 심혈관질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과 simvastatin 20 mg을 비교했을 때, 비HDL-C와 LDL-C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HDL-C은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군이 6.3 mg/dL, simvastatin군이 1.8 mg/dL 증가시켜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군에서 유의하게 효과가 좋았다(p<0.008). TG의 경우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은 28.6 mg/dL 감소, simvastatin군은 5.0 mg/dL 증가해 pravastatin/fenofibrate 40/160 mg군이 simvastatin군 대비 TG 감소 효과가 유의하게 뛰어났다(p<0.0001). 

결론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의 관리 시 statin 외 추가요법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1) 급성관상동맥증후군/말기신질환 기왕력자 및 혈관수술을 한 경우 ezetimibe를, 2) 고중성지방 환자의 경우(TG>500 mg/dL인 경우 필수, TG>200 mg/dL인 경우 가능) fibrate와 omega-3 FA를, 3)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 낮은 HDL-C인 경우 fibrate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APOLLO 연구
 

정영훈
경상의대 교수
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Pravastatin, 인슐린 내성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으면서 
LDL-C·TG 효과적으로 낮춰 
MACE 발생 위험 연구한 APOLLO 연구 귀추 주목"



APOLLO 연구 배경
TG와 HDL-C는 다른 위험요인이나 LDL-C 수치와 관계 없이 심혈관 사건과 관련이 있다. 

2016년 한국에서, MI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HDL-C 40 mg/dL 미만 또는 TG 150 mg/dL 이상일 때 statin은 불충분한 유익을 제공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또한, AMI 환자에서 TG/HDL-C의 높은 비율은 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와 관련돼 있고, 당뇨병 환자에서 낮은 HDL-C 수치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다. 

여러 연구에서 atorvastatin, simvastatin, rosuvastatin이 심혈관질환 위험은 감소시키지만, 혈당 수치를 올림으로써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atin은 심혈관질환 예방차원에서 유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statin 치료를 하되 정기적인 혈당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7년 한국에서 pravastatin이 인슐린 내성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으면서 LDL-C와 TG를 효과적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미 pravastatin 치료가 공복혈당 장애가 있는 당뇨병 환자 및 비당뇨병 환자에서 관상동맥 사건의 재발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과 장기간에 걸친 인슐린 저항성(IR)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할 수 있다는 점, 인슐린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다는 점 등이 알려져 있는 바이다. 

이에 따라, pravastatin은 다른 statin과는 달리 당뇨병의 위험 발생을 30%가량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그림 2>.  

 

 

따라서 APOLLO 연구에서 pravastatin/fenofibrate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와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APOLLO 연구 소개
이 연구는 다기관에서 진행되는 3년간의 전향적 관찰연구로, 20세 이상의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 약 3,088명을 대상으로 하는데 pravastatin/fenofibrate를 제외한 다른 이상지질혈증 치료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제외한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총 19개의 기관이 등록됐고 환자들은 pravastatin/fenofibrate 캡슐을 1일 1회 복용한다. 1차 평가변수로는 MACE의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률이며, 2차 평가변수로는 공복혈당, Hb1AC, 지질수치, hs-CRP, 그리고 다른 임상사건의 발생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시행되는 이 연구는 향후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