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시장 연평균 45% 성장...2018년 4910만 달러 규모 이를듯
의료용 로봇 국산화 전망도 밝아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의 로봇수술 장면(사진제공 : 세브란스병원)2005년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이 처음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후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로봇수술은 의료진의 편리성에 환자 만족도까지 높이는 신의료기술로 평가받으면서 국내에 빠르게 확산됐다.특히 로봇수술은 최소침습수술이 가능할 뿐 아니라 고화질의 3차원적 입체영상, 직관적 움직임, 손떨림 제거 및 관절을 이용한 자유로운 움직임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비뇨기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이에 따라 로봇수술에 대한 인식과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유일무이하다고 여겨져 왔던 인튜이티브서지컬 로봇수술기 ‘다빈치(da vinci)’의 영향력도 위협받고 있다. 거세게 불었던 로봇수술기 국산화 바람이 가시권으로 들어왔기 때문.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를 입증한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꼬리표 때문에 도입 10여 년이 지난 현재도 건강보험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이에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로봇수술 국산화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봤다.①국내 도입 10여년…로봇수술 어디까지 왔나②다빈치 독주 막아라…국산 수술로봇 맹추격③“정부, 부처간 협력 통해 임상·국제인증 지원해야”

4차 산업혁명이 보건의료산업 영역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바람 속으로 인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산업계 가장 큰 이슈로 자리 잡았던 알파고로 인해 의료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로봇수술을 하는 의료계 전문가들은 도입 초기에는 로봇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컸으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임상데이터가 쌓이고 기존 표준수술법보다 효과적이라는 결과들이 나오면서 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향후 의사들은 로봇의 힘을 빌려 수술을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의료용 로봇(Medical Robot)이다. 환자에게는 수술시간 단축과 출혈 및 수술 중 감염 가능성 감소 등 효과를 주고, 의료인에게는 수술에 따른 피로감과 수술 시 손떨림 현상을 최소화함으로써 더 적은 시간을 들여 환자를 치료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아서다. 

또 의료용 로봇을 수술에 활용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환자의 입원 기간 단축, 보다 적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소침습수술 덕에 치료 결과도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용 로봇은 의사의 조작에 따라 움직이거나 미리 작성된 수술 예비 계획 시스템에 따라 직접 수술을 진행한다. 

의료용 로봇은 1985년 산업용 로봇인 PUMA560을 뇌수술에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의료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품들이 개발됐으며, 2000년 로봇수술기로서 세계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수술 시스템이 로봇 수술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의료용 로봇이 여러 종류의 수술에 접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복강경 수술로봇은 수술자의 동작을 보조하기도 하고, 정형외과 수술로봇은 의사가 수술 시 취하는 동작의 정밀도를 확보해주기도 한다. 

또 뇌수술 보조로봇은 영상정도 등 수술 부위의 기하학적 정보를 보조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수술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의료용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2016년 49억달러에서 연평균 21.1%씩 성장, 2021년이 되면 12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술용 로봇이 전체 의료용 로봇 시장의 6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특히 우리나라 수술용 로봇시장도 연평균 45.1%로 성장하면서 2018년까지 491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로봇수술의 메카로

로봇수술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가 로봇수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로봇수술 분야의 리딩제품이라 할 수 있는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은 2006년 기준 미국에 500여 대가 보급될 동안 아시아권에는 20여대가 보급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5년에 이미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권에서는 트렌드세터였음을 알 수 있다.  

의료용 로봇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10여 년이 지나 국내 49개 병원에서 총 65대(2017년 3월 기준)의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활발한 수술 건수와 연구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8840여 건의 로봇수술이 진행됐다.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정웅윤 교수(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는 "2008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에서 로봇수술이 늘고 있는 것은 환자가 수술 경과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외과의 모든 영역에서 로봇수술이 도입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성공이 어렵다고 알려진 간 이식, 신장이식 등에도 로봇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일까. 세브란스병원 이후로 로봇수술을 도입한 병원들도 앞다퉈 여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2008년 로봇수술을 시작한 이후 2016년 7월까지 전국 최초로 부인과질환 로봇수술 500례를 달성했고, 삼성서울병원은 2008년 첫 수술 이래로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 적출술 100례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서울의대는 국내 최초로 복강경 및 로봇수술의 장점을 선택한 하이브리드 수술방법으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했고, 계명대 동산병원은 103세 노인의 결장암을 로봇수술로 성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도 로봇수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같은 실적에 우리나라는 로봇수술 트레이닝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은 2009년부터 '세브란스 다빈치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 국내외 의료진에게 로봇수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도 2013년 로봇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개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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