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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사라지고 반토막 나고…토종신약 잔혹사다양한 신약 나왔지만 ‘절반의 성공’
출시할 땐 잘나가다가도 매출 뚝…“흥행 보증수표 아냐”
양영구 기자  |  ygyang@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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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24  06: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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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칼업저버

그동안 제네릭 개발 위주의 비즈니스에 안주했던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신약 개발이라는 성과에 힘입어 정부와 시장의 평가가 확연히 달라지면서 이른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에 국내사들은 신약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그 이면은 씁쓸하기만 하다. 

국내 시장이 제네릭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보니, 신약을 개발하고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음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가 만료되면 적어도 100여 개 이상의 제네릭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신청을 하는 게 그 방증일 터. 

그 때문일까. 최근 29번째 국산 신약이 시장에 출시된 상황이지만, 대다수는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청(EMA) 허가를 받았지만 세계적인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 개발 노하우가 축적되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신약 개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네릭 위주의 시장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업계의 반성과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 그리고 글로벌 혁신 신약 배출을 위한 정부의 과제를 짚어봤다.

① 국산신약 개발...30년의 노력과 성공
② 국내선 선방, 해외선 처참...국산신약 명과 암 
③ 답은 ‘신약 개발’...업계 “시행착오 없다”

지난 7월 12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식약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총 29개의 신약을 배출하게 됐다. 

SK케미칼이 지난 1999년 항암제 ‘선플라주(헵타플라틴)’를 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으며 국내사들이 신약 개발에 뛰어든 이후 약 30년 동안 내놓은 결과물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선진국형인 연구개발로 사업모델을 전환, 나름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짧게는 7~8년, 길게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약 개발이라는 연구에 투자한 결과 2001~2005년 사이 9개 신약이 품목허가를 받았고, 2006~2010년 5개의 신약이 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2011년 이후 지금까지 14개의 신약이 개발되면서 제네릭 사업, 리베이트 영업이라는 국내 제약산업의 멍에를 풀고 있다.  

선플라주부터 8번째 국산 신약인 종근당의 ‘캄토벨주’까지 2000년대 출시된 국산 신약은 희귀질환 등 특수한 질병에 국한된 치료제로,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상업적 성공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동화약품의 ‘밀리칸주’는 간암 분야 항암제이며, JW중외제약의 ‘큐록신정’과 LG생명과학(현 LG화학)의 ‘팩티브정’은 항생제다. 또 CJ제일제당(현 CJ헬스케어)의 ‘슈도박신주’는 농구균예방백신이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시장성보다는 신약을 개발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2005년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 9호인 유한양행의 ‘레바넥스’가 출시되면서 패러다임이 소위 '돈 되는 신약'으로 전환됐다. 소화성궤양, 발기부전 치료제, B형간염 치료제, 소염진통제 등 보다 파이가 큰 시장을 겨냥하는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신약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국내 제약사들의 의지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이전 신약들보다 좋았다. 유한양행의 레바넥스는 출시하자마자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고,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도 꾸준히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사들이 2000년대 들어 신약 개발 필요성에 공감, 집중적으로 뛰어들면서 그 성과가 결실을 맺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존 신약과 다른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신약들이 더 많이 탄생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 ⓒ메디칼업저버

국산 신약의 속절없는 추락

이처럼 국내사들이 다양한 신약을 배출했지만 냉정하게 진단하면 아직까지는 가능성만 확인했을 뿐 신약다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당시의 성장세도 지금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형시장에 진입한 만큼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 국내사의 수많은 제네릭 의약품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기 시작하며, 높은 시장의 벽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와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동아제약(현 동아ST) ‘자이데나’ 등이다. 

한때 잘나가는 국산 신약으로 평가받던 레보비르는 발매 이듬해인 2007년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200억원 고지를 넘어서며 BMS ‘바라크루드’의 라이벌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근육병 부작용을 이유로 미국 파마셋이 임상3상을 중단한 이후 그 입지가 급격히 위축됐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레보비르는 지난해 21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 전년 대비 25% 줄었다. 

유한양행의 위장약 레바넥스도 서서히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레바넥스는 2007년 121억원, 2008년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듯했지만, 다른 약물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매출이 점차 줄었고 지난해 2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감소해 ‘돈 되는 신약’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1호인 동아ST의 자이데나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 2005년 허가받은 자이데나는 2007년 매출 100억원(IMS헬스데이터 기준) 돌파 이후 2015년까지 9년 연속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2년 비아그라의 특허만료로 국내사들이 제네릭을 무더기로 내놓으면서 자이데나의 매출이 쪼그라들기 시작했고, 지난해 매출 100억원이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반토막인 59억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에서는 신약이 무조건 흥행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업계에서는 야심 차게 신약을 선보였지만 처방을 이끌 만한 메리트가 부족했다"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신약 개발에 많은 진보를 이뤘지만, 그럼에도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신약이라고 흥행 보증수표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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