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임총서 불신임안 부결...무릎꿇고 호소하더니 기세등등 '돌변'

대한약사회에서 열린 2017년 제2차 임시대의원총회에 298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의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대의원 266명 이상이 불신임안에 찬성해야 하는데 이를 넘지 못했다.

조 회장은 명예회복 기회를 달라고 무릎까지 꿇었지만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태도를 바꿔 가결된 회장 권고사퇴안과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대한약사회는 18일 회관에서 2017년 제2차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의 불신임과 ▲사퇴권고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에 붙였다. 

앞서 평일에다 명목상 대의원이 많아 266명의 정족수 미달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총회에는 298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 그만큼 조 회장의 거취에 약사들의 이목이 쏠렸다는 방증인 셈이다. 

표결 전 조 회장은 "약사회관 신축 가계약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해도 약사회 발전을 위한 선의라는 방패 뒤에 숨었으나 지금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며 "비난과 수모를 감수하고 이 자리에 선 것은 명예회복 기회를 갖기 위한 것이다.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말한 뒤 몸을 낮췄다. 

조 회장은 불신임안 상정을 놓고 찬반론을 펼치는 상황에 끼어들어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겠다면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으며 현재 진행중인 검찰조사 결과 유죄확정 시 즉시 사퇴할테니 기다려 달라고도 부탁했다.

 

이날 투표 결과, 조 회장의 불신암은 부결됐다. 266명의 찬성표가 있어야 했지만 180명이 찬성에 손을 들었다. 

반면 두번째 안건인 사퇴권고와 세번째 안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은 출석한 대의원의 절반인 151명의 찬성표가 있어야 하는데 각각 191표와 170표를 얻어 가결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3가지 안건을 순차적으로 투표하는 것과 달리 동시 투표가 진행됐다. 

조 회장의 불신임이 부결되면 자리에 있던 대의원들이 이탈하게 됨으로써 2차, 3차 안건을 상정조차 할 수 없게될 거라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조 회장은 "기회를 줘 고맙다"면서도 "사퇴권고와 직무정지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 불신임안이 부결되고 검찰조사까지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사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유무죄가 밝혀지면 거기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조 회장은 "아무리 죄인 취급받는 사람이어도 회장이다. 회장이 말하는 중에 발언을 삼가하라"고도 말했으며, 장내 대의원을 향해 "그동안 현안 해결 못한 게 뭐가 있냐"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약사회 한 대의원은 "조 회장은 대의원 의견에 따르겠다는 그 간의 발언을 뒤집고 2, 3호 안건은 받아드릴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며 "동시투표로 결정된 안건을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 회장은 불신임안 부결이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사퇴권고, 직무정지 수용 여부를 앞두게 됐다. 조 회장이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총회에서 승인된 만큼 안건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총회의장 및 대의원 다수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 회장은 약사회관 운영권 계약 및 연수교육비 회계 의혹 등 금전 스캔들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지 못했고, 약사회원들의 신임을 얻지 못해 향후 회무 동력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 또 다른 대의원은 "불신임안 부결후 달라진 다른 조 회장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약사회원들의 민심을 수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비록 부결되긴 했지만 불신임안에 18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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