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체형에서 발병률 16% 높아...정보영·박준범 교수 22만명 관찰

▲ 박준범 교수

뚱뚱한 환자에서 더 위험이 적다는 비만 패러독스가 국내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와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팀은 정상체형의 동양인이 비만체형을 가진 이들보다 고혈압과 당뇨병 前단계에 놓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율이 더욱 높아진다는 역학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검진자 41만여명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중 심방세동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없는 건강한 20세 이상 검진자 22만7102명의 심방세동 발병유무를 2013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 정보영 교수

연구팀은 심방세동 발병의 여러 위험 요소 중에서도 대표적인 선행 질환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병에 주목하고 정상체형과 비만체형자에 있어 두 질환의 위험율을 분석했다.

이때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질병단계가 아닌 두 질환의 전단계를 기준으로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심방세동 발병 환자를 감소시키고 예방적 치료가능성 여부를 알고자 했다.

사용된 고혈압 전단계의 기준은 수축기 120~139 mmHg, 이완기 80~89mmHg (정상단계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미만), 당뇨 병 전단계는 우리 몸이 포도당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공복혈당장애 기준인 100~125mg/㎗(정상치 100mg/㎗미만)을 인용했다. 

분석 결과 체질량지수(BMI) 25㎏/㎡ 이하의 정상 체형군이 비만군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률이 더 높았다. 이는 기존의 비만체형을 가진 이들이 고혈압과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심방세동을 포함한 여러 심혈관질환의 발병율이 정상체형을 가진 이들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뒤짚는 결과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 25 ㎏/㎡ 이하인 정상체형군이 25㎏/㎡ 이상의 비만체형군에 비해 고혈압 전단계일 경우 심방세동 발병 위험율이 11%가 높아지는 것을 찾아냈다.

또한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경우 정상체형군이 비만체형보다 심박세동 발병 위험율이 16%나 높았다. 특히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같이 동반할 경우 심방세동 발병율은 비만체형군에 비해 무려 27%나 상승했다.

정보영 교수는 "서양인에 비해 비만인구가 적은 동양인에게서 심방세동 발병증가 원인을 알기 위해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여러 위험요소를 분석했다"며 "사망률에 있어서도 적정체형군이 고혈압 전단계와 공복혈당장애를 동반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 및 사망률에서 비만체형군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양인과 달리 정상체형군에서 심방세동 발병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진이 찾았던 한국인만의 고유의 심방세동 발병 유전체 보유 등의 인종적 특성을 비롯한 여러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준범 교수도 "이번 연구결과 적정체형군에서 고혈압 전단계나 공복혈당장애,내당능장애 등 당뇨병 전단계로 판정시 심방세동 위험군으로 보고, 적극적인 생활개선과 필요에 따른 전문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밝힌 연구결과로 의미가 있다고 덧붙인다.

한편, 이번 정보영ㆍ박준범 교수팀의 연구는 국민건강임상연구(HI15C1200) 및 미래창조과학부 후원으로 이뤄졌으며,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인용지수IF 19.7) 최근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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