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안전하고 정교하게...가상현실 기술 융합 의료기기 기대

 
4차 산업혁명, 앞설 것인가 뒤따를 것인가새로운 기술발전에 의해 경제체제 및 사회구조가 급변하는 시기를 산업혁명이라 일컫는다. 인류는 18세기 증기기관(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2차 산업혁명), 20세기 컴퓨터·인터넷(3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혁신으로 3차례 혁명적 변화를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에 직면했다.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모든 산업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기반 기술로, 보건의료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약과 의료기기, 의료현장, 정책 분야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정리한다.① 제약바이오산업②의료기기산업③ 의료현장④ 보건의료정책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는 스마트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빅데이터, AI, 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은 보건의료산업 중에서도 의료기기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로봇수술 시대가 열렸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한 병원들도 생겨났다.나아가 인공지능 주치의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가 하면, 멀리서도 사물 인터넷을 통해 중증환자 케어가 가능한 날도 머지 않았다.‘인간보다 정밀도 10배’ 점점 커지는 로봇수술 시장의료용 로봇은 1985년 산업용 로봇인 PUMA560을 뇌수술에 사용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2000년 다빈치 수술 시스템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로봇 수술 시대를 열었다.
 

국내에서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로봇 수술이 빠르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올 4월까지 누적 로봇 수술 건수가 1만 6000건을 넘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대장에서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 배에 구멍 하나만 뚫는 '단일공 로봇수술법'으로 수술하는 데 성공해 국내외 의료계 주목을 끌었다.

수술 로봇의 무기는 정교함과 안전성으로, 뇌·눈·심장 수술 등 초정밀 수술에서 빛을 발하는데 최근 영국에서는 안과 수술용 로봇이 시력교정 수술에 성공했다.

네덜란드 의료용 로봇회사 프리세예즈BV에 따르면, 영국의 한 병원에서 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절반은 로봇인 프리세예즈가 절반은 의사가 망막의 미세한 막을 제거하는 안과 수술을 진행했다.

양쪽 모두 수술에는 성공했지만, 로봇을 사용한 수술에서 안구 손상이 훨씬 적었다. 인간은 거의 불가능한 1마크론 단위의 정밀도를 구현하기 때문에 인간 의사보다 정밀도가 10배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수술 로봇 성과는 어떨까?

미래컴퍼니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다빈치 타입의 수술 로봇 Revo-i를 개발했으며 담낭 및 전립선절제술에 관한 임상시험을 완료해 허가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로지는 신경외과 및 ENT(이비인후과) 분야를 타깃으로 퍼스트 무버 시장을 개척 중이다. 현재 DBS(뇌심부 자극술, Deep Brain Stimulation) 로봇 허가를 획득해 사업화 준비 단계에 있다.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중 만성완전폐색병변 치료용 마이크로의료로봇 △신경외과 최소 침습 수술을 가능케 하는 초소형 경막외 내시경술용 로봇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 정서 안정 및 인지기능 증진을 위한 로봇 등 다양한 수술 로봇 연구가 현재 진행형이다.

한양대 이병주 교수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김경훈 PD는 '수술로봇 기술 동향과 산업 전망'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의료 로봇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5~80% 수준이지만 로봇 기술개발 투자의 상당 비중을 수술로봇 분야에 쏟아왔고 어느 정도 기술의 축적과 인력 양성의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 메커니즘 설계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의료영상 및 내비게이션 기술 등에서 선도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글 글래스로 타인 감정을 읽는다?...이거 실화?

현재 스마트 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가 건강관리에 활용되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궁극적 위치는 사람들이 항상 입고 있는 의류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미 몇 해 전 의류브랜드 폴로는 심박수, 호흡, 스트레스 지수는 물론 운동 데이터를 측정해 앱으로 관리할 수 있는 티셔츠를 선보였으며 비슷한 의류를 개발,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2022년에는 세계 인구 10%가 인터넷이 연결된 의류를 착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리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개인의 건강관리에 그치지 않고 빅데이터 기반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초연결 특징을 보인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실패작으로 기억되지만 구글 글래스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꼽히며 의료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의사들은 구글 글래스로 수술을 녹화하고, 손을 쓰지 않으면서 의료 정보에 접근하고 다른 전문가와 상의한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는 자폐증 환자들이 구글 글래스로 타인의 감정을 읽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미국의 디지털 기기 업체 오그메딕스는 환자를 보면서 진료, 처방 기록 등을 알 수 있는 구글 글래스 기반 의료기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가상현실이 의료기기에 접목되면?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받고, 의사들은 멀리서도 중증환자 치료 및 진단을 내린다. 가상현실 기술을 융합해 안저촬영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현실에서 벌어질 얘기다.


필립스는 헬스스위트 디지털 플랫폼(Healthsuite Digital Platfor, 이하 HSDP), eICU(전자응급실) 등의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이다. 

 

HSDP는 모바일기기로 소비자의 건강상태를 측정하면, 자동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데이터가 전송되며 이 플랫폼에서 건강정보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eICU는 의사가 멀리서도 중증 환자를 모니터하고 진단, 치료제안 등을 할 수 있는 의료지원센터를 말하는 것으로, 1명의 의사와 4명의 간호사가 200병상 중환자를 모니터 및 케어할 수 있으며 이미 미국에서는 500여 곳의 병원이 구현 중이다. 다만, 현행 의료법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씨엠랩은 수면마취 없이 가상현실 기술이 융합된 안저촬영 의료기기를 선보인다. 환자가 3D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으면 근적외선(NIR) 이미지로 망막 영상을 획득하고 분석해 원하는 영역의 망막 이미지를 자동 촬영하게 된다. 촬영된 영상은 학습된 인공지능 엔진에 의해 환자의 눈 상태를 바로 알려준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초연결, 초지능 사회로 발전함으로써 보건산업의 영역을 규정하는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신기술과 의료기기가 융합된 신개념 의료기기 개발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경계에 있는 제품 및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프레임도 같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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