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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동물실험한계 극복할 인공생체칩 개발 활기투명하고 견고한 시스템 설계, 과학적 방법론 객관성 높여야
박미라 기자  |  mr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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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18  12: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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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저명 저널을 보면 흔히 '세계최초 ○○질환 발병기전 규명'이라는 제목을 단 논문들을 접하곤 한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수십 년간 획기적인 업적을 이룬 많은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왔고, 연구 결과대로라면 불가능했던 질환 진단 및 치료에 미약한 성과라도 달성한 보고 정도는 나와야 하는데, 왜 감감무소식인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언론에 발표된 연구의 절반 이상은 동물실험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으로 아예 넘어가지 못하거나, 임상시험에서 추가 검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연구 3분의 2가 연구결과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나면서 논문이 철회된다는 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공영라디오(NPR)의 과학전문 기자 Richard Harris는 최근 펴낸 저서 'Rigor Mortis(사후경직)'를 통해 "대부분 검증, 즉 재현성이 불가능한 연구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재현성(reproducibility)은 연구결과의 진실성과 객관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연구 재현성이 없거나 부족한 논문은 연구에 진실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연구자 역시 영구제명될 수 있다. 재현할 수 없는 연구는 객관적인 과학적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연구라고 보는 것이다. 

'재현성 위기'를 맞은 질환 연구 실태를 분석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창간특집-상>세계최초 타이틀 달더니…절반은 논문 철회 
<창간특집-하>동물실험한계 극복할 인공생체칩 개발 활기 

재현성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까지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줄기세포 등으로 미니장기(Organoid)를 제작하거나, 인간 장기의 생물학적 기능을 모방한 '인공 생체칩(organ on a chip)' 기술을 개발하는 등 연구가 한창이다. 

인공 생체칩은 세포로 미니 장기를 만들거나 세포들을 플라스틱 칩 위에 세포들을 입체적으로 심어 평평한 접시 위에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보다 정확한 인체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FDA도 인공 생체칩이 의약품이나 식품 매개 질환에 대한 인체반응을 확인하는 신뢰성 있는 모델인지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 중이다. 식품의약품 승인 관련 국가기관 최초로 인공 생체칩이 독성평가시험 시 실험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테스트에 활용된 칩은 미국 바이오기업 에뮬레이트(Emulate)가 개발한 칩으로, 칩 상의 인간 간세포를 이용해 혈액과 같은 액체 공급 시스템을 적용해 지속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새로운 화합물 승인 시 독성 등의 측면에서 동물실험 데이터를 인공 생체칩 데이터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FDA는 기대했다. 

FDA 식품안전영양센터 Suzanne Fitzpatrick 수석 고문은 "인공 생체칩은 약물을 시험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약물을 비롯한 식품 보조제와 같은 제품에도 개별 장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칩은 간 세포를 토대로 제작된 것으로 이후 신장, 폐, 소장을 이용한 인공 생체칩 제작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인공 생체칩은 2010년 펜실베이니아대학 허동은 교수가 서울대학 의공학과 교수 시절 하버드대학 Donald Inger 교수팀과 중증 폐 질환을 모사하는 인공 생체칩을 개발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칩을 통해 항암 치료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알려진 폐부종의 새로운 원인을 알아내고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가 폐부종 치료에 효과적임을 밝혀내면서, 동물실험 대체 가능성 역시 입증했다. 

연구팀은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전 단계에서 동물실험을 하지만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복잡한 인체 환경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 대안으로 개발된 인공 생체칩은 신약 개발 실험에 적용함으로써 약의 안전성 평가는 물론, 임상효과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행적 연구방법 반성을…과학적 방법론 객관성 높여야"

동물 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와 함께 연구의 객관성 등을 지키기 위해 보다 투명하고 견고한 시스템 제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John Ioannidis 교수는 논문 서평을 통해 "연구자는 치명적 오류를 범하지 않는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당연한 책무로 생각하고 연구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Ioannidis 교수는 또 "연구자뿐만 아니라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관도 연구 재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을 위해 힘써야 한다. 출판 편향을 줄이고, 저널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Published: August 30, 2005, Why Most Published Research Findings Are False).

실제로 Nature에서 의과학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재현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더 탄탄한 설계 및 통계' 등 과학적 방법론을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낳을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윤승용 교수는 연구의 재현성 문제 해결은 수십년의 시간이 걸려도 충분한 연구를 시행하는 길 밖에 없다고 했다. 

윤 교수는 "실험을 주체적으로 하는 입장에서 연구의 객관성과 진실성을 높이려면 더 많은 실험 개체를 대상으로  오랜 시간 수차례에 걸쳐 연구하는 길밖에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르지만 수용되는 한에서 이전에 비슷한 연구를 시행한 그룹과 비교·분석 하는 등 다양한 실전전략을 통해 확고한 명분과 데이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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