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 "환자가 질환 관리의 주체가 돼야"

"B형간염 환자 관리에서 가장 기본은 환자 교육입니다. 병원 또는 의사가 아닌 환자 본인이 질환 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B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간경변과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지만 그 진행과정이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되고 말기상태가 되어야 증상이 나타나는 '침묵의 질환'이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B형간염 예방접종사업과 수직감염 예방조치 등으로 현재 20대 이전 세대는 다행히 현저히 유병률이 낮아져 향후 30-40년 후에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B형간염은 주요한 보건학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의 만성 B형간염 보유자의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상당하다. 지난 20여년간 만성B형간염 치료제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조기에 적절히 진단과 치료 및 관리가 이루어지면 만성B형간염의 주요 합병증인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얼마든지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간암의 합병위험성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이미 진행된 간경변 환자에서도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하여 진행된 간경변 환자도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어 있다. 그러나 간의 특성상 활동성 간염으로 이행되어 간조직 괴사가 일어나고 섬유화가 진행되어도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얼마든지 진행된 간질환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치료 기회를 놓치기 쉽고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방문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경기남부지역 간질환 환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1차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이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박 원장은 특히 간질환 분야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원장을 만나 간질환 환자 관리 노하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

'간사랑 네트워크'로 상향 평준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박 원장은 간질환 환자들에게 상향 평준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섬유화 단계를 알 수 있는 '간섬유화 스캔'을 도입해 간질환을 검사하고 있는데, 이는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9곳 정도밖에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그는 간질환 환자의 교육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비록 최근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질환 관련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부적절한 정보와 가짜 정보 또한 넘쳐나는 상황에서 질환에 대한 적절하고 검증된 정보제공은 환자관리의 첫걸음이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개별적인 정확한 교육 상담에 주력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환자를 대상으로 매년 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그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간사랑 네트워크'가 있다. 간사랑 네트워크는 의원 급에서 간질환 분야에 있어서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간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1차 의료기관 전문의들이 힘을 모아 10여 년 전 결성한 모임이다.

"간을 전공하는 의사들이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것 보다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표준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모여 간사랑 네트워크가 형성됐고, 질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의료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만성 간질환의 관리 주체는 '환자'... 의사는 도와주는 역할이죠"

▲ 예일내과 박상진 원장

박 원장이 생각하는 간질환 환자 관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는 '환자 교육'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많은 B형간염 치료제가 개발됐기에, 환자가 본인 상태를 이해하고 질환의 경과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질환 관리의 주체가 환자 본인이어야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의사는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박 원장은 B형간염 초진환자 진료 시 상당한 시간을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진료 시 환자에게 만성 B형간염이 갖고 있는 질환의 특징과 진행 과정 그리고 개별 환자의 정확한 현재 상태 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 질환 관리에 있어서 환자가 주도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스스로 중요한 시기에 최적의 치료 및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만성 간질환의 특징이 무증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질환의 진행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고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야 병원에 내원하게 됩니다. 결국 치료 결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환자들이 만성B형간염이라는 질환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본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바탕이 되면 문제가 생기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최근의 의학적 발전은 충분히 만성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을 예방할 수 있고, 간암의 합병 위험성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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